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에 돌아다니며 소소한 것들 검은 봉다리에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것이,
제 가장 중요한 취미생활이거늘...오랜동안 이 취미를 누리지못하고 살았습니다.
주방용품을 주로 검은 봉다리에 담아가지고 다니는 남대문시장,
주로 옷가지를 담아가지고 다니는 동대문시장..꼭 가줘야하는데...시간을 낼 수 없어서...엄두도 못내고 살았습니다.
드뎌 오늘...일본서적도 구할 겸, 손잡이가 떨어져나간 10년된 버버리 가방도 고칠 겸 외출했습니다.
나간 김에 막간을 이용하여...
또 바리바리 검은 봉다리 여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 그 봉다리에는....
우선 길쭉한 빨간 쟁반을 한 사줬습니다. 모양이 아주 특이합니다.
헤헤..예쁘죠? 1만6천원 줬는데요..어디냐고 묻지는 말아주세요...설명하자면...대략난감...
뚜껑있는 유리그릇도 원형으로 하나 샀습니다.
지금도 딱 도시락처럼 생긴 사각형 유리그릇을 두개나 쓰고 있는데도 간혹 더 필요할 때가 있어서요.
이건 1만5천원 줬어요...
여기서 사족....저..물건값 진짜 못 깎습니다.
나중에라도 저보다 더 싸게 사시더라도...저 모르게 해주세용...
작은 사이즈의 채반은 쌈채소용을 장만했습니다.
저거 산 집..한 15년쯤전 그 집에서 커다란 채반 2개를 사서 아직까지 잘 쓰고 있어요.
그 생각이 나길래 대나무 꽂이 있나 가봤더니 저 작은 채반이 있는 거에요.
자기 가게의 유일한 국산이라고 하네요...같은 모양의 중국산보다 몇천원 비싸지만..국산으로 샀습니다.
6천원.
대나무 꽂이는 20개 한 묶음에 1천원이라고 해서 두 묶음을 샀어요.
지금 냄비에 담아 찬물 붓고 푹 삶았더니..노란 물이 나오네요...
값싼 중국산이라 혹시 안좋은 게 묻었더라도 이렇게 삶았으니까 괜찮을 것 같아요.
주머니가 두둑하고..시간이 좀더 있었더라면..더 많은 검은 봉다리를 가질 수 있었을텐데...
빠른 시일내에 다시 검봉녀가 될 수 있길...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