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지인들과 여행사를 통해 처음 통영땅을 밟아봤는데, 유람선을 타고 소매물도와 한산도를 거의 눈도장만 찍다시피하고 돌아와 아쉬움이 많은 곳이었기에 꼭 여유있게 다시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거든요.
여행 준비는 주로 '김장주의 통영여행'과 몇몇 블로그를 참고로 했답니다.

시내에 들어가기 전에 한 곳을 들렀다 가기로 하고 처음 찾은 곳은 '안정사'.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천년고찰이라는데 생각보다 규모도 작고 분위기도..저로선 왜 추천했는지 모를 곳이었습니다.

다만 특이한 점이 있었다면 입구에 '안정궁 박혁거사...'플래카드를 보고 '안정궁은 뭐고 혁거세도 아니고 뭔 소리여' 했는데 대웅전 아래쪽 오픈된 건물에 박정희 전 대통령부부의 대형 사진이 걸린 걸보니 그분들을 모실 공간을 마련하기위해 시주를 받는 것 같았어요. 참 여기가 경상도였지 했다는..

가는 길에 관광안내소가 있어 안내책자를 받아들고, 강구안 바다와 통영항이 한 눈에 들어온다는 동피랑 벽화마을을 찾았습니다.

동피랑은 항구의 동쪽 벼랑이라는 뜻이라는데

블로거들의 사진에서 보여지는 그림의 색감때문에 큰 기대없이 찾아간 곳이었는데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훨씬 좋은 곳이었어요.

샤방샤방, 아기자기한 거 좋아하는 딸아이가 특히 좋아했던 곳이랍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추천 맛집인 '통영박여사해물탕(무전동,055-641-5532,****)'에 가서 해물탕을 먹었는데 해물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가족인지라 크게 만족하지는 않았어도 싱싱한 해물맛이 괜찮았답니다.

점심을 먹고 케이블카를 타러 미륵도로 넘어갔는데 1시간정도 여유가 있어 '전혁림 미술관'을 먼저 들렀습니다.

미술관의 외벽은 모두 전혁림 화백의 그림 타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얼마 전 TV프로그램에서 그 분과 작품을 먼저 접해서인지 괜히 더 친숙하고 반갑더라구요.

단청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는 화가의 그림은 색채가 강렬하면서도 어린아이처럼 순수함이 느껴지고, 재미있고 귀엽기까지해서

저처럼 그림에 조예가 없는 분들도 통영에 가심 꼭 한번 들러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곳이예요.

이젠 예약 시간이 다 되어 케이블카를 타러 갔는데 날씨는 점점 심각해지더군요.

첫 날만 비 예보가 없길래 '통구리'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해 놓았기때문에 안 탈수도 없는지라..

그런데 케이블카를 타자마자 급기야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더니

위에서는 이렇게 연출된 모습만 구경하다 돌아내려왔다지요.
이번 통영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라 혹시나하고 정상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결국 다음에 또 와야한다는 빌미를 제공해주더만요--;;

미륵산에서 내려와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미래사'에 들렀습니다.

남양주 수종사 가는 길을 연상케하는 경사가 급한 비탈길을 한참을 올라가 주차를 한 다음 편백나무 숲길을 지나 만난 아담하면서도 아늑한 절이예요.

여긴 여유가 되시면 한번쯤 들러도 좋을 곳이라 생각되는 곳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울 식구들이 좋아하는 회를 먹기위하여 미리 예약해놓은 '유락횟집(미수동,055-649-0991,*****)'에 갔어요.
강추한 맛집답게 음식들이 모두 깔끔하고 맛있었는데 미리 알아두어야 할 점은 룸이 3~4개 밖에 없는지라 꼭 예약을 해야한다는 것과 현금 결재만 가능하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