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전 아들과 공원에 놀러 갔다가 우리가 한눈을 파는 동안 재민이 혼자 계단을 올라가다가 갑자기 개가 나타나서 당황한 재민이는 놀라뛰었고 뛰는 아이를 쫓는 개 때문에 그만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는데 "엄마~아~" 하는 아들의 비명소리를 듣는 순간 이미 재민이는 계단을 구르고 있었습니다. 찰나의 일이였기에 보고도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잠시 후 재민이에게 달려가니 엉엉 우는 소리와 함께 온 몸이 돌계단에 쓸려 상처 투성이에다가 오른쪽 허벅지가 뚱뚱 부어 있었답니다. 저는 공원에 목 줄도 하지 않고 개를 풀어둔 개주인을 찾으려고 했으나 재민아빠는 개주인이 문제냐면서 급하게 재민이를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니 아니다 다를까 우리 몸에서 제일 큰 대퇴골이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부모의 부주의로 일어난 일이라 재민이에게 미안하기만 하답니다. 그리고 평소 제가 개를 좋아했더라면 우리 재민이가 갑자기 나타난 개를 보고 당황해서 뛰지 않았을텐데 평소 개만 보면 병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엄마를 보아온 탓인지 우리 아들에게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어요.
억울하게도 개주인에게는 미안하다는 말한마디 듣지 못하고 우리 가족의 3주간의 병원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재민이는 전신마취를 하고 허벅지에 와이어를 넣는 수술을 2시간동안 했어요. 앞으로 3달정도는 걸을 수가 없답니다.
우리는 너무너무 속상한데 유치원도 가지 않고 닌텐도DS를 마구 할 수 있어 재민이는 오히려 신이나나 봅니다.
아니면 자기도 속상한데 부모님의 맘을 헤아릴수 있는 아들의 배려일까요?
보험처리가 되는 병원의 밥은 사실 부실했습니다. 보험처리하고 본인부담금은 800원 정도라고 알았는데 가격에 비하면 부실하단 말은 사실 맞지 않는것도 같습니다. 나중에 병원비 계산할때 알았는데 6세미만 아동은 밥값이 공짜 였던건 같아요. 식대가 "0원"이였거든요.
제가 방학하기전까지 2주 동안은 시어머니께서 낮에 재민이 병실을 지켜주셨고 친정 엄마는 시어머니의 식사를 만들어 날랐습니다.
이 나이에도 우리 부부는 부모님의 사랑과 보호를 듬뿍 받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옆에 건강하게 계시다는건 참 축복입니다.
3주간의 입원을 끝으로 퇴원을 하고 집에서 맛있는것 해먹었어요. 역시 뭐니뭐니 해도 집 밥이 최곱니다.
요즘 오징어값이 폭락을 했다고 뉴스에서 접했는데 마트에 오징어가 한마리에 550원 하더라구요. 몇마리 사뒀다가 이렇게 오징어 볶음 해보았어요. "맛있는 오징어 많이 먹고 어민도 도와 줍시다"

재민이 간식거리 찾다가 냉동실에 몇달간 방치되었던 절편을 찾았어요. 해바라기유에 구워서 땅콩과 꿀로 시럽 만들어 먹었는데 또다른 별미 였습니다.

싱싱한 게와 가재가 선물로 들어왔는데 재민아빠가 장만해서 된장찌개 끓여 줬어요. 역시 최고의 조미료는 사랑인것 같습니다.
국물맛이 끝내주네요.

북천에서 가지고 온 죽순을 삶아뒀다가 이렇게 죽순 나물도 해보았습니다.

짜증한번 내지 않는 씩씩한 우리 아들 재민입니다.

퇴원한 재민이는 지금 거실에 앉아 오늘도 닌텐도 하고 있습니다. 벌써 카드를 4개나 샀어요. 오늘도 재민아빠는 또 하나를 주문했나봅니다.
초등 1학년 교재 잔뜩 사뒀는데 선행학습은 언제 다 하고 학교 보내죠?

클릭~! ☞ 과정샷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