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말만 있었던 제 다섯번째 책, 얼마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늘이 두쪽 나도 오는 6월15일까지는 원고 전체를 넘겨야 하는데..
흑흑...큰 일 났습니다...전혀 진도가 나가지질 않네요...어흑~~
어림잡아서 200자 원고지로 1천5백장 정도는 써야..
(저..종이원고지에 원고 안씁니다, 컴퓨터로 씁니다, 종이 낭비 하지 않으니까 걱정마시길~~ ^^)
1천5백장 정도는 써야, 추려낼 거 추려내고, 고쳐쓸 거 고쳐쓰고 해서 한권의 책이 될 것 같은데...
(남들 처럼 사진이 중심인 책을 만들면, 원고 적게 써도 될텐데, 저는 꼭 이렇게 글이 많은 책을 쓰게 되어서..ㅠㅠ)
이제 겨우 400장 밖에는 못썼습니다. 우째야 좋을지...
첫책을 쓰던 2002년에는 밤을 꼴딱 새워가며 하루에 200장도 써본 적이 있는데, 이제는 체력이 받쳐주질 않네요.
정말, 죽어도 인정하기 싫지만...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증거인가봐요...ㅠㅠ...
스트레스만 만땅이고, 진도는 안나가고..
에라, 맛있는 거 먹기나 하자..하고 나가서 돼지고기 삼겹살 수육용으로 사와서, 주물냄비에 쪘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엄마 손맛 흉내내기 했습죠..^^
엄마는 돼지고기 삶으시면 베보자기나 면보자기에 싸서 돌로 눌러 기름을 더 빼준 다음 썰어서 상에 올리셨어요.
지난번 아버지 제사때에도 그렇게 한 삼겹살수육이 어찌나 맛있는지..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저는 늘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돼지고기를 삶거나 쪄서 그걸 돌에 눌러놓은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한번도 엄마의 방식을 따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면보자기에 싸서, 돌은 없고, 대신 주물냄비로 눌러 놓았습니다.
역시..이것도 연륜이 필요한가봅니다.
엄마는 푹 삶아서 눌러, 먹기가 딱 좋았는데,
저는 그냥 먹기 딱 좋을 정도로 찐 걸, 눌렀더니 좀 단단한 느낌이 들었어요.
오늘 수육, 100%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부단히...엄마를 흉내내려고 노력하면...저도 엄마의 손맛을 따라잡을 수 있을거라 믿고 기운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원고는 어쩐다, 에라 오늘까지 놀고, 아니, 이번 주말까지만 놀고 담주부터 열심히 하지...
요렇게 스스로 위안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