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예쁜 앞치마 두르고 우아하게 그리고 차분하게 요리하고
식탁위에 멋지게 차려먹을 날이 오겠지요?
현실은 식탁 위 잡다구리한 이유식 준비물들, 굴러다니는 젖병, 각종 아기용품들 더하기
곰팡이 핀 식빵까지 (ㅡㅡ;; 전 왜 이걸 안버리는걸까요....) 빼곡해 더이상 다른 물건이나 음식이 디딜틈이 없고
결혼 전 자취할때 부터 쓰던 작은상에 대~충 차려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네요.ㅋㅋ
그나마도 이건 신랑 있을때 이야기구요.
저 혼자 집에서 애기 볼땐 걍 싱크대 위에 대충 차려놓고 서서 먹기도 하구요.
아! 신랑과 함께 먹을때도 둘이 끝까지 같이 먹기도 힘들어요.
애기가 이제 기는 단계로 돌입하려는지 엎드려뻗쳐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면서 몸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자
어찌나 짜증을 내는지..한사람씩 교대로!!!
그래도 대충이라도 신랑이랑 밥상 흉내 내면서 차려먹습니다.
전 먹는게 무진장 중요한 사람이라구요~~!!! ㅋㅋㅋ
엄마가 만들어주신 김치만두에 칼국수 면넣고 끓여먹기도 하구요.
콩나물을 밥솥에 넣고 하려고 보니 이미 해둔 밥이 있네요.
콩나물 향이 좀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데쳐내어 밥위에 올리고 소고기 볶고 양념장 얹어서~~
신랑!! 나는 못마시지만 오뎅탕에 소주한잔 해!!!
땡초넣고 얼큰하게 끓였어~~~
저도 상당한 애주가였기에 소주에 어떤 요리법이 어울리는지 좀 압니다.
이런식으로 대리만족 하는거죠....크하하 ㅋㅋㅋ
애기 낳고 한 100일 까지는 집에서 밥을 거의 못해먹었어요.
힘들기도 하고...그냥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그래서 주로 포장해온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저희 신랑은 워낙 이십대 초반부터 밖의 밥을 많이 먹어온 사람이라 좀 힘들어하더군요.
100일 지나고부터 나름 사람답게 해먹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단 밑반찬 여러개 해서 먹는건 아직 힘듭니다.
주로 한그릇음식으로 간단하게...
근데 이게 장단점이 있는게 먹을땐 간단하지만 한번 먹고 끝이라는거죠.
다음날 메뉴를 다시 궁리해야하는 심각한 단점이 있네요.....휴..ㅠㅠ
요건 지난 석가탄신일 연휴 끝나가는 일요일 저녁...
연휴를 아쉬워하던 신랑을 위해.
엄마가 만드신 김치만두 (제가 완전 좋아하는 고기 없이 두부 듬뿍 들어간 만두에요!!!) 찌고
신랑 소주 반병, 전 무알콜맥주 한캔.
주말엔 신랑이 아기를 많이 봐주기에 그래도 이런것도 할 시간이 조금 있습니다.
집김밥은 왜이리 자꾸 땡기는지...
시판 물냉면과 함께.
아마도 어느 일요일 점심인듯 해요.
역시 냉동만두의 최고봉은 홈타운만두인듯 해요.ㅋㅋ
제가 고기만두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요건 잘 먹어요.
바삭하게 구워 채친 깻잎위에 담은 뒤 양배추 등 야채들 양념장에 버무려 비빔만두.
신랑 퇴근하고 같이 먹은 저녁.
이거 만든 날은 우리 아기가 제가 양배추를 썰고 있을때쯤 스르르 잠이 들어주더라구요.
다 마칠때까지요.
그래서 진땀 안빼고 나름 여유있게 만들었어요.ㅋㅋㅋ
제일 간단한 유부초밥도 대충 차려먹는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죠.^^
애기 이유식할 소고기 사러 정육점에 들렀을때 제 눈에 띈 등갈비!!!
집에서 푹~익어가는 묵은지가 떠올라 냉큼 집어와 양파랑 같이 끓여주고,,,
김치 반으로 쫙~쪼개 보글보글 푹 쪄줍니다.
크흐흐 김치가 너무나 폭~잘 익었어요.
밥도둑녀석...
신랑 술 끊게 해야 하는데 제가 자꾸 안주를 만들어냅니다.
자꾸 대리만족 하고싶은가봐요..ㅠㅠㅠㅠ
가끔 먹은 간단하고 괜찮은 '시판' 자 붙은 요리 재료들! ㅋㅋ
냉동 돈까스...요거 마트에서 시식하고 샀는데 오우 맛나더라구요.
크림파스타 하고 남은 베이컨과 전에 김밥 말고 남은 재료들 긁어모아 김밥 또 만들었어요.
날씨가 너무 무더워져 김밥을 상온에 오래 보관못하네요...
두고두고 오며가며 집어먹는 김밥맛이 최고인데...
기껏 싸놓은 김밥 상하면 너무 슬플것 같아 바로 냉장고에 넣어놓고
다음날 계란에 지져먹었어요.
저 요즘 이렇게 먹고 살아요! ㅋㅋㅋ
지금 이유식 시작한지 이주일 되었는데
아기가 하루는 열수저도 받아먹고 하루는 한숟갈 먹고 퉤!!!하길 반복하고 있네요.
아가야..엄마가 이 더위에 불앞에서 눌러붙을까 한시도 자리 못비우고 저어가며 힘들게 만들어도
고작 미음하나 만들었을뿐인데 설거지거리가 한가득 쌓여도
네가 잘 먹어주기만 하다면 너무 행복할것 같다~~~~제발 오물오물 잘 먹어줬으면.......
추가샷!
이건 어떤 밥상일까요...?
바로바로 저희 신랑표 밥상이에요.....ㅋㅋㅋ
제가 한 음식 단 하나도 없답니다. 모두 신랑표 핸드메이드 반찬들!!!
참치김치볶음, 멸치조림, 두부조림, 감자볶음, 진미채볶음, 브로콜리 데친것, 계란찜.
그리고 왼쪽에 있는 밥은 제가 먹을 새밥...자기는 남은 찬밥 먹겠다고 저렇게 색이 달라요..ㅋㅋㅋㅋ
아기 돌보며 포장음식 사다먹던 와중에
제가 주말에 애기랑 늦잠자고 있음 한 두서너번 이리 차려 대령했나봐요..
신랑이 유학시절 중국마트에서 배추사다 겉절이도 담가먹던 사람인지라....ㅎㅎㅎ
반찬들은 월욜 자기 출근하고 먹으라고 넉넉히 만들어뒀더라구요~~
저는 아기낳고 2주동안 산후조리원 있다 나와 바로 집에서 혼자 산후조리를 했어요.
그래서 사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고 힘들어
아기에게 짜증낸적도 있고 새벽에 울어버렸던 적도 많았거든요.
그래도 신랑이 나름 이렇게 노력해줘 고맙고 미안하기도 한 마음에 우울증 없이 잘 넘겼던 것 같네요.^^
많이 늦은 새벽입니다.
전 안잘거에요 안잘거에요~~~~
주말 이런 꿀같은 새벽시간을 잠으로 보내버리긴 싫거든요..ㅋㅋㅋ
모두 편안한 밤 되시고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