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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 응모) 굴러 들어온 호박

| 조회수 : 2,490 | 추천수 : 27
작성일 : 2006-10-30 22:26:36
살다보면  별의 별  희안한 일들이 다 있기  마련인데

이상한 해후나  우연의 일치같은 것들이 바로 그런 경우에 속하죠.

다음의 이야기는  제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입니다.

**

몇년전 신도시가 막 들어서는 경남의 어느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건설 초기라서  구획정리만 해놓고 아직 건축이 시작되지 않은 곳이

공터로 남게되자  이곳에  너도나도 텃밭을 만들고  

각종  채소를 가꿔 먹는게 보였어요.



저도 당연히 욕심이  났죠.

호미 한자루를 사들고  빈땅을 찾아 한참을  헤맨뒤에

구석진  한 곳에  한 열평쯤되는  밭을 겨우겨우  마련했어요.

잔돌을 골라내고  잡초도 말끔히 걷어내고.....

그런데 이게 생전 처음 해본 일이라서  생각만큼 쉽진 않더군요..

그냥 사먹구 말지  내가 무슨 텃밭을...  하구선

한 일주일쯤 지나  그냥 한번  놀러가보는  심정으로 텃밭에 가보았어요.



그런데 조금 이상한  건

밭 한가운데  파~란 싹 하나가  이미 나와서  자라고 있더군요.

아직 무엇하나 뿌린 적도  없는  빈땅에,  저게 뭘까?하고 의아해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호박이었어요.

주변에서 텃밭을  가꾸는  분들과 얘기해본  결과

우리 밭 주변에서는  아무도  호박을  심지 않았다는걸 알았죠.

신기한  마음에  이걸 그냥 놔 두었더니  

나중엔 온 밭을  다 뒤덮고도  모자라

남의 밭까지  침범할 정도로  엄청나게  자라더군요.

호박을  서너개쯤 따먹고  나중엔  큼직한  늙은호박 3개를 수확해서

아파트 현관안쪽에  조그만 옹기와 함께 한동안 놔 두었었답니다.

인테리어랍시고...


그해  12월초 부산으로  이사를 하고  그렁저렁  사는데

이사한지 대략 10달쯤 되는  바로 이때쯤이였지요.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  나갔다가  그만  탈이 나고 말았어요.



점심으로 먹은  비빔밥에 조금 문제가 있었나 봐요.

정확히 말하자면  문제는  비빔밥이  아니고  제 식욕이 문제였던거죠.

과식을  했으니까요.



비빔밥은 제가 좋아하는  메뉴중의 하나거든요.

남편도 가끔 제가 과식하지 않도록  일러주곤  하지만  

전 그게 잘 안될때가 있어요.

돌아오는길에  활명수 몇병을  사 가지고 왔죠.

활명수가 제겐 딱 이거든요.



그런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간의 과식이나 얹혔을때  잘 듣던  활명수를 두병째 마셨는데도

속이  자꾸 불편했어요.

소화는  어느정도 된것같은데  아랫배가  자꾸  아팠어요..

남편은  평소에 장이  좋지않은  저의 아랫배를  

이리저리 눌러가며

여기가 뭉친것 같다느니 , 저기가  뭉친것 같다는니하고

저는 저대로  좀더 세게  눌러보라며  용을 쓰곤했죠.

그렇게 며칠을 참고 견디는데 큰 차도가 없더라구요.

이쯤되니  겁이 덜컥났어요.

평소 장이 나빠 고생을 해온터라 장(腸)에 아무래도  큰 병이 났구나했죠.



이래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남편과 약속을 했죠

하룻밤만 더 참아보구  그래도 안되면  

내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병원에 가겠다구요.

전 병원이  너무너무 싫거든요.



그런데 그날 저녁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이거 혹시 그거 아니야?

그래서  슈퍼에 다녀오는 길에  테스트기구를 하나 샀어요.

그러면서도  " 아닐꺼야 "  내 나이가 지금 몇인데

더군다나  갱년기 증상이  요즘 수시로  나타나는데...



다음날 아침.  

전 정말이지 기절할 뻔 했어요,

동도  트지 않아  아직 어두운  새벽

잠에서 눈 뜨자마자 살금살금  화장실에 가서

전날 살작 감춰두었던걸 꺼내  소변체크를 했던거죠.

한 줄은 선명했고  한줄은  약간  흐리긴 했지만

분명히  두줄은 두줄이었으니  임신이란 생각이 들었죠,



남편은  임신반응선이 약한걸로 보아 아닐꺼라며

" 여보 !  당신 아직도  미련을  못버리고 있구만

다  잊고 맘 편히 살기로 했잖아 .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꺼야 응?  사람이 왜그래"하더군요.



그런데 웬걸요?

" 집사님 축하합니다.

  임신입니다 "


잘 아는 집사님이 병원장으로 있는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오면서

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흐를것 만 같아요.

제가 눈물은 좀  흔하거든요.

1986년 11월하순   28살의 나이에  결혼해서

2002년 10월 중순  44살의 나이에  임신했으니

결혼한지 꼭  16년 만의 일입니다..

믿을 수 가 없었어요.



친구중엔  잠만 자도 아이가 들어설 정도로 임신이 잘 돼

피임에 무척 신경이 쓰인다는  친구도 있고

또 누구는  아들,딸  원하는  터울맞춰  척척  잘도 낳는데...



더군다나 전 딸만 넷있는 집의 맏딸이거든요.

나이차이가 좀 나는 동생들도 그동안 다 시집가서

아들딸  낳아  도란도란  오손도손  사는데

결혼 16년동안  아이하나 갖지를 못해

마음고생, 몸고생한건 말할것도 없이

부모님께  한없이 죄송한  마음으로 사는데

이런 감격이  세상에 또 어디있겠습니까?



텅 빈 밭에  뿌리지도 않은  씨앗이  자라서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 일이 있은 뒤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것이라던  예감이  

우연의  일치처럼  맞았네요

**

2003년  6월 중순

37주만에  2.8 Kg의 건강한 아들을  낳았고

그렇게해서 전 엄청 늦게나마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결혼은 아직 생각치도 않을 아가씨때 였습니다.

알고 지내던 언니집에 놀러갔었는데

거기서  처음본 어느분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시집은 좀 늦게 갈꺼다

자식은 딱 한명있겠는데  아주 늦게  아들 하나를 얻을것이다.

그런데 그 아들이 커서  나라의 큰 국록을  먹는  인물이 될것이라구요.

크리스천인 제가  이걸  믿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어쨋든, 17년만에  아들 하나를  얻었으니  여기까지는  맞았네요.

이것도 우연의 일치일까요 ?



벌써  네살된 제 아들이  지금 옆에서   놀고 있습니다.

여느 꼬마들처럼  장난감 자동차를  방바닥에 시끄럽게 굴려대면서....

그래서 전 행복합니다.


그리고 가끔  남편과  얘기합니다

어떻게 그 땅에 호박씨가 떨어졌는지 모를 일이라는 것과

아랫배를  꾹꾹  눌러가며  애꿎은 비빔밥을  탓하던  이야기들을 ....



아직 아이가 없음으로해서  고생과 고통을  감내하고 계신분들이

혹 계시다면 이글을 통하여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힘 내세요 !

그리고 우리 함께 기도해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현숙
    '06.10.30 11:09 PM

    지금도 귀한 아들 두심을 축하해 드려도 되겠죠?
    축하드려요...오랜 시간 마음고생 하셨을 텐데,,,
    얼마나 기뻤을 까 생각하니,, 모르는 내가 다 감사하네요....
    매일이 행복한 날 되세요...

  • 2. picaso
    '06.10.31 9:48 AM

    읽다가 너무 좋아 눈물이 날려고 하네요.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 3. 이희경
    '06.10.31 10:53 AM

    하나님의 은혜가 정말 놀랍네요. 귀한 아들을 주신 하나님께 저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흰 제 동생이
    아이가 없어요. 결혼 8년째가 되어가는데... 그래서 그마음이 어떤지 조금은 이해를 합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그리고 아기도 건강하게 잘크기를 기도합니다.

  • 4. 코재이
    '06.10.31 6:31 PM

    추카 추카 ! 감솨 감솨!
    매일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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