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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완소 아들의 귀환

| 조회수 : 10,418 | 추천수 : 155
작성일 : 2007-07-25 13:47:47
그동안 병원에서 에어컨 틀고 시원하고 살았는데 오늘 이곳 부산은  참 덥네요.
3주전 아들과 공원에 놀러 갔다가 우리가 한눈을 파는 동안 재민이 혼자 계단을 올라가다가 갑자기 개가 나타나서 당황한 재민이는 놀라뛰었고 뛰는 아이를 쫓는 개 때문에 그만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는데 "엄마~아~" 하는 아들의 비명소리를 듣는 순간 이미 재민이는 계단을 구르고 있었습니다. 찰나의 일이였기에 보고도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잠시 후 재민이에게 달려가니 엉엉 우는 소리와 함께 온 몸이 돌계단에 쓸려 상처 투성이에다가 오른쪽 허벅지가 뚱뚱 부어 있었답니다. 저는 공원에 목 줄도 하지 않고 개를 풀어둔 개주인을 찾으려고 했으나 재민아빠는 개주인이 문제냐면서 급하게 재민이를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니 아니다 다를까 우리 몸에서 제일 큰 대퇴골이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부모의 부주의로 일어난 일이라 재민이에게 미안하기만 하답니다. 그리고 평소 제가 개를 좋아했더라면 우리 재민이가 갑자기 나타난 개를 보고 당황해서 뛰지 않았을텐데 평소 개만 보면 병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엄마를 보아온 탓인지 우리 아들에게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어요.
억울하게도 개주인에게는 미안하다는 말한마디 듣지 못하고 우리 가족의 3주간의 병원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재민이는 전신마취를 하고 허벅지에 와이어를 넣는 수술을 2시간동안 했어요. 앞으로 3달정도는 걸을 수가 없답니다.
우리는 너무너무 속상한데 유치원도 가지 않고 닌텐도DS를 마구 할 수 있어 재민이는 오히려 신이나나 봅니다.
아니면 자기도 속상한데 부모님의 맘을 헤아릴수 있는 아들의 배려일까요?

보험처리가 되는 병원의 밥은 사실 부실했습니다. 보험처리하고 본인부담금은 800원 정도라고 알았는데 가격에 비하면 부실하단 말은 사실 맞지 않는것도 같습니다. 나중에 병원비 계산할때 알았는데 6세미만 아동은 밥값이 공짜 였던건 같아요. 식대가 "0원"이였거든요.

제가 방학하기전까지 2주 동안은 시어머니께서 낮에 재민이 병실을 지켜주셨고 친정 엄마는 시어머니의 식사를 만들어 날랐습니다.
이 나이에도 우리 부부는 부모님의 사랑과 보호를 듬뿍 받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옆에 건강하게 계시다는건 참 축복입니다.

3주간의 입원을 끝으로 퇴원을 하고 집에서 맛있는것 해먹었어요. 역시 뭐니뭐니 해도 집 밥이 최곱니다.
요즘 오징어값이 폭락을 했다고 뉴스에서 접했는데 마트에 오징어가 한마리에 550원 하더라구요. 몇마리 사뒀다가 이렇게 오징어 볶음 해보았어요. "맛있는 오징어 많이 먹고 어민도 도와 줍시다"


재민이 간식거리 찾다가 냉동실에 몇달간 방치되었던 절편을 찾았어요. 해바라기유에 구워서 땅콩과 꿀로 시럽 만들어 먹었는데 또다른 별미 였습니다.


싱싱한 게와 가재가 선물로 들어왔는데 재민아빠가 장만해서 된장찌개 끓여 줬어요. 역시 최고의 조미료는 사랑인것 같습니다.
국물맛이 끝내주네요.


북천에서 가지고 온 죽순을 삶아뒀다가 이렇게 죽순 나물도 해보았습니다.


짜증한번 내지 않는 씩씩한 우리 아들 재민입니다.


퇴원한 재민이는 지금 거실에 앉아 오늘도 닌텐도 하고 있습니다. 벌써 카드를 4개나 샀어요. 오늘도 재민아빠는 또 하나를 주문했나봅니다.
초등 1학년 교재 잔뜩 사뒀는데 선행학습은 언제 다 하고 학교 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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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왕비-꽈
    '07.7.25 2:14 PM

    에휴... 힘드셨겠어요..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얼마나 놀랐을까 아이나 어른이나
    이제 본격적인 더위 찾아오면 더 힘들어질텐데 모쪼록 간병 잘하시구요.
    재민군 빨리 낫길 바랍니다.

  • 2. 어리버리새댁
    '07.7.25 2:16 PM

    아웅 놀라셨겠어요. ㅠㅠ
    그래도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고 병원 생활을 잘 견뎌 기특하고 다행이네요. ^^
    재민이 화이팅~!!

  • 3. skynice
    '07.7.25 3:17 PM

    이런... 그 개주인이 너무 미워요..
    어린아이에 다리에 와이어라니요..
    그래도 애는 애네요.. 닌텐도 할수있어 좋아하는걸 보면.. 역시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큰 힘은 긍정의 힘인것 같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네요. 퇴원 축하드려요. ^^

  • 4. 상구맘
    '07.7.25 3:37 PM

    어머,그동안 흰나리님께 그런 일이 있었군요.
    너무 가슴 아프셨겠어요.
    아직은 어린 재민이가 전신 마취에 허벅지에 와이어를 넣는 수술을 하다니...
    그래도 재민이가 잘 견디고 이제 퇴원을 해서 다행이예요.
    그나저나 여름이라 더워서...

    씩씩하고 귀여운 재민이...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하길 바래요...

  • 5.
    '07.7.25 3:40 PM

    저희아들이랑 동갑인것 같은데 참 의젓하네요.
    초등학생이라 해도 믿겠어요.
    날도 더운데 아이도 부모님도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그래도 아이는 아마 나중에 즐거웠던 한때로 기억하지 않을까요..
    나 어릴때 다친적 있는데 그때 울아빠랑 울엄마가 나 실컷 놀게 해줘서 지겨운 유치원도 안가고 실컷 게임하고 놀았다~ 뭐 이렇게요..^^;
    선행학습이야 겨울쯤에 시켜도 되는거구요...
    근데 그 목줄도 안하고 개 데리고 다닌 주인...
    혼나야 되는데 그냥 냅다 도망갔나보네요..
    다 알았을텐데...
    양심에 털난 인간같으니라구...
    완소아드님이 얼른 완쾌하고 좋은일만 있으시길 바래요~

  • 6. 라니
    '07.7.25 4:54 PM

    아고야~
    더운데 참 고생하네요.
    울딸도 저 모습으로 입원해 저희 맘 고생 시켰더랬지요.
    얼른 낫거라~~~이쁜것~^^

  • 7. 푸르른날
    '07.7.25 4:57 PM

    세상에나 이 더위에 아들래미도 흰나리님도 고생이시네요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생각하시어요
    울 집 둘째가 작년에 친구네 집에 갔다가
    아이보다 큰 개한테 허벅지 물려서 크게 다친 건 아니지만
    여러바늘 꿰메고 해서 흉터가 아직 남아 있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네 집에 다른 친구가 놀러갔다가 중요부위를 물려서 입원중이에요
    아이 다리에 흉터 볼 때 마다 속상했는데 아이 친구 소식에 그나마 다행이었구나
    싶네요.
    정말로 개 키우는 사람들 개줄 묶어 다니고 조심 좀 했으면...

  • 8. 분홍공주맘
    '07.7.25 5:18 PM

    많이 놀라셨겠어요.
    놀란 마음 추스리세요.
    잘생긴 아드님도 빨리 쾌유되길 바랍니다.

  • 9. 용호맘
    '07.7.25 9:44 PM

    정말 미남 아들이시네요.
    전 개인적으로 친정근처 병원이라 가슴이 더 설레였답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언제나 늘 그리운 부산입니다.

  • 10. 삼봉모친
    '07.7.25 10:54 PM

    어머머 고생많이 하셨네요~ ~~ 더불어 퇴원 축하드립니다.~~

    엄마가 되고 보니. 애들 다치거나 아플 때 젤 맘아프더라구요~~

    화이팅입니다~~

  • 11. 봄이
    '07.7.25 11:12 PM

    어머..너무 속상하네.
    양심없는 개주인..개줄도 안하고 다니다니...무개념이네요.
    빨리 완쾌되길 바랍니다.

  • 12. 비타민
    '07.7.25 11:25 PM

    어머나... 얼마나 놀라셨어요...
    한창 뛰어 놀기 좋아할 시기에... 아이도.. 얼마나 불편할까요...
    큰 수술은 무사히 치뤘다니...그래도 다행이고.. 어서 빨리 회복 되기를 바랍니다.

  • 13. 둥이맘
    '07.7.26 12:09 AM

    그래도 넘 씩씩해보이네요^^
    저도 오늘 오징어 네마리에 꽈리고추넣고 오징어장조림 했답니다~

  • 14. 흰나리
    '07.7.26 12:16 AM

    윗님들의 따뜻한 댓글 감사드려요.
    재민이랑 무더운 여름 잘 견디겠습니다.

  • 15. 엘레나
    '07.7.26 9:54 AM - 삭제된댓글

    재민이가 아직 유치원에 다니나보네요.
    듬직해보이고 커보여서 초등학생일줄 알았는데..
    그나저나 저도 다리를 자주 다치는 바람에 그 마음을 아는데
    정말 갑갑하거든요.
    아무래도 재민이가 부모님 생각해서 씩씩하게 구나봐요.
    기특하네요..
    얼른 낫길 바랍니다..^^

  • 16. 슈페
    '07.7.26 11:00 AM

    재민이 얼릉 쾌유 바랍니다..
    우리 환이랑 동갑이네요..
    대동병원 어디서 봤더라??

    예쁜 홈피 구경 잘했어요^.

  • 17. ^^클리닉^^
    '07.7.26 11:49 AM

    잘생긴 아드님 더운 여름에 고생하네요
    발 냄시도 심 할텐데...
    작년에 홈피 구경 자주 갔더랬습니다
    그래도 흰나리님이 방학을 하셔서 다행 입니다

  • 18. 흰나리
    '07.7.26 11:52 AM

    슈페님! 대동병원은 동래 메가마트 바로 옆에 있어요.

    클리닉님! 땀에 쪄린 발냄새는 정말 장난아닙니다.
    재민이 옆에만 있어도 냄새가 진동을 한답니다.
    그래두 방학이라 부모님 신세 지지 않고 해결할 수 있어 다행이예요.

  • 19. emile
    '07.7.26 12:11 PM

    ㅠㅠㅠ...
    날씨도 더운데 완소아드리 고생했네요.
    현재고2울아들 4살때 주인이 안고있는 푸들 이뿌다고 얼굴디밀었다가 코 물린적 있어요.
    그 이후로 다커서도 강쥐만보면 경기를 일으켰어요.

    그런데 지금 저희집에 강아지 두마리 키우고 있어요.
    사춘기때 정서적으로 넘 혼란스러워하고 외롭다고 하고....평소와 다른 반응을 보여 키우게 되었는데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이후로는 강아지 싫어하지 않는것은 물론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더니 한의학에 관심갖고 있어요.

    재민이도 이후로라도 너무 지나치게 강아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을거 같아서요.
    작은 애완견을 만날 기회가 있으시면 무조건 무섭지 않다는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글구...
    강쥐키우는 사람으로서 대신 사과드려요.
    주변에 기본 예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정말 화나고 걱정될 때 많아요.
    그래도 요즘은 강쥐관련 각 카페들이나 모임에서 서로 공부도 많이 하고 좋은일들도 많이하고..
    의식이 많이 발전되고 있습니다.
    제발 그런 날이 빨리오길 기대하며 재민이의 빠른 회복을 빌어드려요

  • 20. 오로라 꽁주
    '07.7.26 1:38 PM

    얼마전 저도 울큰애(10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앙~~(큰 울음소리)하는 소리에 놀라 나가보니
    개줄이 없이 놀러나온 개한테 쫓기어 울더라고요..그냥 울 아이만 달래서 들어올까 했는데
    그 쥔장이 애가 우는데 쳐다도 안보고 개뒤꽁무니만 쫓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맘이 확 상했죠..
    그래서 저기요 개 산책하실때는 줄로 묶으셔야는거 아닌가요? 했더니 네~ 하면서 바로 묶고 가더라고요
    참~ 할말이 없었어요 미안하다 사과한마디가 힘들었던건지 아님 제가 했던 소리가 기분 나빴던건지
    전 정말 최대한 조신한(??) 목소리로 예쁘게 말했거든요..

    그리고 집에와서 아이를 달래놓고 생각해도 괘씸한것이 문득 줄 안메고 다니는거 '벌금10만원'
    이런 문구가 생각나더라고요..ㅎㅎ

    이웃간에 좋게 생활하다보니 요즘 개를 키워도 모라 안하고 걍 넘어가잖아요
    그래도 약간의 서로를 위한 규칙은 지키면서 살았으면해요

    참 아들 선행학습 연연해 마세요!!!
    건강이 최우선인거 아시면서 ^^
    얼렁 많이 먹고 건강해지길 바래요~~♡

  • 21. 신효주
    '07.7.26 3:18 PM

    흰나리님 잘 계시죠?

    우연히 들어왔다가...... 흰나리님 글 보고 로그인을 안할수 없겠더라구요..

    홈피를 관리를 안하다보니..... 인사드리는것도 쉽지가 않네요..

    재민이가 안보는 사이 너무나 많이 커버렸네요... 신기해요..

    에구 근데 건강한 모습을 봤음 좋을텐데.. 아픈모습을 보니 안스럽네요...

    더운데 건강조심하시구욤......

  • 22. 나무
    '07.7.28 6:36 PM

    읽다가 너무너무 화가나네요. 저두 개를 끔찍하리만큼 싫어한답니다. 요즘 개주인들이 장난아니더라구요. 줄로 묶지도 않고, 아무데나 방치하면서 다니구. 지나가게 좀 안으리고 하면 자기 개는 엄청 순해서 아무짖도 안하니 그냥 지나가라고 하고. 저두 아이키우는 입장에서 넘 속상하네요....저희집은 아파트 복도형인데 여름이라 현관문좀 열어놓으면 슴슴 개도 뛰어나녀요. 기가막혀서 말이 않나오더라구요...들어가라고 소리지르는것도 한두번이죠. 어찌나 자기네들 생각만하면서 사는 세상인지.
    더운 여름 가족모두 고생하시네요. 얼른 회복이 되길바라구요.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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