생선이고 닭이고 '마리'로 사본 적은 거의 없어요. 특히 머리 달리고 눈 달린 생선은 ㅜㅜ
그래서 오징어 한마리 손질해본 적없는 왕초보에요. 그간 손질된 냉동 오징어만 먹었다지요.
근데 이게 극복이 될 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거 뭐 해부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냉동 오징어 손질된 새우 이런 것만 사다먹고 (저 대하도 남이 까줘야 먹어요 ㅠㅠ;;;)
생선도 토막생선만 사먹는다니 엄마가 그러시네요.
'넌 그냥 그렇게 살아라~~~'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 불고하니 역시 좀 기름진 음식이 땡겨요.
얼마전부터 튀김이 정말 먹고 싶었는데, 튀김이 또 제가 엄청 기피하는 품목이지요 ㅎㅎ
작은 기름 한통 부어야하는데, 저렴한 거 쓰자니 그럴꺼면 뭐하러 집에서 지지고볶고 하나 사먹지 싶고.
쓰던 기름 쓰자니 이거 몇달 쓸 기름을 한번에 부어버리니 너무 아까운 거에요.
기름 뒷처리도 그렇고 조리과정도 복잡하고 부엌 지저분해지고.
근데 손질되어 얌전히 누워있는 눈 없는 오징어를 보고 나니 맘이 싹 돌변해서 기름도 한병 사들고 왔어요.
근데 전분 입혀 튀김옷 입혀 빵가루 입혀 튀겨 이짓을 하고 나니 역시 결론은 하나! 난 튀김은 안해~~~~~~
신랑한테도 연례행사 튀김이니 잘 먹고 또 해달란 얘긴 하지말라 그랬어요 ㅎㅎ

좀 상큼한 거랑 먹어야 좋을 거 같아 히트레시피의 냉쌀국수샐러드 곁들였어요.
전 그 레시피 조금 변형해서 간장 빼고 피시소스로만 간을 하고 레몬즙 더 팍팍 뿌려 먹어요.
레몬즙은 국산(=여기선 일본산) 레몬으로 첨가제 없이 나오는 게 있어서 그걸 써요.
예전에,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벌써 10년쯤 된 얘기네요.
요즘엔 10년전에도 내가 나름 어른이었구나하고 깜짝깜짝 놀란답니다 ㅎㅎ
예전에 압구정에 뱃고*이라는 낙지볶음 전문점에 참 잘 갔었어요. 그때 나름 인기여서 줄서가며 먹었던 ^^
전 거기 오징어튀김이 참 맛있었는데, 거기서 주는 소스가 간장에 우스터 소스 섞은 맛이었던 거 같아
저도 나름 대충 섞어 상에 내봤는데 뭐 나쁘지 않았어요. ^^

튀김 한번만 하고 기름 내다 버릴 수 없으니 뭘 또 튀겨볼까 82를 들락날락~~
탕수육 먹어본 지 너무 오래된 거 같아 히트레시피의 탕수육 한번 해봤어요.
새콤달콤 파삭한 게 참 맛있었어요!

돼지 안심 산걸로 우리 신랑 좋아하는 고추잡채도 쬠 같이 만들어줬는데, 진짜 조금 만들었죠?
두가지나 하니 너무 많을 거 같아 조금만 했더니 한그릇도 안되서 좀 민망했어요 ㅋㅋ
가끔 저녁하다보면 '꼴랑 둘이 먹자고 이짓을~~~'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데 이 날이 딱 그날이네요.
양을 많이 하나 적게 하나 드는 수고는 비슷하니 차라리 여럿이 배부르게 먹기나 하면 좀 더 뿌듯할텐데!

제가 손목이 좀 불량이에요. 뭐 손목 뿐만이 아니라 잔고장이 좀 있지요 ㅎㅎ
그래도 반품은 커녕 AS도 안보내고 지가 어떻게 좀 고쳐써보겠다고 쭈물럭쭈물럭 마사지해주는 착한 신랑 만나서 ^^
주말엔 이렇게 볶음밥도 얻어먹고 그랬어요.
저희집은 항상 밥은 둘이 먹을 양만 하기 때문에 찬밥이 없어서 볶음밥도 새로 지은 밥으로 해요.
밥하자마자 얼른 퍼서 볶아버리면 식은 밥 볶는 거 보다 훨씬 쉬워요.

저녁엔 필리치즈스테이크~
신랑이 미국에서 공부할 때 많이 먹고 열심히 살찌게 했던 바로 그 메뉴 ㅎㅎ
버터에 양파랑 양송이 버섯 볶다가 샤브샤브나 불고기감 소고기 넣고 소금 후추 간하고
어느정도 고기가 익으면 위에 체다치즈 덮어 치즈가 노곤고곤해지면 토스트한 빵에 얹어먹으면 끝이에요.
원래는 바게트같은 빵을 쓰지만 그냥 제빵기가 만든 빵이라 패스~
전 너무 두꺼운 샌드위치 먹으면 턱이 아파서 그냥 빵 덮지 않고 오픈 샌드위치로 칼질하며 먹었답니다.
참, 고기는 와인에 살짝 재웠다 볶았어요.

주말에 집안일 열심히 한 신랑이 고마워서 월요일엔 메뉴에 힘 좀 줘봤어요~ ^^
이건 에스더님의 시금치오렌지 샐러드.
오렌지랑 씨겨자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네요. 오렌지 별로 안좋아하는 신랑도 맛있다고 잘 먹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 에스더님께 감사~ ^^

이건 메인으로 먹은 와인발사믹 돼지고기 조림인데요. (이름은 그냥 제가 방금 생각나는대로 ㅎㅎ)
이거 정말 맛있었는데, 신랑이 아주 웃기다네요. 지가 해놓고 지가 감탄한다고 ㅎㅎ
그래서 맛없으면 먹지마!!!했더니 자기 접시 잡고 안놓더라는...
오겹살 400그램
와인 한컵
발사믹식초 4큰술
간장 3큰술
설탕 3큰술
마늘 6쪽
통후추
일단 삼겹살을 삶는데요, 각종 향신야채 넣고 삶으셔도 되고 뭐 대세에는 지장 없는 거 같아요.
근데 집에 뭐 대파도 없고 하길래 와인 반컵 넣고 삼겹살 잠길 정도로 물 넣어주고 통후추 좀 넣어주고
서양요리에 많이 쓰이는 부케가르니(각종 허브 묶음) 넣어줬어요. 이게 티백에 들어있는 게 있어서 편하거든요 ^^
불순물은 한번 걷어주고 전 중간에 한번 꺼내 찬물에 씻어주었어요.
전 고기 삶기 전에 400그램 덩어리를 반으로 잘랐구요 삶은 다음엔 그걸 또 반으로 잘랐어요.
소스는 레드와인반컵, 물 반컵, 발사믹 식초와 간장, 설탕은 준비된 분량을 섞어주면 되구요
(설탕량은 와인의 산도에 따라서도 다르고 입맛에 따라 다르니 조절해주세요)
전 통후추도 몇알 넣어주었어요.
여기에 고기 넣어 좀 뒤적뒤적하면서 졸여주면 끝!
마늘은 고기보다 좀 있다가 넣어야 뭉개지지 않아요.
고기를 데굴데굴 굴리다가 소스가 좀 끈적하니 졸여지면 소스 끼얹어 내면 되지요.
밥반찬은 아닌 거 같고^^ 전 으깬 감자(mashed potato)위에 얹어 봤어요.
고기는 기름층이 두꺼운 삼겹보단 고기와 기름이 층층이 있는 오겹살이 좋아요.
기름층이 너무 두꺼우면 물컹한 식감이 좀 별로구요 고기가 두꺼우면 좀 딱딱하거든요.
제가 쓴 고기는 아주 이쁘게 생긴 칠팔겹살이었어요 ^^
이젠 득템 코너! ^^

제 식량상자입니다! ^^
예전부터 와인상자에 감자 양파 보관하고 있었는데요 12병들어가는 사이즈는 좀 크거든요.
이거 뭐 야채가게도 아니고 한쪽 구석에 놓아도 걸리적거리는 사이즈.
좀 작은 게 있었음 좋겠다 싶은데 6병자리는 잘 없더라구요. 6병자리도 한층으로 깔리는 건 12병짜리나 면적은 똑같구요.
그러다 업어온 6병짜리 상자! ^^ 사이즈가 딱 좋아요~

뭐 그리 흉하진 않지만 그래도 집에 손님 오시거나 하면 이렇게 뚜껑 덮어놓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예전에 쓰던 큰 와인상자는 물박스로 재탄생~^^
맨뒤엔 1.5리터, 앞쪽은 여름에 먹는 1리터짜리 병, 그리고 초록색은 500미리 탄산수에요.
근데요, 이거 별로 권하고 싶진 않아요.
어디서 어떻게 굴러먹던 상자인지도 모르는데 집안에 그것도 부엌에 들여놓기 좀 찝찝하잖아요.
나무 썩을까봐 맘대로 박박 닦지도 못하겠고 또 나무결이 거칠어서 잘못하면 다 일어나거든요.
살살 닦아 전 알콜로 한번 마무리해주긴 했는데 아무래도 거칠어서 특히 아이들 있는 집엔 좀 위험하지 않을까 싶어요.
인테리어 소품용으로 나온 가짜(?) 와인상자는 좀 나을려나 모르겠네요.
전 공짜라는 데 의의를 두고^^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와인샵에서 업어왔어요.
뭐 그리 많이 사지도 않고 특히 비싼 거 사지도 않는데 역시 얼굴 도장이 최고에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