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잘 보내셨어요??
지난 주말, 제가 사는 뉴저지는 완연한 봄날씨였어요.
비엔나 어느 궁전 앞뜰에 피었던 이 꽃이...
드디어 저희집 뒷마당에도 피어났네요.
(위 사진은 우리 사진작가 1 온니가 비엔나서 찍은 것)
저희가 비엔나 갔을 때 누렸던 따뜻한 봄날씨가
뉴저지에서는 딱 2주 후에 재현되고 있어요.
(깔끔하고 세련된 도시 비엔나)
제가 한 글자 고쳐보려다가 날려먹은 포스팅 <비엔나 딸기 비빔밥>에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비엔나 탐방 첫날, 시내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태호도 만나고
세르비아 대통령 국빈방문도 목격하는 등 빈틈없는 시간을 보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 든든히 먹고 나왔건만
어느새 다시 배고파지네요.
저희가 이 날 점심메뉴로 정한 것은
전날 우리를 숙소로 안내해 준 청년이 일러준 길거리 음식.
일명 뷔르슈텔슈탄트의 소세지!
저희 숙소 베란다에 나가더니 저~기 보이는 곳이
비엔나 시내에서 가장 맛있는 곳이니 꼭 사먹어보라고 알려주더군요.
그곳은 바로 Bitzinger...
요건 저희가 사먹은 그 스탠드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 지점(?)인가봐요.
저희가 사먹은 오페라 하우스 뒷길에 있는 곳 사진은 낮에 못찍었어요;;;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그곳에는 다양한 소세지가 있었는데 (비엔나에 정말 비엔나 소세지가 있네~!!!)
잘라서 머스터드 등을 곁들인 후 빵 슬라이스와 함께 먹기도 하고...
(왼쪽 사진 뒷편에 보이는 고추 피클을 함께 곁들이면 더 맛있어요!)
이렇게 바게트빵 속을 비운 후 핫도그처럼 먹기도 해요.
비엔나 직장인들은 점심때 이 빵에 소세지를 두 개씩 끼워서 먹더라구요.
(.....................)
특별히 이 날 점심은 전날 여차저차해서 벌어진 일을 사과하며
우리 일행 중 젤 연장자인 장금언니(이자 사진작가 2)와
기록담당 온니가 공동으로 한 턱 냈습니다. (머찐 분들....)
다음은 소세지 값을 지불했음을 확인하는 장금언니의 인증 사진.
(내가 웃어도 웃는게 아니야.....)
소세지로 점심을 먹은 저희 일행은 각자 오후 자유시간을 보낸 후
슈테판 성당 앞에서 만나 비엔나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슈니첼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근데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저는 주저없이 전날 저희를 숙소로 안내한 훈남 청년에게
문자를 날립니다.
흠.... Figlmüller 라....
지도를 보니 슈테판 성당에서 북쪽으로 멀지않은 곳에 있군요.
주저없이 그곳으로 향합니다.
이곳이 본점.
근데... 근데...! 예약이 꽉 찼답니다 ㅠㅠ
예약하고 와야 되는거구나...흑흑
당황한 저희 일행에게 친절한 매니저 아저씨,
골목을 돌아가면 또 다른 지점이 하나 나온다고 알려주더군요.
거긴 예약 필요 없다고 합니다.
왼쪽이 분점, 오른쪽이 본점
1905년에 생긴 식당인가봐요.
과연... 그곳에도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네요.
오른쪽은 미리 메뉴판을 점검하는 뽕맞은 창의력의 소유자 그 분.
기다리는 동안 사진작가 1 온니께서 손이 시렵다고 하기에 녹여주는 중...
낮에 화창해서 잠시 덥게까지 느껴졌던 비엔나 날씨가
해 떨어지니 갑자기 쌀쌀해졌어요.
약 30분 정도? 기다린 끝에
(꼰누나들 기준으로 이 정도면 인내심의 끝을 본거임)
드디어 저희는 입장할 수 있었어요.
이 싸람들... 아무리 시장했어도 그렇지
이 중요한 음식 사진을 이렇게 딸랑 한 장만 남기다니...
저희는 슈니첼과 하우스 포테이토 샐러드 (이게 진짜 맛있었어요!)
그 밖에 기타 음식 (또 어물쩡... 넘어감)을 주문했어요.
아무리 봐도 이건 돈까스다 싶은 슈니첼은
파삭하고 부드럽고 신선한 재료의 맛이 느껴져 맛있었어요.
근데 제가 둘째 가졌을 때 느닷없이 먹고싶어서
물어물어 찾아갔던 장안동 어느 기사식당의 4천원짜리 돈까스가 자꾸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요 ㅡ.ㅡ
(슈니첼에도 오뚜기 스프랑 기름진 롤빵 곁들여 주세요~)
우리 돈까스랑 다른 점은 소스가 없이 레몬즙을 뿌려먹게 돼 있었는데
저희는 함께 주문한 굴라쉬에 찍어먹으니 그것도 괜찮았어요.
나중에 여행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
우리의 장금언니께서 어느 날 저녁 돈까스를 튀겼는데
비엔나서 먹은 슈니첼이 생각나서
돈까스 소스대신 레몬즙을 뿌려봤는데 엄청 맛있었다네요.
암튼, 비엔나서 먹은 슈니첼은 대체적으로 성공!
다음날 아침
비엔나에는 비엔나의 태양이 떠오르고....
(숙소 베란다에서 본 일출. 사진작가 2 언니 작품)
역시 눈부시게 화창했던 이 날,
저희는 쉔부른 궁전으로 향합니다.
부티와 화려함의 끝판왕 같은 쉔부른 궁전 내부를 돌아보고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글로리에테에 올라
그곳 카페에서도 커피와 스트루델을 맛본 후....
(ㅡ,.ㅡ)
또 배가 고파오네요. 역시 몸은 정직해...
오늘 점심은 우리의 용감하고 멋진 그 분 (구 타짜)이 내기로 한 날이에요.
전날 자유시간에 카지노서 좀 땄나봐요.
타짜라고 부르지 말랬으니 그렇게 안부를게요.
전날 슈니첼, 아침 빵, 카페에서 케잌...등등을 섭취하고
왠지 속이 느글해진 저희 일행은
쌀알과 국물 섭취를 원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어요.
그래서 전날 누군가가 봐뒀다는 숙소 근처의 중국집으로 고고씽.
오래 전 봤던 인도차이나 배경 영화 <연인>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네요.
근데 내부는 그냥 중국식 뷔페에요.
메뉴가 아주 다양하진 않았으나
손님이 저희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음식으로 먹으라고
막 요리한 새음식을 내오는 등 정성이 보였어요.
똠양꿍과 게살 스프도 맛있었고
국수 요리, 볶음밥 등등 다 괜찮았어요.
만족스런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에 또 자유시간을 갖기 위해
각자 길을 나서려는데
이 날 점심을 쏜 그 분(구 타짜)이 일행을 불러 세우네요.
그러더니 점심값 내고 거스름돈으로 받은 잔돈 중에
0.5 유로동전을 한사람씩 손에 쥐어줍니다.
화장실 가라고........;;;;;;;
(다른 포스팅서 말씀드렸듯이 유료 화장실이 많아요)
그러면서 한 마디 합니다.
"나처럼 밥 먹여주고, 그 뒷일까지 해결해 주는 사람 봤어???"
네, 참으로 머찐 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정!!!!!!
참! 비엔나 가실 분은 의상에 좀 신경쓰세요.
길거리에 멋쟁이들이 넘쳐나요.
이렇게 카메라 만지다가 우연히 잘못 찍힌 사진에도
요런 훈남이 막 잡힐 정도입니다.
(비엔나 거리에 널리고 널린 훈남)
끝~
p.s. 다음은 이번 여행의 키톡 포스팅 중 마지막이 될 프라하에서 사먹은 음식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