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기 도시락.. 모양 김밥은 어려워(이젠 사진 보여요)

| 조회수 : 9,705 | 추천수 : 35
작성일 : 2007-05-11 02:44:05


오늘, 5살 아기가 유치원에서 첫 소풍을 갔습니다.

작년 이맘때는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갔었지요.
그 때 저는 태어나 처음으로 자식의 소풍 도시락이란 걸 쌌네요.
어찌나 설레던지.
새벽에 일어나 조금 떨면서^^ 김밥과 과일을 싸놓고 부랴부랴 출근했던 기억이 납니다.
퇴근하고 아기를 찾으며 “뭐가 제일 좋았어?” 하고 물으니
“김밥 먹은 것”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더군요.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김밥을 쌌습니다.
(일전에 시금치를 다듬으려고 뒤적이다가 아주 크~~은 지렁이를 발견하고
애 떨어질 듯 놀란 적 있는데 그 뒤론 시금치를 아직 혼자 못 다듬어요.
소심한 엄마 때문에 김밥에 초록 야채가 빠져 영양도, 색감도 떨어지네요. ㅠㅠ)
작년보다 맛이 없게 됐는데
소풍 갔다온 우리 아기는 한 개 남기고 다 먹었더군요. 꽤 있었는데.
그러나, 그거 먹느라 시간이 부족하여 과일은 하나도 안 먹고 다시 가져왔어요.
과일 킬러가 김밥 먹느라 과일을 못 먹고 가져오다니, 좀 미안했어요.
김밥을 너무 많이 넣었는지, 무겁게 과일까지 괜히 싸 준 건지.
아님 과일은 밥 먹고 먹는 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아기가 살짝 미련한 건지. ㅎㅎ


저녁도 김밥을 먹었습니다.
윗 접시는 아랫집에 드리고,
아기는 아랫 접시를 먹었습니다.

 

  

주섬주섬 하루 종일 주워먹어 배가 너무 불러 따로 차리지 않은 엄마에게
“왜 엄마 거는 없어요?”라고 계속 물어보며 먹었습니다.

아기 도시락으로 싼 건 아니고 한번 시도해본 모양 김밥,
예전에 어느 님이 올리신 것을 보며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처음 해 본 오늘 소감은
내공이 필요한 거구나, 나같은 사람이 아직 섣불리 시도할 만한 것이 아니구나..입니다.
모양 제대로 낸다고 한번 더, 한번 더 하다가 오전 다 보냈네요. 차라리 맨 처음 것이 제일 나았거늘....
설거지까지 끝내고 자리에 등 펴고 누우니 정오를 넘긴 12시 30분입니다.
진득히 누워 있고 싶었으나 12시 35분에 일어났습니다.
일하는 내내 등에 업혀 있던 잠든 우리 둘째, 내려놓으니 5분 만에 일어나는 겁니다. 흑흑.

작년 이맘 때 새벽같이 일어나 오빠 김밥 쌀 때
엄마 뱃속에서 힘차게 발길질 하던 그 아이, 요즘 이 아이 키우며 휴직 중입니다.
그래서 대낮에 이렇게 잠시라도 등 펴고, 발 뻗고 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려놓으면 깨고, 젖 빼면 깨는 이 아이 때문에
엄마는 힘에 부쳐 오늘도 한차례 울었습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곁에 있어줘서요.
내가 만든 음식 맛있다 하며 먹어주고, 전 존재로 엄마를 찾아 주는 작은 아기들 덕분에
엄마는 다시 힘을 냅니다.


품에 잠든, 10개월 된 둘째입니다.
저도 이렇게 엄마 품에서 잠들던 아기 때가 있었겠지요?
수없이 내 도시락을 싸주신 엄마가 문득 그립습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ilverFoot
    '07.5.11 8:06 AM

    이쁜 글 읽고보니 사진이 더 궁금한데 저한텐 빨간 배꼽만 보이네요^^

  • 2. 서상용
    '07.5.11 8:14 AM

    흑흑
    사진이 안보여요.. 궁금궁금~~

  • 3. 82cook
    '07.5.11 9:26 AM

    싸이월드 사진은 퍼올 수 없습니다.
    다른 경로를 이용해 올려주셨으면 좋겠네요.

  • 4. 바이올렛
    '07.5.11 2:18 PM

    야호! 드디어 성공~~
    처음으로 키친토크에 글을 올려 감개무량합니당~~~~

  • 5. 밀크티
    '07.5.11 4:10 PM

    내년의 첫 소풍을 기다리고 있어요.
    정말 훌륭한 김밥인데요.
    둘째가 너무 이뻐요.

  • 6. 럭키걸
    '07.5.11 7:19 PM

    10개월인데 머리카락이 저리도 기나요?
    돌지난 제 딸은 머리숱도 너무 없고.. 자라지도 않고.. 넘 이쁘네요~~ 아가도.. 김밥도.. ^^

  • 7. 바이올렛
    '07.5.12 5:53 PM

    예쁘다 해주시니 감사 감사!!
    우리 딸은 머리카락만 길어요. 몸무게가 너무 늘지 않아 엄마 속은 새카맣게 탔습니다. ㅠㅠ
    힘 내서 아기들 예쁘게 키웁시당~~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442 나두나두 교촌치킨...따라하기..!! 5 ice 2007.05.12 7,516 73
23441 양장피 3 비안네 2007.05.12 4,518 35
23440 케이준&카레떡볶이 4 우렁각시 2007.05.12 4,198 50
23439 지난 주 내내 만든 스승의 날 선물 9 JKSing 2007.05.12 6,526 26
23438 비오는 날 무지 땡기는 모카빵과 시나몬롤 ~~~~ 49 들녘의바람 2007.05.12 3,864 30
23437 들깨 수제비 6 왕사미 2007.05.12 5,296 41
23436 쥐도 새도 모르게 ㅋㅋㅋ 7 하얀자작나무 2007.05.12 6,799 72
23435 달려라 또띠야 혹은 내빼는 또띠야 12 tazo 2007.05.12 7,221 43
23434 잉글리쉬 로즈로 꾸민 테이블 9 miki 2007.05.12 4,974 30
23433 케첩속에 씹히는 야채가 있다 4 투썬 2007.05.12 4,196 9
23432 씹는재미가 쏠쏠 김밥 8 투썬 2007.05.12 7,469 10
23431 성공하다~~~ 순대국밥~~ㅎㅎ 7 사과파이 2007.05.11 5,819 12
23430 색깔이 넘 이뻐서요^^ 5 한수정 2007.05.11 4,917 7
23429 꿈틀이, 나비가 되려는 아이들 8 밀크티 2007.05.11 6,073 39
23428 요거이 뭘까요? 3 준욱맘 2007.05.11 3,874 9
23427 애호박 무침*^^* 2 예형 2007.05.11 5,490 117
23426 "너는 내운명 케익" 이라고나 할까? 1 ivegot3kids 2007.05.11 3,624 10
23425 단호박 떡케익 ^=^ 16 강혜경 2007.05.11 5,883 34
23424 단호박밥과 엔지니어66님의 보양식 따라하기 7 davut 2007.05.11 8,154 20
23423 너 맞니?? 쿠키 부레드~~~ 들녘의바람 2007.05.11 3,804 91
23422 잔치~잔치~ 벌린 날 먹던 잔치국수 14 우노리 2007.05.11 10,790 37
23421 초간단 수제비 13 rosa 2007.05.11 8,312 12
23420 가끔은 보리강된장 8 경빈마마 2007.05.11 5,707 37
23419 아기 도시락.. 모양 김밥은 어려워(이젠 사진 보여요) 7 바이올렛 2007.05.11 9,705 35
23418 날치알이 톡톡!! 불고기도 올라간 상추 쌈밥 1 토마토 2007.05.11 5,005 50
23417 꼬맹이 도시락 10 하얀책 2007.05.10 8,902 35
23416 검은깨 쌀식빵 3 모찌엄마 2007.05.10 3,444 45
23415 아이들이 좋아하는 생일 상차림 25 보라돌이맘 2007.05.10 49,051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