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저희 집은 매식(買食)입니다.
점심에는 냉장고에 남아있던 밥 한그릇 전자렌지에 데워서 있는 반찬으로 때웠는데요,
저녁은 남편이 비빔밥을 사먹자 하네요.
저희집 근처에 비빔밥을 꽤 괜찮게 하는 식당이 있어요.
거기서 먹으면 놋그릇에 담아서 제법 근사하게 해주는데요,
낮에 잠깐 딸네 쌍둥이 봐주러갔다오다가 미리 전화로 비빔밥 포장주문했고,
바로 받아서 가져왔는데요, 이집은 이렇게 줍니다.
비빔나물, 밥, 국, 물김치, 김치, 고추장..
비빔나물은 큼직한 용기에 담아주기 때문에 바로 밥을 여기다 쏟아서 비비면 되니까 설거지도 수저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저녁을 때웠습니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이렇게 때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김치냉장고 안에 며칠전에 사다놓은 삼겹살과 닭가슴살이 있어요.
김치냉장고 안이라고는 해도 날씨가 날씨인지라 얼른 해먹어야해요.
내일쯤은 닭가슴살 삶고, 해파리도 손질해서 냉채를 한접시할까 생각중인데요,
이게 요즘은 늘 생각뿐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마음은 요리를 할 것 같은데, 막상 불앞에 서면..ㅠㅠ...
큰 맘 먹고, 내일은 요리를 좀 할까 하고, 육수 올려놓았습니다.
냉동실을 뒤져보니 그동안 모아놓은 황태 대가리 다섯개가 나옵니다.
황태 대가리에 양파, 파, 다시마를 넣고 끓이는 중입니다.
이 육수에 도토리묵과 참기름 양념한 김치 올려 묵국수나 시원하게 해먹어볼까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