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설거지하고 잠깐 누운게 잠이 들었나보다.
전화벨 소리에 긴가민가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우리 회원님의 전화였다.
쌀이 떨어져 급하여 미안함을 무릅쓰고 전화를 드렸는데
주무시는데 죄송하다시며..
벼베기하는데 갓돌림(기계가 돌아 벼를 베기 쉽게 네 귀퉁이를 낫으로 벼를 베는 일)
을 하느라고 오늘 조금 허덕인게 많이 피곤했나 보다.
그새 잠이 들다니..
<에구..10시도 안되었는데..>
내일이면 산골짜기 다랭이논에 모든 벼를 베고 마을로 내려온다.
골짜기라 한 번 들어가면 모든 기계를 두고 몸만 내려온다.
그리고 한 3일간 벼베기를하고 내려 오는것이다.

양파 심는 작업이 있어 빨리 끝내려고 올 해는 장정을 한 명 쓰니
촌장과 아낙의 수고가 조금 든다.

우리끼리 들어갈 때에는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하여 가서 식은밥을 먹어었다.
다른 사람을 쓰니 그러기도 미안하여 아예 아낙이 점심을 준비하여 내어간다.
힘쓰는 일이라 아무거나 내가기도 뭣하여 닭도리탕과 잡채를 준비하였다.


점심을 준비하여 골짜기로 들어간다.
한참 벼베기에 열중이다.
산골짜기 황금 들판에 햇살이 따사롭다.
옛날 촌장이 부모님 도와 벼베기를 할 때에는..
힘도 들고 허리도 아프고 눈은 산등성이에 머물렀다고한다.
언제 점심이 오나하고..

산등성이에 어머님의 함지박이 보이면 하던 손길 멈추고
달려가 함지박을 받아 가지고 먹던 꿀맛 같던 그 점심..


그 점심이 생각나는가 보다.
항상 이 골짜기만 들어오면 점심을 싸가지고 가잔다.
그리고는 산속에서 점심을 먹는다.
별 찬은 없어도 정말 맛있었다.
오늘은 따신(뜨거운) 밥에..
같이 일하시는 분도 옛날 생각이 나는가 보다.
두 분이서 옛날 이야기가 줄줄..


도시에서 잠깐 집에 다니려 오신 분이신데
이렇게 들에서 일하면서 점심을 먹고보니
엣날 생각도 나고 너무 좋다시며
시골로 들어 오고 싶다신다.

소나무아래서 점심상을 펼쳐놓고
그렇게 우리는 눈으로 입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진정 농사꾼의 밥맛나는 이야기로 들에서 배를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