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3말 (메주콩 30되)
물 5말 (100 L와 여유 10L. 이건 밑에 가라앉은 불순물 버릴것 대비)
소금 12되 (24kg) (간수가 빠져서 뾰송뾰송한 느낌이 나는 천일염)
아낙네 올 해 장 담그기 준비물이다.
3월 6일 오늘은 음력으로 2월 7일 말날이다.
장 담그는 날로는 참 좋다.
따뜻한 봄 날 같다.
경칩이니 개구리도 튀어나오는 날이다.


아낙이 처음으로 장을 담그는 날이라 내심 걱정이다.
편찮으신 어머님이 퇴원을 하셨기에 망정이지...혼자 담을 생각을 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어머님 볕 좋은 평상에서 훈수 두시고 아낙은 물되라, 소금되라,메주 챙기랴...
50년도 더 넘게 이 집과 함께 한 큰 항아리에 메주를 차곡차곡 넣고 어제 미리 준비 한
소금물 윗 물만 뜨서 넣고 아래 남은 간수는 버렸다.
그걸 감안하여 10L의 물을 넉넉히 장만하였다.
물을 여섯 말 정도 부어야하는데 된장이 맛이 있어야하니 소금물을 적게 잡았다
(이 부분은 임학골 언니께 여쭈어 봄)
그리고 울 집 쥔장이 만들어 준 참나무 숯과 건고추, 대추, 참깨, 검은깨 띄우고 나니
얼마나 이쁘고 뿌듯한지...


그냥 된장이나 간장은 당연히 어머님이 만들어 주시는 줄만 알았는데 이 시골생활에서
내가 농사 지은 우리 농산물로 '장' 을 만들어보니 이 마음의 커짐이란...
마음의 부자가 이런게 아닌가 싶다.
아! 나도 이제는 메주도 띄우고 된장도 담글 줄 아는 진짜 아줌마다.
내 느낌에 이번 된장이나 간장 억수로 맛있을것 같다.
(왜냐하면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하고 말했기에..)
그리고 볕이 부자인 아낙네 장독대에 나란히 나란히 줄 서 있는 우리 장독대들...
참 이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