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열어보니, 며칠전 인터넷 장보기때 시금치 한단이 그냥 채소실에 있는 거에요.
비닐봉지에 담아서 보관했던 걸로 기억했는데, 그냥 채소실에 담겨있는 바람에 시들시들~~ ㅠㅠ
다듬어 숨 종 살아나라고 찬물에 담가뒀다가, 끓는 물에 데쳐서 꼭 짰습니다.
그냥 무치려고 했는데, 시금치를 보니 잡채가 하고 싶은 거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제가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거라는 점입니다.
전 왜 먹고 싶지는 않은데 만들고는 싶은 걸까요??
암튼 시금치 겨우 한단 데쳐서 ⅔ 정도는 무쳐서 한접시 담고,
나머지 ⅓은 나물로 무친 것보다 더 간을 약하게 해서 무쳤습니다, 잡채에 넣으려구요.
양파와 당근, 버섯(느타리 목이)는 집에 있는 재료들인데요,
아, 결정적으로 고기가 없는 거에요.
어쩌지, 고기 없이 하나 하다가, 몇쪽 남은 LA갈비가 생각나는 거에요.
그래서 LA갈비의 살코기부분만 떼어내서 채썰었습니다.
이렇게 준비하면서 당면을 찾아보니, 없는 것 같은거에요, 오늘 뭔일이 잘 안풀리나보다 하고 뒤지니,
라면 모양처럼 생긴 사각당면 2덩이가 나옵니다.
얼른 물 끓여서 당면을 꼬들꼬들하게 삶은 후 찬물에 헹궈준 다음,
올리브유, 맛간장, 물을 끓인 후 삶은 당면을 달달 잘 볶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얼렁뚱땅 잡채가 완성!!
제가 기회있을 때 마다 드리는 말씀인데요, 잡채는 생각보다 만들기 쉽고, 상에 올리면 인기가 높은 음식입니다.
꼭 뭘 넣어야지, 하는 부담을 갖지마시고 냉장고 안에 있는 채소들을 가지고 만들어보세요.
샐러드용 채소 사다놓은 것, 산 지 며칠 지나서 살살 선도가 떨어집니다.
더는 그대로 뒀다가는 버리게 될 것 같아서 얼음을 완전 많이 넣고 찬물에 씻었어요.
어지간히 살아나길래 훈제 닭가슴살 캔 하나 뜯어서 위에 얹고,
요즘 제가 샐러드 드레싱을 만들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어서 한병 사다 비축한 아몬드호두 드레싱을 뜯어서 올렸습니다.
훈제 닭가슴살은요, 어떤 인터넷몰에서 추첨으로 나눠주는 건데요, 당첨이 돼서 얼마전에 받아온 거에요.
먹어보니, 나름 꽤 괜찮았어요,샐러드 재료로 쓸만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캔 하나에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작은 캔을 하나 뜯으니 물에 잠겨있어, 그 물을 따라내고 나니 실제 훈제 닭가슴살의 양은 얼마되지 않아요.
식구 여럿인 집은 캔 하나 가지고는 안될 듯!
아몬드호두 드레싱도 먹어보니 꽤 맛이 괜찮았어요, 앞으로도 시판 샐러드 드레싱을 종종 살 듯 합니다.
그리하여 차려진 오늘 밥상입니다.
밥상을 차리고 보니 단백질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고등어라도 구울 껄 그랬나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집은 잔칫날이나 명절에 주로 먹는 잡채를 해줬으니까 괜찮다 싶기도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