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늘은 그저 수다 한판...[고구마 케이크]

| 조회수 : 8,726 | 추천수 : 324
작성일 : 2002-10-21 22:43:45
오늘 모처럼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모두 같이 다닌 친구들과 점심을 먹었어요.
한 친구는 수색에, 한 친구는 무악재에, 저는 녹번동에 이렇게 모두 고만고만한 곳에 살아 자주 만날 수도 있으련만 뭐가 그리들 바쁜지 2달에 한번 보기도 너무 어려운, 그런 친구들이에요.

책이 나왔다는 핑계로 며칠전부터 약속을 잡아서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그래야 11시지만) 만나 자유로를 타고 나가서 밥을 먹고 왔어요. 직장 가졌을 때는 누리지 못하는 호사, 직장 그만 두고도 자주 누릴 수 없는 그런 사치였죠.

저희가 오늘 간 곳은 통일전망대 근처에 있는 프로방스라는 곳이었어요. 소문은 참 많이 들었는데 갈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에서야 가보게 된 거죠.
프로방스 가보셨어요? 소문 듣던대로 아주 예쁜 식당과 화사한 꽃무늬 그릇과 침구와 조화가 빼곡한 가게, 그리고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는 빵집이 타운을 이루고 있더군요.

멀리 한강이 보이고 가을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차있는 식당 2층.
열몇살에 만나서 이제 시들시들해지는 중년의 얼굴을 서로 위로하며, 잘난 척 할 것도, 숨길 것도 없이  편안하기만 한 친구들과의 점심식사. 아침에 친구들에게 근사한 점심을 사주라며 우리집 kimys는 제게 용돈까지 듬뿍 쥐어줬건만 우리 셋이 먹은 건 고작 치킨 샐러드에 오징어 먹물스파게티 해물도리아. "비싼 거 먹어"라고 권했지만 소시민의 아내들인 우리는 그렇게 먹었어요.

그나마 오늘 오후 우리가 누린 사치라면 점심 식사후의 케잌. 셋이 나눠먹은 티라미수 한조각과 고구마케잌 한조각 이었어요. 오랜 친구들과의 유쾌한 식사라서 그랬나, 고구마케잌은 왜 그리 맛있었는지...

고구마와 고구마케잌을 원래 좋아하긴 하지만 오늘의 고구마케잌은 각별했어요.

집에 돌아와서 모아두었던 요리선생님들의 레시피를 뒤지니 고구마케잌 만드는 법이 나오네요.

'재료: 으깬 고구마 3컵,설탕 3큰술,버터 3큰술,우유1/2컵,달걀 노른자 1개,호일컵

1.고구마는 껍질을 벗겨 토막을 낸 뒤 찌거나 삶아 뜨거울 때 체에 놓고 나무주걱으로 내려
으깬다.
2. 오목한 냄비에 버터를 녹이고 으깬 고구마를 넣은 뒤 우유를 부어 가며 나무주걱으로
부드럽게 치댄다.
3. 2에 설탕을 넣고 잘 섞은 뒤 튜브에 넣는다.
4. 알루미늄호일컵에 3의 재료를 예쁘게 짠 뒤 달걀노른자를 발라 그릴,오븐 토스터에
넣어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참 간단할 것 같죠?
여러분 어떻게 할까요? 친구들과의 우정을 생각하며 고구마케잌을 한번 시도해서 저희 집에서 한쪽씩 나눠먹어볼까요? 아니면 또 친구들을 졸라서 자유로를 한참이나 달려 프로방스에  다시 가서 고구마케잌을 사먹을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실래요?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임미혜
    '02.10.22 10:19 AM

    정말 분위기가 눈에 보이는 듯... 저두 이 직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간는 그런날이 있겠죠? 동창들과의 수다 맛난 음식 오늘같이 우중충한 날씨 야외로 나가 아늑한 분위기가 있는곳 정말 부럽다는 생각에 ... 오늘 집에 가서 고구마 케익 간단할것도 같은데 왠지 해보면 잘안돼요.. 나이가 50이나 다된지금 뭐 하나 잘하는게 없스니...
    세상어떻케 산건지 한숨이 나네요....

  • 2. 김기팔
    '02.10.22 2:47 PM

    프로방스, 거기 나두 아내랑 가봤는데, 정말 좋습디다.
    한국에도 이런 식당이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종업원 친절하고, 음식 값 합리적이고..
    좋은데 다녀오셨네요...

  • 3. 김혜경
    '02.10.22 11:04 PM

    기팔님은 진짜 애처가신가봐요, 그런 분위기있는 곳에 다녀오시다니...
    미혜님 기운내세요, 분명 잘하시는 것 있으세요, 지금까지 직장생활 잘 하시잖아요??

  • 4. 오드리헵번
    '02.10.23 6:06 PM

    와우 ~ 프로방스!!
    거기 저도 참 좋아해요.넘넘 이뻐서요.우리집에선 좀 멀어서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온 기분이 들게 하는 곳이죠. 뭐랄까.. 아기자기하면서도 이국적이고 색다른 느낌.
    근데 제가 하두 좋다구 하니 오히려 별로라는 친구들도 있어요.
    고구마 이것두 제가 무지 좋아하는데 요샌 한박스 사놓고 애들 간식으로 주고
    혼자 먹는 점심으로 김치와 함께 냠냠.
    둘째아이 놀이방에 간식으로도 가끔 가져다 주는데 가르쳐주신대로 정성을 살짝
    곁들여 보내야겠군요. 아이들 먹기에 부드러워 좋을 것 같습니다.

  • 5. 통일동산
    '02.10.25 5:09 PM

    저는 통일동산 이주단지에 사는데 프로방스는 우리집에서 무지 가까워요.
    근데 아직도 식사를 못해봤답니다.
    앞집 엄마와 작은 화분 하나를 사려고 잠깐 드른 것 뿐이죠.
    스파게티 좋아하는데 한번 가봐야 겠네요.

  • 6. 김혜경
    '02.10.26 9:08 PM

    통일동산님 정말 멋진 곳에 사시네요. 부러워요.
    프로방스의 먹물스파게티 한번 드셔보세요, 색은 좀 그렇지만 고소한 맛이 난더라구요.

  • 7. 박하맘
    '04.10.18 12:36 AM

    부산에 있는 친구들 보고싶어요...앙~~~

  • 8. 세바뤼
    '04.11.22 8:05 PM

    프로방스.. 집이 일산이다보니 자주 갔었죠...
    근데 요즘은 왜 그 앞에 한식집으로 발길이 옮겨지는지...^^

  • 9. 잠비
    '05.2.16 9:19 AM

    수색, 무악재, 녹번동......불광동 연신내 등 모두 그리운 곳입니다.
    젊은 시절 누비고 다녔던 동네입니다.
    정다운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 한판 늘어놓고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47 우리집 오늘 메뉴- [캠핑찌개] 24 2002/11/07 9,736
46 우리집 오늘 메뉴-[쭈삼]!! 4 2002/11/06 7,642
45 늙은 호박에게 KO패 [늙은 호박전] 14 2002/11/05 8,061
44 늙은 호박으로... 6 2002/11/04 7,616
43 [간장게장] 맛있게 만들기 8 2002/11/04 11,456
42 엄마부터 편식을 고쳐야... 9 2002/11/01 8,111
41 10월의 마지막 날 쓰는 반성문 11 2002/10/31 7,360
40 시장에 가보니 6-퀴네의 마늘소스 4 2002/10/30 9,182
39 시장에 가보니5- 감자부침가루 [감자전] 5 2002/10/30 10,234
38 사랑의 묘약 2 4 2002/10/29 6,952
37 사랑을 부르는 코코아!! 10 2002/10/29 8,044
36 눈물의 찜기 [초간단 샐러드] 14 2002/10/28 12,344
35 안면도에서 한나절... 5 2002/10/25 6,748
34 [황태탕] 끓일 줄 아시는 분~~ 12 2002/10/24 7,219
33 시장에 가보니4- 너무 예쁜 밀가루들 8 2002/10/23 8,444
32 저도 오늘 [고구마케이크] 했어요. 10 2002/10/23 9,552
31 식당에 가보니3- 한정식집 '토방'의 [해파리냉채]- 6 2002/10/23 11,587
30 식당에 가보니2-유가네 설렁탕의 [꼬리찜] 7 2002/10/23 8,359
29 식당에 가보니1- 한정식집 산들래의 [녹두묵 무침] 9 2002/10/23 13,113
28 시장에 가보니3-이탈리언 드레싱 세이커 4 2002/10/23 7,868
27 시장에 가보니 2-요리를 편하게 해주는 다시백 9 2002/10/23 8,907
26 시장에 가보니1-끝물 포도로 [포도주스]를... 11 2002/10/23 9,472
25 오늘은 그저 수다 한판...[고구마 케이크] 9 2002/10/21 8,726
24 [하이면] 맛나게 먹기 7 2002/10/20 8,499
23 돼지갈비 결과는... 7 2002/10/18 8,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