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명절 잘 보내시고 오세요!!
명왕성 배불뚝이는 일요일인 22일 오늘 설날 기분을 내보았어요.
떡국도 끓이고...

나물도 만들고...




전도 조금 부치고...

단촐하고 흔한 설날 상차림을 맹글어보았어요...

억수로 섭하지용...
왜냐!
여기는 명왕성이니까요!!
이 녹두빈대떡은 녹두를 하루 내내 불려서 흐르는 물에 씻고 또 씻어 거피를 하고, 방앗간, 아니 푸드프로세서에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 제가 담은 김장김치와 각종 채소를 썰어넣고 부친 것입니다.

그 정도는 명왕성이 아니라도 실미도에선 기본이라굽쇼?
그렇다면 이 떡국을 자세히 봐주시길...

떡국 위에 올린 고명은 물론이고, 만두까지 제가 혼자 다 만든 것이구요...
멸치 다시마 육수 같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결정적으로 떡국떡...
멥쌀을 하루 동안 불려 건져서, 은하계 너머에 있는 방앗간 대신에 푸드프로세서로 갈아서, 찜솥에 찌고 (지난 번 시루떡 만들 때처럼 체로 두 번 쳤어요. 잘했죠?), 그걸 다시 푸드프로세서에 돌려서 떡덩어리로 만든 다음, 손에 침을 톼~악 뱉는 대신, 물을 묻혀서 기다란 비암 모양으로 만들어주었어요. 그리고 꾸득하게 되기를 기다려 호롱불을 끄고 석봉이 어매처럼 조신하게 (호홋~) 떡을 썰어 만든 가래떡이라는 사실!
이제 보니 조금 달라 보이나요?

먹으며 생각하니, 이렇게 정성들여 차례상을 차렸다면 조상님이 무지무지 복을 많이 주실텐데... 아까비...
이름만 뉘집 맏며느리지, 사실상 제삿상 명절상 한 번 차릴 일이 없었던 날라리 아줌마가 바로 접니다.
결혼하기 전에도 종교 덕분에 (혹은 종교 탓에) 제사 음식 만들고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명왕성에서 먹고픈 음식을 자체조달하는 삶을 살다보니, 이런 짓을 다 하게 되는군요.
조상님께 생색을 내기는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이왕 맛있게 차린 음식을 먹으면서 돌아가신, 살아생전에 나를, 남편을 예뻐해주셨던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을 쬐금 했으니까, 복 가장자리 짜투리 남는 거라도 좀 내려주시면... 감사감사~~ 굽신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