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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를 뜯었어요... 저 대단하죠?

섬마을 아줌마 조회수 : 912
작성일 : 2003-08-26 16:54:03
아이가 셋이나 있지만 요리는 엄청 못하는 아줌마예요.
터울을 두고 셋째를 낳았는데.. 위로 둘은 그런데요 얌전한 과였는데 막내는 엄청 날뛴답니다.
그녀석이 한달전에 변기에 비누를 넣은것을 모르고 첫째 녀석이 응가를 했다가 막혔거든요.
첫째가 아토피가 심해서 응가로 인해 변기가 몇번 막힌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려려니 하고 변기 뚫는
그거 있죠 까만 고무달린것, 그것으로 몇번을 해서 응가는 내려갔는데 내려가는 물속도가 영 이상해서
아저씨를 불렀죠.
아저씨가 쇠줄로 몇번 해보더니 비누가 불어서 관에 붙어 안된다고 변기를 뜯어서 이래저래해서 비누가
나왔는데 금액이 얼마인줄 아세요?  10만원이래요.  10만원.
네? 하고 놀라서 물어보니까 "아줌마 변기 처음 뜯어요? 안뜯고 나오면 5만원이고 뜯으면 10만원이예요"
그러시더라구요.  10만원내고 그날 너무 어이가 없어 저녁도 안하고 있었더니 신랑이 들어와서는 "그돈
내가 줄테니까 잊어버려"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싹 잊어버리고 지냈는데 지난 일요일 또 막힌거예요.  이번에도 첫째 녀석이 응가가 안내려 간다
고 해서 변기 뚫는것으로 해보니까 안되면서 불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첫째 녀석 하는말이 사실은 아까 쉬하면서 물을 내리는 순간 변기속을 보니까 화장실에 붙여놓은 압착식
후크가 있더라는 겁니다.  
제가 "여보 변기 뜯자."  랬더니 우리 아저씨가 "그걸 어떻게 해. 그냥 아저씨 불러" 그러더라구요.
나도 그냥 해본 소리인데 이번에는 돈 대신 준다는 말을 안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변기를 뜯었지요.  전에 아저씨가 하는걸 보니까  어렵지 않게 금방 뜯었거든요.  
생각에 좀 더티할것 같아서 그렇지. 어쨌든 제가 변기를 뜯어서(비교적 쉽게) 문제의 물건을 뺏어요.
샤워기 빼고 수압을 높인 호스를 사용해서.  문제의 물건은 약간의 변과 함께 빠져 나왔습니다.
저희 신랑 놀래서 "야 대단한데"  감탄을 하면서 변기 조립은 해주더라구요.
저는  의기 양양하게 "다시 이런일이 또 생길텐데 어떻게 그때마다 아저씨 불러서 돈을 줘.
애 셋 키우다 보면 이런일도 해야지."
암튼 약간은 더티한 그 일을 다 끝내고 시원한 맥주마시고(거의 매일 마십니다. 애들 아빠와)
간만에(처음으로?) 대단한 일을 한 저자신에게 뿌듯한 마음이 드는 하루였어요.
쓰다보니 굉장히 길어졌네요.
이런식의 글을 올린건 처음인데 많이 읽어주시면 진짜 재미있는 얘기 해줄께요.
여러분도 드라이버랑 약간의 힘만 있으면 되니까 변기에 뭐 빠지거든 한번 뜯어보세요.
혹시 처음에 비누 빠뜨린것 우리 신랑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순순히 10만원을 준다고 한게 어쩐지...



IP : 61.84.xxx.24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새봄
    '03.8.26 5:26 PM (211.206.xxx.170)

    하하하~ 이래서 아줌마는 용감하다고 하는가 봐요.
    저도 결혼 초에는 벌레도 악!! 벌레다...였는데 지금은 밥먹다 휙~ 몸을 날려
    벌레잡고 나머지 밥 먹고도 가능하게 되었으니까요.

    근데 그 동네는 쫌 비싸네요.2월달에 저희집 변기 뜯었을때 5만원 줫거던요.
    그래도 부럽습니다.울남편은 뜯는거 잘 봐놨으니까 담번에 막히면 당신이
    뜯어..옆에서 거들께 하니까 죽어도 못해.그돈 내 용돈에서 빼!!
    이러더군요.

  • 2. yuni
    '03.8.26 9:32 PM (211.178.xxx.152)

    와!! 대단해요~~~!! (개콘버젼) 저도 뭐 뚝닥뚝닥 고치는데에 일가견이 있는데
    아직 변기는 뜯을 기회가 없었네요. (다행이라할지... 변기가 막힌일이 없어서....)
    확실히 아줌마가 되면 맥가이버랑 사촌간이 되나봐요.

  • 3. 나르빅
    '03.8.26 11:08 PM (61.48.xxx.202)

    훌륭하십니다. 저도 여태 변기뜯을 사태까지는 안갔고.. 주로 뚫어~~로 해결하죠.
    아직 이건 신랑 담당입니다. 여기가 원래 하수도가 안좋아서 자주 막히거든요.
    우리 신랑 이제는 도가 터서 뚫어~ 들고 리듬타면서 작업합니다.
    예전에 선배언니들이 한국서 놀러왔는데, 울집 화장실서 일보고 막혀버려서..
    저 아무말없이 뚫어~를 건네어줬죠. 그걸 든채 울려고 하더니.. 해결하고선 웃음보를 터뜨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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