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올 연말까지 일주일에 한번씩 2시간 가량 무슨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강의 그런거 아닙니다.^^)
마침 그 장소가,
제가 다녔고, 제 오빠와 동생과 올케가 다녔고, 제 딸과 제 사위, 그리고 제 조카가 다닌 그학교입니다.
온가족이 다녀서 새로울 것도 없는 캠퍼스가 오랜만의 방문이라 그런지 새삼스럽게 느껴지네요.
오늘은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길래,
제가 다니던 문과대학 건물이 나오도록 사진 한 장 남겨 보려했는데...너무 멀어서 안보이네요.
다음주에 갈때에는 차 가지고 가지말고 버스로 가서 천천히 학교를 둘러보고, 가을을 좀 만끽해볼까 합니다.
지난번에 무슨 말을 하다가 감자탕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딸아이가 "맛있겠다!" 하는 거에요.
그게 내내 마음에 걸려있었는데 그동안은 날이 너무 더워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가,
내일 가져다 주려고 펄펄 끓이고 있습니다.
딸네 집 근처의 재래시장에서 돼지 한마리의 뼈, 목뼈부터 등뼈를 거쳐 꼬리까지 한벌을 5천5백원 주고 샀습니다.
집에 가서 얼른 끓여 내일 갖다줘야겠다고 하며 일어서니까,
아기 봐주시는 이모님이 그럽니다, 역시 친정어머니라고, 엄마밖에 없다고~~
그래서 그랬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 "하나님이 세상을 모두 돌볼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고.
난 니 엄마라고.
딸을 둘이나 키우는 제 딸도 이 말 깊이 새겼을 것입니다.
집에 와서 일단 돼지뼈의 핏물을 빼고,
곰솥을 꺼내서 깨끗이 씻은 돼지뼈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오늘은 특별히 통후추, 파잎, 양파, 마늘 같은 향신채를 넣고 한번 삶아준 후,
곰솥도 깨끗히 닦고, 돼지뼈도 다시한번 잘 씻어서 물을 붓고 푹 끓였습니다.
돼지뼈가 끓는 동안 묵은 김치(2010년에 담근 김장김치) 한포기 꺼내서 속은 털어내고 잠시 찬물에 담갔습니다.
얼갈이배추를 사다가 데쳐서 우거지를 만든 후 넣어도 좋은데,
그렇게 하면 우거지가 너무 연해서 일찍 풀어져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감자와 함께 묵은 김치를 넣었는데요, 처음에는 이게 감자탕인지 김치찌개인지 모르겠더니,
약한 불에 올려두니 이젠 제법 감자탕 맛이 납니다.
불을 끄고 식혀서 내일 아침에 싸가지고 가야죠. ^^
맛있게 먹을 딸아이 얼굴을 떠올리니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