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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황태탕] 끓일 줄 아시는 분~~

| 조회수 : 7,219 | 추천수 : 429
작성일 : 2002-10-24 21:50:51
오늘 저녁 뭐해서 드셨어요?
저희는 오늘 황태탕 끓였어요.

며칠 전 이었어요, 저희집 kimys가 들어오더니 "점심에 황태해장국이란 걸 먹었는데 맛있더라!"하는 거예요.
"당신 북어국 싫어하잖아"
"아냐, 그건 맛있던데"
"뭐가 들었어? 알아야 끓이지"
"황태랑 콩나물이랑 무랑 파랑 고추랑"
"그건 기본이고, 참기름은 넣은 것 같아? 간은 뭘로 했어? 소금, 간장?"
"그건 내가 모르지"
"그럼 난 못 끓이지, 보도 먹도 못한걸..."

그렇지만 또 남편이 찾는데 어떡하겠어요.
황태 머리를 찬물에 넣고 노란 국물이 나오도록 푹 끓였어요.
다음에 황태포와 굵게 채썬 무와 콩나물을 넣고 끓이다가 조선간장과 소금을 섞어서 간을 했어요. 한소끔 끓은 다음 파와 청양고추를 넣어죠. 그런데 맛을 보니 약간 씁쓸한 맛이 도는 거예요. 전 마늘맛이 너무 강하면 황태의 시원함이 사라질 것 같아 마늘을 넣지 않았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마늘 다진 것과 미향을 더 넣었어요.

여기서 잠깐 한말씀 드리겠습니다.(수다맨의 억양을 상상하시면 더 재밌겠죠?)
저는 말입니다, 마늘이 정말 대단한 양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늘이 들어가고 안들어가고, 그렇게 맛의 현격한 차이가 날 수 없어요. 그래서 제가 가끔 kimys에게 그러죠."난 마늘같은 사람이 되고싶다"고.

오늘도 마늘의 위력 다시한번 실감했어요.

이렇게 넣을 거 다 넣고 한참 끓여서 상에 냈어요.
제가 건강담당기자를 할 때 만났던 한 대체의학을 하는 분 말씀이 황태의 해독작용은 놀라운 것이래요, 몸속 독소를 쏘옥 뽑아간대나요.
국에 약간 쓴 맛이 남아있어 국을 식탁에 올릴 때 일부러 너스레를 떨며 해독작용 운운했답니다.*^^*
하여간 전 찬밥이 한그릇 있어 거기에 밥을 말아 먹었는데 맛은 괜찮았어요. 물론 kimys나 저희 시어머니도 시원하다며 한 그릇 다 드시기는 했죠. 그런데 궁금증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도대체 그 씁쓸함은 어디서 온 걸까 하는, 황태? 무? 콩나물? 파? 청양고추? 소금? 조선간장?
저혼자 도저히 풀수 없는 수수께끼네요. 혹시 아시는 분들, 좀 가르쳐주세요!!
kimys는 범인은 청양고추라고 하는데, 맞나요??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뮤린
    '02.10.24 10:17 PM

    지난 여름 속초에서 황태해장국을 먹었는데 너무 시원하고 맛있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 봤어요. 아주머니 말씀이 다시마,무,파,양파,황태머리등을 넣어서 밤새 끓인 국물이 비결이라고 하시더군요.

  • 2. 김혜경
    '02.10.24 10:19 PM

    그럼 전 육수에 문제가 있었나봐요, 고맙습니다. 뮤린님, 그 주인 아주머니에게 들은 다른 비결은 혹시 없었나요?

  • 3. 꽃게
    '02.10.25 9:19 AM

    이거 큰 일 났어요.
    날마다 이집에 궁금해지니....

    제 생각은요 황태국의 씁쓸한 맛은 정상이라고 봐요.
    왜 재료 고유의 맛으로 생각되거든요.
    꽃게탕은 달작지근하잖아요? 그런식으로요.
    그런데 요즘 우리 식생활이 모든 음식의 맛을 자꾸만 똑같이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인공조미료를 사용하면서부터 그렇게 변하지 않았나 생각들구요.
    특히 식당에서 국, 찌개종류를 먹으면 국물맛이 똑같은 것 같더라구요. 원인은 항상 다시다종류의 조미료를 사용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제 소신(너무 비장한가요?)은 쓴맛이 나는 것은 쓴대로, 단맛이 나는 것은 달게, 떫은 것은 떫게... 그대로 먹자입니다.

  • 4. 김정랑
    '02.10.25 9:49 AM

    감자를 넣어 뮤린씨방법으로 해보세요

  • 5. 이정란
    '02.10.25 10:54 AM

    저는 북어국 끓일때 북어포를 찢은후 물에 적신후 냄비에 고추가루+참기름 넣어 볶아주다가 무넣고 그러다 나중에 물을 붓구요. 마늘넣고 나중에 소금간+간장 (조금)으로 간을 맞춘후 콩나물, 고추넣고 끓인후 나중에 계란을 풀어주죠. 그담에 마지막에 파넣구 끓이면 북어국 탄생~~~ 제생각엔 국물맛이 션한건 콩나물과 무맛 아닐까요?

  • 6. 오드리헵번
    '02.10.25 11:57 AM

    꽃게 님 말씀에 동감하고 동의합니다.
    이 집이 궁금한 것에는 동감이구요.
    쓴맛은 쓴대로 단맛은 달게,떫은 것은 떫게 라는 말씀엔 동의합니다.
    아우~ 근데 황태국 같은 걸 누가 끓여 먹나 했었는데 또 혜경님 글 읽다보니
    막 만들어봐야 겠단 생각이 드니... (3분 북어국만 끓여 주었었는데) ㅠ.ㅠ

  • 7. 김혜경
    '02.10.25 9:37 PM

    저도 원래는 정란님 방법대로 북어국을 끓이는데 우리집 kimys가 요구하는 바람에, 황태탕을...
    그런데 여러분들 의견에 용기를 얻어 원래 그런 맛이라고 우겨봐야겠어요. 그런데 파는 건 안 그랬다는데 그럼 그게 조미료 맛이 아니었나 싶네요.

    어제 TV뉴스를 보니, MSG를 많이 섭취하면 실명할 우려도 있다는데 적어도 우리집은 그런 걱정이 없어 소신대로 밀고 나가야겠어요.

  • 8. 설해목
    '02.11.1 11:14 PM

    황태탕국물은 이렇케 내셔요.
    황태는 반드시 통북어를 쓰시고,
    국물은 머리와 벗겨낸 황태껍질을 물에 잘씻어 찬물에 담가두었다
    그물을 버리지말고 다시마,무,말린고추를 넣고 슬로우쿠커에 8시간이상 끓이셔요.청량고추넣치마셔요.
    그러면 노란물이 우러나오죠.
    황태포를 고추기름에 볶다가 황태우린육수를 붓고 끓기시작하면 콩나물과 무채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음 마늘,파양념을 하시고 계란은 식성대로.
    그러나 안넣으시는거시 깔끔하답니다
    간은 전 참치액과 소금으로 한답니다.
    참 시원한 황태탕이 되죠.
    시원하고 칼칼한맛은 말린고추를 넣기때문이죠.

  • 9. 김혜경
    '02.11.1 11:58 PM

    설해목님
    황태포를 고추기름에 볶으면 나중에 국물이 발갛게 되지않을까요? 저희집 kimys가 먹은 건 붉은 색이 아니었다고 하거든요. 꼭 가르쳐주세요. 다시 해봐야겠어요.

  • 10. 박하맘
    '04.10.18 12:50 AM

    저도 항상 약간 씁쓸한 맛이 돌던데.......
    저만 그런게 아니었네요....ㅎㅎ

  • 11. 세바뤼
    '04.11.22 8:37 PM

    마늘같은 사람...
    저도 마늘같은 사람이 될래용...^^

  • 12. 잠비
    '05.2.16 10:38 AM

    황태머리로 국물을 내면 씁쓸한 맛이 납니다.
    음식점에서는 양파를 넣어 그 맛을 중화시킨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량고추는 넣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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