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저는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차마 남편 옆에서 같이 보지는 못하고 그저 멀리서 티비 소리만 들으면서 부엌일 했었어요.(결국은 져서...너무 속상했지요...ㅠ.ㅠ)
하여간, 그렇게 해서 준비한 일요일 점심이 떡잡채 였습니다.

저의 방식은 떡볶기 형식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잡채'의 형식입니다.
즉, 조금 귀찮긴 해도 재료들을 일일이 채썰어 따로 볶은 후 양념해서 섞어 한번더 후라이팬에 휘둘러 내는 식입니다.
오리지날 레시피는,,,
**재료 : 떡볶기 떡 15개, 양파 1/4개, 당근 1/4개, 소고기 100그람, 당면-네모당면으로 1개(1봉지가 아니라...), 계란1개, 미나리 약간, 청,홍피망 각 1/3개씩, 버섯 약간(표고, 혹은 느타리)
1. 소고기는 채썰어 불고기 양념해서 재어두고,
2. 떡볶기 떡을 세로로 4등분 하여 더 얇게 썰어(이렇게 해야 간도 잘 베고, 보기도 얌전하고, 재료들과 조화도 잘되고...하여튼 뭐 그렇습니다.) 뜨거운 물에 데쳐, 참기름, 진간장으로 버무려 두고,
3. 당면은 뜨거운 물에 데쳐서 역시 참기름, 진간장, 설탕으로 간해두어도 되고, 아니면 저처럼 찬물에 오래오래 불려두었다가 나중에 후라이팬에 볶으면서 간해도 되지요.
4. 계란은 황백지단 나누어 부친다음 채썰고,
5. 그리고 나머지 야채는 모두 채썰어서,
6. 각각 따로따로 소금 조금씩 뿌려가면서 볶아서(시금치나 미나리만큼은 데치지요),
7. 전체 재료를 모아모아 잡채 만들때 마냥 참기름, 진간장, 설탕, 깨소금, 후추로 입맛에 맞게 간하면서 버무립니다...
...여기까지입니다만...
바뜨!!!!...제가 누굽니까...무신 거창한 손님이라도 오신다면 모를까...
....고기는 냉동실에 있던 불고기감 꺼내 대~충 잘게 썰고,
....계란은 그냥 노른자, 흰자 섞어서 부치고...ㅡ.ㅡ;;;
....야채들도 그냥 한꺼번에 볶아 버렸다는.....OTL~~
그래도 맛만큼은 참으로 좋았습니다.
비록 야구는 졌지만 우리 식구들 점심만큼은 배부른 시간이었어요.
그 중에 우리 아들내미는 고기랑 당면만 낚시하듯 건져 먹었지만요.ㅎㅎㅎ(얘는 이상하게 가래떡 질감을 싫어하는지, 고건 꼭 빼놓고 안 먹어요.)

이런 음식에 빠져서는 안될, 찰떡 궁합은 미나리 동동~~ 뜬 나박김치입니다.
역시 봄 입맛이라 그런지, 이런게 참 땡기네요.
저는 더 칼칼한게 좋은데 아들때문에 그냥 시원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국물이 좋은데, 남편과 아이는 건더기만 건져먹는답니다. ㅋㅋ

마지막은 덤입니다.
오후 간식으로 삼을겸 양파빵과 애플쵸프도 옆에서 굽고 있었거든요.
따뜻할때 꺼내 온식구가 들러붙어 손으로 쭉쭉 뜯어 먹었답니다. 그리곤 배가 터질듯 불러 오후내내 암것도 안하고 모두 잠에 빠졌었지요. 하하하~~~ ^^
...다시 한주의 시작입니다.
나무마다 꽃망울이 맺혀서 요즘 산책 다니기 참 좋네요.
우리집 베란다에는 꽃화분들이 모두 만개를 해서 더욱 좋아요.
영 화초 키우기에 재주가 없어 사다 죽이고, 사다 죽이고를 반복하곤 했었는데, 작년 한해 조금 정성을 들이니 제 생각대로 잘 자라주는 녀석들이 늘어나 행복합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