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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비내리는날엔~~~

| 조회수 : 4,552 | 추천수 : 27
작성일 : 2007-09-16 18:54:27
그다지
오래 헤아릴만큼 많은 수의 나이는 아니지만...

내 어릴때는 그랬다.

여름에 비가 내리는 날이면

아버지는 외출에서 돌아오시거나
밭에 나가서 일을 하고 돌아오시는 길에

집앞 텃밭에서 야들야들한 호박을 두세개씩 따오셨다.

여름비가 오는날에는 호박이 어디에 있었는지도 모르게 커다란 호박잎아래에 있다가
어느날 보면.....굵직한 호박이 주렁주렁 하다면서.....

그렇게 호박을 두서너개 따오는 여름날이면

처마끝에는 빗방울이 똑똑...떨어지고,
흙으로 된....질퍽한 부엌에선 똑똑거리는 소리가 몇번 들린후에...

이내 엄마는 석유냄새가 풀폴나는 곤로를 들고 시커먼 후라이팬을 들고
야들야들한 호박을 썰어  연두색 호박이 살짝살짝 보이는 반죽을 한양푼 들고 나오셨다.

요즘처럼 아이들을 먹일 요량으로 우유로 반죽을 한것도 아니고,
부침가루를 넣은것도 아닌....

그저...밀가루에 설탕만을 넣어서 반죽을 만들어서 한양푼 들고 오셨다.

곤로에 불을 켜고, 그 반죽으로 시커먼....후라이팬에 호박전을 부칠 요량이면
옆에서.....제비새끼처럼 쪼로록 앉아서 그 부침개가 익기만을 기다리다가
한장 지져내면.......다섯남매가 한젖가락씩만 먹어도 한장이 후딱이였으리~~

그렇게 제비새끼들이 먹는 모습을 보시는 아버지의 흐뭇한 미소와.....

"아부지 먼저 드리고 좀있다 먹어라~~"  하면서 볼멘소리를 하시는
엄마의 목소리와 재빠른 뒤집개 손놀림.....

아~~그때 먹었던 그 부침개(우리 동네에선 "부쳐리" 라고 불렀다....ㅋ)

아무리 이것 저것 넣어봐도....그때 그맛은 절대 나지 않지만


요즘도 오늘처럼  몇날 며칠씩 비가 내리면
나는 그때 그 추억의 부쳐리를 부쳐댄다.

내 아이들도......그때 그 제비새끼들 같이 맛있게 먹어주니 감사할뿐~~~

오늘도 호박으로 부쳐리를 부쳐서 먹으면서
내 아이들에게....

"외할아버지는 말야~~~" 하면서 추억을 더듬어보았다.

둘째의

"왜 외할아버지는 하늘나라에 빨리 가셨어요?" 하는 말에...목이맨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밀리
    '07.9.16 9:08 PM

    맛있게 생긴 호박전이네요~ 사진도 참 예쁘게 찍으세요^^

  • 2. uzziel
    '07.9.16 10:15 PM

    참 이상하죠?
    비가 내리면 왜 부침이 생각날까요?
    하여튼 이 늦은 밤에 괴롭습니다. ^^*

  • 3. 체스터쿵
    '07.9.16 11:22 PM

    ㅎㅎ 저, 오늘 신세계죽전점 문화센타에서 강혜경님 가족 봤어요...맞나요?
    아이들이 어디서 많이 본 아이들이라 어디서 봤지? 하고 생각하다가 아~ 글쿠나..하고 번뜩 생각났어요..중간에 공주님도 같이 봤음 바로 알아봤을 텐데...

    딸내미 유모차에 재우고 남편이랑 킥킥거리며 수다떨던 아짐이 저예요..

    아이들이 사진보다 훨씬 귀엽고 맑게 생겼어요^^

  • 4. 연탄재
    '07.9.17 9:19 AM

    우와~~사진보고 어제 제가만든 부침개인줄 알았다는거요~~ㅎㅎ
    저도 어제 호박이랑 감자랑 채썰어서 해먹었어요..간만에 먹었더니 너무
    뿌듯하던데....울 신랑은 몇장 먹다가 말더라구요~~으이그~~입짧은 인간!!ㅋㅋ

  • 5. 낮도깨비
    '07.9.17 10:51 AM

    호박부침개가 너무 참해요.
    저희 친정 지방에서도 부침개를 부쳐리라고 불렀답니다

  • 6. 짱구유시
    '07.9.17 3:57 PM

    친정아버님 생각에 목이 메이셨군요... 저도 아이에게 외할아버지께서는.. 하고 얘기를 들려주다보면 목이 메여서...

  • 7. 준&민
    '07.9.17 4:00 PM

    마치 저 부침개한입 입에넣고 오물거리면 스스륵 녹아버리듯

    강혜경님 글이 오늘은 참 맛나네요.

    저희 친정아버지도 그렇게 잔정 많으시고 자상하신데...

    늙으시는 모습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이 아프지요.

    곁에 계실때 잘해드려야 하는데 무심한 딸네미들 살기바빠 그저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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