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봄은 오락가락 하며 온다 하지만 주말만 되면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다.
지난 토요일엔 한바탕 눈보라까지 날렸다.
#봄
밥이 좀 야릇하다. 버섯에 떡도 보이고…….
토요일, 느지막한 아침.
딱 한 공기쯤 나오는 찬밥을 보더니,
H씨 새로 밥하자며 쌀을 꺼낸다.
“둘이 먹는 건데, 있는 걸로 먹읍시다.. 밥 해 놓으면 찬밥만 늘잖아.”며
준비한 밥상이다.
두꺼운 팬에 찬밥에 냉장고에 한 주먹 씩 남아 있는
느타리버섯, 표고벗섯, 목이버섯을 올리고 뚜껑 덮고 중약불에 올렸다.
버섯이 익어 갈 쯤,
아무래도 밥 양이 적을 듯해 떡국 떡도 한 주먹 넣고 뜸들이 듯 불에 더 얹어 놓았다.
버섯과 떡국 떡 밥이 준비되는 동안 H씨는 냉이 무치고 난 달래장 만들었다.
역시 나물밥은 ‘맛보다 양을 늘리기’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한 그릇 찬밥이 딱 두 그릇 나왔다.
달래장 한 술 떠 넣고 비빌비빌…….
날 김에 이렇게 싸먹어도 좋고 냉이무침 밥숟가락에 얹어 먹어도 상큼하다.
냉장고 찬밥이 양만 부풀려 그야말로 옛날 식 소박한 밥상으로 차려졌다.
#겨울
오후 들어 바람이 세지더니 어느 순간 눈보라가 날린다.
덩달아 마음도 몸도 추워졌다.
이구 날씨 한번 참!!!
“거리의 사람들은 어쩌라고…….”
#그날 저녁
느낌 따라 마음도 간다고 봄과 겨울을 오락가락한 날 저녁.
눈보라 그치고 바람도 좀 잦아들었지만,
이미 추워진 마음과 몸을 녹여보자고 따뜻함을 나눠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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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에게
딸!
엄마가 아빠한테 소원 풀어 좋겠다고 한다.
너 술 먹는 것 때문에 하는 말인데…….
너랑 같이 술먹을 수 있어 좋겠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뉘앙스가 꼭 그렇지만은 아닌 거 알지?
쩝~ 아빤 할 말 없~~다~~~
우리 각자 눈치껏 살아남자. 적당히 조절도 해가면서.
자~력~생~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