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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 응모) 막걸리에 삭힌 홍어

| 조회수 : 2,702 | 추천수 : 68
작성일 : 2006-10-24 14:02:58
제 사연도 이벤트에 응모를 하려니까 오히려 낯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 기억도 나지 않는 나이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밖으로 바람처럼 도시는 아빠 대신
할머니 손에서 자랐답니다.
하루종일 90도로 굽은 등으로 새벽 4시면 일어나서 밭 매시고 아침 드신다음 남의집 일당으로 일하신다음,
저녁이면 밭에서 나는 약초뿌리며 밤까는일 콩 돌 고르는일로 푼돈을 버셔서는 제 학비며 저희 가족
생활비를 버셔야 했던 할머니..

얼마나 허리가 굽었는지 정말 기역자로 굽어져서는 나중에 돌아가신 뒤 관에도 들어가지지 않더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마지막 삼년을 엉덩이 뼈가 부러지고 온 몸에 가려움증으로 하루 24시간을
가족들이 돌아가며 등이며 온 몸을 긁어 드려야만 조금이라도 참을 수 있을정도로 극심한 고통으로
돌아가셨어요

저 어릴때 동네 어른들이 저보고 나중에 할머니 늙어 힘 없을땐 담요에 싸서 업고 다니라고들
하셨는데

저희 할머니 그 아프신 와중에도 저희 집에 얼마나 오시고 싶어 하셨는지 저희 아이들 사랑하시는게
저 어릴때 눈에 티 들어가면 할머니가 혀로 핧아서 빼 주셨는데
그 정성으로 저희 아이들도 사랑해 주셨답니다.

어쨌든 할머니가 오셔서는 한달가량 계셨는데
그때 할머니가 막걸리에 삭힌 홍어회를 무척이나 드시고 싶어 하셨답니다.
얼마나 드시고 싶어 하시는지 눈물을 글썽이며 몇날 며칠을 말씀 하시는 바람에
저희 작은 아버지한테 말씀 드려서 작은 아버지가 홍어를 한마리 사서는 저한테 막걸리에 담갔다가 드리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정말 처음 해보는 거라서 어찌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무작정 막걸리에 담가 놓고 하룻밤을 지낸다음 냄새를 맡아 보니 그 냄새가 보통이 아니더라구요
꼭 상해서 나는 냄새 아시죠!
겨우  몇점을 썰어 할머니를 드리고는 그 지독한 냄새에 그냥 버려 버렸답니다.
아마도 상했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그런데 할머니가 얼마나 서운해 하시고 원망을 하시던지..
두고두고 살아 계신동안 서운해 하시고 또 서운해 하시더랍니다.

그리고 서너달도 채 지나지 않아 돌아 가셨답니다.

저희 할머니 돌아가신지 벌써 8년정도 되네요
아직도 허리 굽은 할머니만 봐도 저희 할머니 같아 눈물이 난답니다.
왜 그리 철이 없었는지 그까짓거 냄새좀 나면 어때 ,드시고 싶어하는거 실컷 드시라고 하지
그 드시고 싶은거 마음껏 못 드시고 돌아가신 저희 할머니 얼마나 한이 맺힐까요.

전 지금도 너무 너무 후회스럽답니다.
잘해드리지 못한거 정말 사랑했는데
정말 할머니 사랑했는데
한번도 할머니한테 정말 잘해 드리지 못해서 너무 너무 후회스럽네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oolHot
    '06.10.24 3:41 PM

    홍어냄새.. 견디기 어렵지요..ㅜ_ㅠ
    전에 누군가의 강요(!)로 억지로 한 점 먹었는데 좀 이상하게 삭은 홍어였는지 정말 역했어요.
    언젠가 그 맛을 알게 될지도 모르지만요.

    할머니도 이해하셨을 거에요.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 2. 꼬마맘
    '06.10.24 4:44 PM

    늙으신 할머니가 가장노릇 하시느라 얼마나 고달팠을까요?
    참으로 그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마지막 가실날 얼마남기지 않고 먹고 싶던 홍어를 실컷 못드셨으니한도 되셨겠지만
    내손으로 키운 손녀딸집에서마음껏 지내고 가셨으니 여한은 없을거라 생각하고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사는게 그렇더라구요 지나면 다 후회인걸....

  • 3. 이현주
    '06.10.24 11:22 PM

    저만을 제일 사랑해주시던 할머니가 문득 보고싶어집니다.
    이젠 보고싶어도 못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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