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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시장에 가보니1-끝물 포도로 [포도주스]를...

| 조회수 : 9,485 | 추천수 : 390
작성일 : 2002-10-23 00:44:37
추석 지내고 처음으로 시장보러갔었어요.
추석 지난 지가 언젠데 여태 한번도 시장을 보지 않았냐구요?
저희 집이 그렇다니까요, 냉동고와 다용도실을 털면 1개월은 너끈히 버틸 수 있을 만큼 비상식량이 많거든요.

하여튼 오늘 '시장에 가보니' 사과 배 틈바구니에 포도가 씩씩하게 버티고 있었어요.
'야 포도주스를 더 만들어 먹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너무 기뻤어요.

웰치스 포도 주스가 맛은 있는데 값이 만만치 않잖아요, 그런데 집에 만들어보면 웰치스보다 훨씬더 맛난 주스를 값싸게 얻을 수 있어요.

전 이렇게 해요.

포도를 알알이 따서 깨끗이 씻은 다음 큰 법랑냄비에 담아요. 과일잼 등 과일을 끓일 때 법랑에 하면 영양소 파괴가 적다고 하죠?
전 보통 한번 할 때 포도 3송이쯤 해요. 그래야 부담스럽지 않거든요.
다음 포도의 절반 정도 물을 부어요.
그리고 중간불 정도에서 냄비뚜껑을 열어놓고 끓이면 끓어넘치거나 하지않으니까 가스불에 올려놓고 TV를 봐도 되죠.
약 20분쯤? 집집마다 불의 세기가 다르니까, 하여간 포도 냄새가 온집안에 진동할 때쯤 나가보세요.
아마 포도껍질은 연두색으로 변했고 국물은 너무 예쁜 보랏빛 일거예요. 아직 포도껍질에 보라색이 남아있으면 조금더 끓이세요.
다됐으면 주걱이나 국자로 포도알을 살살 으깬 다음 가는체에 한번 받치세요.
그러면 씨가 모두 걸러져요. 여기까지만 해도 되지만 베보자기에 한번더 걸러내면 좋아요.

걸러진 포도주스에 설탕을 타세요. TV에서 배우긴 포도즙 1컵에 설탕 반컵을 넣으라고 했는데 그러면 큰일나요, 너무 달아요.
포도즙과 설탕을 3:1 비율 정도로 하면 맞는 것 같은데, 식성껏 알아서 하시구요.

포도주스는 즙이 뜨거울 때 설탕을 넣어 녹인다는 것만 주의하면 빛깔도 곱고 맛도 훌륭한 주스를 얻을 수 있어요.
마실 때는 물을 조금 타고 얼음을 띄워서 마시면 되요.


전 지난 추석에 이 포도즙을 넣은 송편을 만들어서 가족들의 찬사를 들었어요. 색깔이 아주 예뻤거든요.
깨를 넣을 탓인지 송편에서 포도맛은 나지 않았지만 색깔이 너무 예쁘고 다 먹고 나면 끝맛으로 아주 살짝 포도향이 스치는 것이 아주 기분좋은 송편이었답니다.

밥해먹기도 너무 힘든데 무슨 포도주스? 하겠지만 사실 그리 복잡할 것도 힘들 것도 없어요.
포도는 먹으려면 어차피 씻는 것이고, 법랑냄비하나 체하나 떠담을 때 필요한 국자와 깔대기 이정도만 설거지하면 되요.
대신 며칠동안 편안하잖아요. 한잔 딸아서 마시기만 하면 되니까...

더욱 좋은 건 냉동해뒀가다 한겨울에 포도가 그리울 때 한잔 마시면 좋다는 거죠.  

그리고 우리 82cook식구중 호야님은 포도잼 만드는 법도 알려주셨어요.
포도잼은 포도와 설턍의 비율을 1:0.7 로 한대요.
1. 포도에 물을 섞지않고 주스를 만듭니다.
2. 쥬스에 설탕의 3분의 1을 넣어 저어 가면서 강한불에서 3분의 1정도가 될때까지 끓입니다.
3. 불을 중간불로 줄여 설탕의 3분의 1을 넣고 계속 저으며 끓입니다.
4. 걸죽하게 되면 나머지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서 졸이다가 뚝뚝 떨어질 정도가 되면 찬물에 떨어뜨려 보아 잼이 흩어지지 않으면 완성 .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마토
    '04.6.14 5:02 PM

    포도쥬스를 집에서 해 먹은 적은 없어요. 막 이 내용을 읽으니 아주 예전의 사건이 기억나네요. 밤에 응급으로 2살짜리 애기를 도아주었는데, 며칠후 그 부모님이 감사의 표시로 무엇을
    싸가져다 주셨어요, 열어보니 집에서 만든 포도원액 같았는데, 포장이 조금 깔끔하지않아서
    도저히 먹게 되지를 않았어요,( 쬐끔 그런 면에서는 까다로워..)
    두병인가 그랬는데, 그것을 그냥 버렸어요, 그 정성에 너무 미안해하면서...왜냐면 그 부모님 행색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보였는데, 최대한의 성의를 표한 것 같았거든요, 그 때 제가 살림을 할 줄 알았으면 최소한 그 아까운 것을 버리지는 않았을텐데..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 젊은
    부모님의 정성을 못 받아드린게 마음에 걸렸어요....그냥 먹어도 됬을텐데.. 그 때는 좀 유난스러운 성격에...

  • 2. 재은맘
    '04.6.29 3:16 PM

    포도철이 되면 포도주스 한번 해봐야 겠네요..
    타이머신 놀이 하니..너무 재밌는것 같아요...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 드네요..ㅋㅋ

  • 3. 김혜경
    '04.6.30 12:13 AM

    재은맘님 꼭 해보세요..웰치스 포도주스 못먹게 됩니다.

  • 4. 박하맘
    '04.10.18 12:39 AM

    지영이가 봉지채 밟아버린 포도 두송이 .......바로 실습들어감다...

  • 5. 박하맘
    '04.10.18 11:49 AM

    포도쥬스대성공!!!!1

  • 6. 램프레이디
    '04.10.19 8:34 AM

    포도 주스도 만들었고, 머루주스도 맹글었고, 감사^^

  • 7. 세바뤼
    '04.11.22 8:07 PM

    우와~~포도쥬스..
    저희엄마가 유일(??)하게 잘하시는거예요..
    아빠가 무지 좋아하시거든요...^^

  • 8. 마가레뜨
    '05.1.15 11:45 PM

    우와~ 포도쥬스.... 저두 엄마가 가끔해주시던거네요.
    저도 나중에 해봐야겠어요..ㅎㅎ 왠지 저도 타임머신타고온기분..

  • 9. 잠비
    '05.2.16 9:22 AM

    2005년 여름에는 포도주스를 만들어 보기로 결정.

  • 10. 석두맘
    '05.3.23 1:53 PM

    토마토 냄비에 하면 좋을것같네요.. 재질도 법랑같은(금속아닌)재질이공..

  • 11. 원추리
    '11.5.23 9:57 PM

    저 이거 샘한테 배워서 여러번 해먹었어요
    아주 맛있었어요
    처음에 만들어 놓고 신기해하던 생각에 웃음이,,,,

    82쿡 덕분에 여러가지 많이 배웠어요
    이사이트를 만들어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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