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피우자면 한이 없고
부지런 피우자면 정말 한이 없습니다.
이 조절을 잘 하면서 사는것도 지혜이지 싶네요.
조금만 건드리면 팡~하고 터질것 같은 빵빵한 풍선마냥
요즘은 잔뜩 심술이 나 있네요.
나 건드리지마 다쳐! ^-^
뭐 그런 심보입니다.
그래봤자 뭐 폼도 안나지만서도...
내 맘대로 가는 감정을 조금 다스려 보겠노라
아이들 깻잎 김밥도 싸주고
막내 시누가 보내준 일본 카레로 카레도 만들어주고
정상적인 엄마 티? 를 조금 내 보았습니다.

요즘 봄동이 제 철입니다.
재래 시장을 가도 마트를 가도 연두빛으로 폼 잡고 있는
이 봄동을 자주 보게 됩니다.
멸치 육수물에 된장 살짝 풀고 깨끗히 씻은 봄동을
내 맘대로 숭덩~숭덩~ 썰어 넣고
팔~팔 끓이고 난 뒤 마늘 다진거 조금 넣어주면 끄읕.
연하고 부드러우니 조금만 끓여도 금방 무르네요.
속 잎은 쌈을 싸 먹어도 고소하고 맛있네요.
연두빛 봄동이 식탁을 푸짐하게 해줍니다.
시장에서 산 진미채도
간장 물엿 고추장 고춧가루 통깨 마요네즈 조금 넣고
조물락 조물락 무쳐 두었습니다.
양념을 끓이다가 무쳐도 되는데
요즘은 귀차니즘이 발동 걸려
통과 ~ 통과~그냥 내 맘대로 무칩니다.
가끔 어른들도 집어 먹지만 순전히 아이들 반찬입니다.

집에 있는 재료로 그냥 하자!!! 귀찮아!~
왜 가끔 아니 자주 그렇지 않은가요?
감자는 얼어서 한쪽 구석탱이에서 울고 있고
당근도 없고 냉동실 고기 얼린건 녹이기 싫고 에이~ 귀찮아!
그래서 죄없는 고구마와 양파만 가지고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껍질체 먹어야 좋다 하기에 (핑계삼아 껍질도 안벗기니 얼마나 좋은지...)
그냥 깨끗히만 씻어 깍뚝썰기 했습니다.
올리브유 두르고 고구마를 먼저 살살 볶다가 양파도 함께 볶아준 뒤
물을 넣고 팔~팔~끓여 주었지요.
고구마가 다 익은 뒤
미리 녹여두었던 카레를 붓고 걸쭉하게 끓여 주었습니다.
원래 카레 맛이 달달한 것인지
고구마를 넣어 달달한 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우리 나라 카레보단 더 단맛이 있고 색도 진하네요.
그러거나 말거나 맛만 있음 오케이! 아닌가요?
오랜만에 만든 카레라 그런지 아이들이 다 잘 먹었습니다.
특히 우리 먹보 제형이는
밥 한 공기 대접에 쓱쓱 비벼
김치 척척 올려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이럴 땐 이뻐 죽겠어요.^^*
역시 내 강아쥐~입니다.
덕분에 두 끼는 잠잠하게 지나갔네요.

코리안허브 ^^
깻잎도 이렇게 부르니 참 세련되고 멋져보여요.
아무렇게나 먹어도 향이 진한 깻잎.
김밥에 들어가면 색감도 나고 맛도 더하지요.
요즘은 4계절 다 먹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동치미무 굵게 썰어주고 참치 계란 깻잎 김치만 넣고
김밥을 싸줬더니 밥통에 남은 밥이 바닥입니다.
아니 남은 찬밥 마저 싸 먹었으니 알만하죠?
싸기 바쁘게 주방에서 방에서 들락날락하며
아이들이 집어 먹으니 정신이 하나 없어요.
"엄마도 좀 먹자~." 하면서
꽁다리도 집어 먹고
좀 크게 썰었다 싶은 것도 집어 먹고,
가끔 옆구리 터진 것도 주워 먹습니다.
잠못 이루시는 분 들
밤을 잊은 그대들이여~
생깻잎 뭉근하게 끓여 마셔보세요~
숙면 취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니 한 번 끓여 마셔봤어요.
깻잎 향이 나는 차 맛 입니다.
나쁠게 없단 생각을 하면서 혼자 물을 다 마셨습니다.
가끔은 밤을 잊은 그대 경빈이 되거든요.^^

작년 가을에 땡감을 사서 감장아찌를 만들어 보겠노라 폼 잡다가
기회를 놓치고 말았지요.
하긴 작년 감 농사가 작황이 좋지 않다고들 했지요.
그래서 구하기도 조금 힘들었다 했어요.
대신 단감을 조금 담가봤었지요.
소금 물을 끓여 식힌 후에 부어두었었지요.
미소가님이 무쳐라 무쳐라 ~ 했지만 무치기기 싫어
손도 안 대었더니 어머님이 아예 바가지로 가져다 주시네요.
울 어머님 " 쟈가 심난한갑다~."
하시며 한 쪽 눈감아 주시지 싶네요.
어머니~ 지가 좀 심란하긴 하네요~^^
짠기가 남아있어
통채로 물에 담갔다가 먹기 좋게 잘랐어요.
이것도 짜다 싶으면 찬물에 더 울궜다가 물기를 빼서 무칩니다.
물엿 고추장조금고춧가루 통깨 마늘만 넣고 무쳤는데
그냥 마늘 다진거와 통깨 참기름만 넣고 무치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퓨전감장아찌가 되는 것이고
원래는 소금물에 담갔다가 꾸득하게 말려 고추장이나 된장에 박아뒀다
꺼내 살짝 무쳐 먹는게 진짜 감장아찌라고 합니다.
정말 우리나라 음식은 왜 이리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고 복잡한지 알 수가 없어요.

지난 번 교회 여선교회에서 온천 다녀오면서 묵을 먹었었어요.
어르신들 하고 다니면 입이 즐거워 좋습니다.
야호~^^
야외에서나 차 안에서 무쳐 먹으면 여러가지로 번거롭고 복잡하지만
조미김에 이렇게 싸서 먹으니 것 또한 별미 더라구요.
절편이나 가래떡만 조미김 싸먹는 줄 알았는데
묵도 이렇게 김을 싸서 거기에 좋아하는 김치까지 올려먹으니
너무 담백하고 맛있었어요.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그대들에게 간식으로 강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