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며칠전 희망수첩에, 주발이라는 단어를 썼더니, 해든곳님께서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라고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생각해보니, 정말 저도 참 오랜만에 주발이란 단어를 쓴 것 같아요.
예전에, 저희 친정어머니께서는 남자들에게는 주발에 밥을 담아주고,
여자들은 합에 밥을 담아주셨어요.
(이게 정확하게 맞는 풍습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주발은, 위로 봉긋하게 솟은 뚜껑을 가진, 밥그릇과 뚜껑이 한 쌍인 그릇이고,
합은 주발에 비해서 납작하게 퍼진 뚜껑을 가진, 밥그릇과 뚜껑이 한 쌍인 그릇입니다.
요즘, 딸아이가 무슨 날이면, 제 생일,어버이날, 추석이나 설 명절에 제게 주는 용돈으로
유기를 사서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번 제 생일에 준 돈으로 유기 사러 가서,
예전의 합과 주발 생각이 나서 사두었더랬습니다.
합과 주발을 사면서, 우리 전통 베개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베개모도 둥근것은 남자용, 사각형은 여자용 이잖요.
지금이야 침대생활로 그런 베개를 쓰지 않지만요.
흔히 남자는 하늘로, 여자는 땅으로 일컫는데,
베개도 그렇고 밥그릇도 그렇고,
남자는 하늘을 상징하는 원형이나 혹은 봉긋 솟은 것으로,
여자는 땅을 상징하는 사각형이나 평평한 것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요.
이렇게 밥그릇이나 베개에 차이가 둔 것이 꼭 남녀차별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남녀의 조화, 뭐 이런 뜻이 아니었을지..
그리고, 여자는 뭐든 따뜻하게 품는 대지를 닮았다는 건 상징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