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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멸치 듬뿍~~ [시래기 지짐]

| 조회수 : 13,771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08-21 23:18:47

며칠전 시래기 삶을때 좀 넉넉히 삶아서 딸네도 좀 가져갔습니다.
전, 시래기고, 우거지고 간에 국물용 멸치를 듬뿍 넣어 지진 것이 맛있는데,
우리 집 남자들은...고기를 넣어야 한답니다. ㅠㅠ
해서, 집에서 인기없는 거, 딸네 가서 했네요. ^^





시래기를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서,
된장과 들기름에 조물조물 무쳐서 잠시 간이 배게 둔 다음,
멸치를 한주먹 넣어주고, 물붓고 팔팔 끓이다가 불을 줄여서 은근하게 푹~~
파, 마늘, 그리고 맛내기 포인트 청양고추만 넣어주면 끝입니다.


요즘 날씨가 흐려서인지, 아니면 아이들이 좀 자라서 그런지,
밤잠을 8시간, 9시간씩 잔 아이들이 아침에도 낮잠을 꽤 오랜 시간 자줍니다.
아이들이 자는 고요한 아침시간을 이용해서 미리 시래기를 지져뒀습니다.
조리를 마치고 불을 꺼두었는데,
딸아이가 "엄마, 저 시래기, 이따 점심에 먹을 수 있나?" 합니다.
"왜?"
"저번에 아기 보러오려했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못온 친구, 그 친구가 온다고 하는데..."
"시래기 먹을 수는 있지만...다른 반찬이 아무 것도 없는데..."
"그럼 점심 사오라할까?"
"아냐, 시래기 하고, 반찬 몇개 차리고, 중국요리나 하나 시켜줄게 오라고 해"


이렇게 해서 갑자기 점심상을 차리게 되었는데요,
한두시간만 시간을 줬어도, 뭔가 좀 볼품도 있고 맛있는 것 했을텐데,
재료도 없고, 하필이면 감자 양파 달걀 같은 필수품이 모두 떨어져 장을 봐야하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아기 돌보시는 이모님마저 잠시 외출한 상태라서, 뭘 사러 나갈 수도 없어서 있는 그대로 상을 차렸습니다.

시래기지짐에, 감자샐러드 한접시, 두부 부침 한접시,
명이장아찌, 매실장아찌, 멸치볶음, 김구이, 이렇게 놓고서, 딸아이에게 "요리는 뭘 시켜줄까? " 하니,
"엄마, 이거면 됐는데. 요리 없어도 될 것 같은데.."


이렇게 해서 딸아이와 딸아이 친구 둘, 점심을 차려줬는데요,
이래놓고 어찌나 미안하고 부끄러운지요...엄마가 집에 없으면 몰라도, 엄마가 있는데...

딸, 오늘은 엄마가 미안!
어제쯤 장을 봤어야했는데...비도 오고 해서 장을 못봤네.
친구들 다시 놀러오라고 해,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께.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불공정거래
    '12.8.21 11:29 PM

    저 진짜 이런 음식 좋아하는데!! 너무 맛나보입니다.. ㅎㅎ

  • 김혜경
    '12.8.21 11:35 PM

    ^^ 시래기, 멸치 넣고 지지면 맛있죠..^^

  • 2. 설탕과자
    '12.8.21 11:29 PM

    왜요, 아주 훌륭한 밥상인데요.^^
    중국요리 굳이 시키지 않아도 아주 맛좋을 것 같은 메뉴입니다.
    다정한 엄마이세요. 부럽네요*^^*

  • 김혜경
    '12.8.21 11:35 PM

    제 머릿속엔 여전히 손님 밥상에는 고기반찬 한가지 정도는 놓여야한다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오늘 고기반찬이 없었어요..ㅠㅠ...

  • 김혜경
    '12.8.21 11:36 PM

    맞아요, 시래기 삶는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어요..너무 많이 말랐더라구요..ㅠㅠ...

  • 3. 나오미
    '12.8.21 11:48 PM

    훠나...죄송합니다.. 슴아폰으로 수정하느라 어리버리하다 댓글이 삭제 되었네요..ㅜㅜ
    암튼 철지난 시래기는 살망도 삶아도 무르지 않고..
    그치만 폭염에 살마낸 엄마표 시래기지짐..
    따님도 엄니표 반찬들이 젤루 만날거예욤...

  • 김혜경
    '12.8.22 12:18 AM

    ^^..맞아요, 요즘 시래기 너무 바싹 말라서 잘 안삶아집니다..시간이 배로 걸리던걸요..

  • 4. narie
    '12.8.22 12:50 AM

    시래기는 멸치는 물론이고 고기가 들어가야 맛이 있는 거 같구요.. ^^
    아기천사들이네요. ^^ 아기들 업어재우기 힘들지 않으세요?
    아기들이 누워서도 잘 자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할머니 덜 힘들게 말이죠..
    그나저나 큰아이는 외할머니랑 정말 얼굴이 닮았습니다!

  • 김혜경
    '12.8.22 8:26 AM

    저 아기띠 정말 좋은 거 같아요.
    아기 업고 있어도 별로 힘들지 않아요.
    작은 아이는 나만 보면, 막 웃는데,,"마치 할머니 업고 밖에 나가요"하는 것 같아서, 너무 이뻐서 막 업어줍니다.^^
    큰아이는 제가 봐도, 지금의 제 얼굴이 아니라, 백일무렵의 제 얼굴과 너무 많이 닮았어요. ^^
    할머니 닮으면 안되는데...ㅠㅠ...지 엄마 아빠 닮아야 인물이 좋을텐데...

  • 5. ohnho
    '12.8.22 1:14 AM

    정말로 정말로 제가 좋아하는 반찬이에요. 친정엄마가 입맛없을 때 자주 해 놓으시던 반찬이에요. 시래기 한 냄비에 멸치 넉넉히 넣고 된장 조금 넣어서 푹~지져놓고 자르지도 않은 긴 시래기를 밥 한 숟가락위에 둘둘 말아서 한 입 집어넣으면...밥 한공기가 어느새 뚝딱! 아 먹고 싶어요..

  • 김혜경
    '12.8.22 8:26 AM

    그쵸, 이건 멸치넣고 지져야 제맛이죠. ^^

  • 6. 난 달림이
    '12.8.22 9:00 AM

    시래기...요즘 82에서 베스트글 시래기 생각이 나네요^^

    시래기가 몸에 좋다는데
    따님 친구분...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몸에 좋은 슬로우푸드 구수하게 맛나게 식사했을것 같아요~~

    좌 소원, 우 소이 인가요?
    맞았는지...틀렸는지...@@
    성장기라 볼때마다 얼굴이 약간씩 달라져 있네요
    볼살이 좀 빠진것 같아요^^

    아~~~이뻐라~~~^^

  • 김혜경
    '12.8.22 9:05 AM

    좌 소원, 우 소이 맞습니당~~ ^^
    소이 볼살은 빠졌는데, 소원은 여전합니당..^^

  • 7. loren
    '12.8.22 9:25 AM

    저두 멸치 시래기 지짐 좋아해요~~ 고향의맛? ㅎㅎ

    그리구 마지막 사진은 너무 잼있어요 ~

  • 김혜경
    '12.8.22 4:22 PM

    ^^

  • 8. Sue or 쑥
    '12.8.22 12:13 PM

    오!선생님 저두
    시래기 넘 좋아해요
    저두 늦둥이키울때,작년,
    요즘 아기띠 넘좋다 하며,
    과신,하며 번쩍번쩍 들고
    안고했는데
    올해 들어 허리가 아프더라구요
    저희 아기도6개월 넘어 계속12키로
    였어요

    아가들 예뻐도 드실때는
    무릎에 힘주시고
    하체의 힘으로 드세요

    허리무리되지 않게요
    맞나요? 이 방법..ㅎ
    좋은 자장가 많이
    불러주세요 ㅎ

  • 김혜경
    '12.8.22 4:23 PM

    그러지않아도 아이들 안고할때 주의하는 편입니다.
    아이들을 한두달 봐주고 말 것도 아닌데, 지금부터 조심해서 내 몸이 아프지않아야 오랫동안 봐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조심조심한답니다. ^^

  • 9. 꽃이 바람에게
    '12.8.22 1:09 PM

    ㅎㅎㅎ 아기 재우는 와중에 셀카찍는 할머니~
    정말 귀여운 할머니세요. ^^

    시래기 지짐 먹고싶은데, 아직은 후덥지근 덥고 습해
    삶을 엄두가 안나네요.

    시래기 한접시면 밥 한공기 뚝딱인데. 먹고싶네요.ㅜㅜ

  • 김혜경
    '12.8.22 4:23 PM

    애들을 업고있으면 도대체 어떤 표정인건지 궁금해서 한번 찍어본 건데...안보던 일이라 각도를 잘 못 잡겠더라구요. ^^

  • 10. 반야수
    '12.8.22 2:01 PM

    너무 예쁜 아가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저두업어주고 싶네요

  • 김혜경
    '12.8.22 4:24 PM

    애들이 매일매일 똘똘해지고, 반들반들 윤이 나고...참 신기합니다.

  • 11. soogug
    '12.8.22 4:59 PM

    샘~~
    애기들을 안고 셀카 놀이....
    왜 이렇게 귀여우세요? (죄송) ㅎㅎㅎㅎㅎ

    저는 딸한테 시집가서 얘 낳아도 절대 안 봐준다고
    노래를 하고 다니는데..
    (사실 이건 겉으로만 하는 소리고 ㅋ)

    내 아이들이 낳은 아이들은 정말 정말 이쁠 것 같습니다.

    일단 시집을 보내야.....ㅠㅠ

  • 김혜경
    '12.8.22 10:37 PM

    ㅋㅋ...철없는 할머니죠, 아기업고 셀카찍는...^^

    그런데 진짜 아이들을 할머니들이 안봐줄 수가 없겠더라구요.
    나라에서 애를 낳아라 낳아라 하는데 직장있는 여성들, 진짜 아이를 낳아서 키울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출산휴가 주고 육아 휴직 주고 하는 거 다 좋은데 그후 육아가 정말 큰일이더라구요.

  • 12. 늘사람
    '12.8.22 5:46 PM

    제가 아는 한 할머니는 손녀 사진이 자꾸 깨진다고 2G 에서 겔럭시 노트로 바꾸신 분도 계세요. ^^

  • 김혜경
    '12.8.22 10:38 PM

    저도 약정기간 끝나면 핸드폰 바꿀 거에요.
    지금 핸드폰의 카메라, 셔터 스피드가 늦어서 아이들의 이쁜 표정을 잡아내지못합니당..ㅠㅠ..

  • 13. 이호례
    '12.8.22 6:12 PM

    아가야들 사진보고 제 입이 쩍 벌어지면서 저 방글방글 입니다

    많이 컸어요 아가야들이요

    더운데 아가야들 뽀송뽀송 잘 키우셨습니다

  • 김혜경
    '12.8.22 10:39 PM

    진짜 많이 컸죠??
    저야 뭐 한게 있나요, 아이들 어멈이 진짜 고생 많이 했죠. 아무리 제 자식이라도 그렇게 한번도 찡그리는 일 없이 돌보기 쉬운 건 아닌데...

  • 14. 요조숙녀
    '12.8.23 10:05 AM

    쌍둥이인데도 참 쉽게 키우시는거 같습니다.

    전 지금은 다큰아들들이지만 시어머니랑 같이 길렀는데도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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