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남쪽 유럽 대륙 이야기-그라나다, 스페인

| 조회수 : 2,239 | 추천수 : 135
작성일 : 2010-06-17 06:54:08


어디까지 왔었더라 ? 생각해도 생각이 안 나길래 오래전이 되어버린 게시물을 다시 훑어봤습니다.
아프리카를 뒤로하고 유럽 대륙의 남단 이베리아 반도에 내렸었더군요.





기차를 타고 안달루시아의 경관에 넋을 좀 빼고 나니, 남쪽의 석류 그라나다에 도착했습니다.
금방이라도 뒤를 돌면 아프리카가 있을 법 한데,
저를 반기는 도시는 또 전혀 다른 인사를 건넵니다.






중세를 건너 바로 르네상스 이후로 넘어온 느낌이라고 할만 합니다.

위풍당당하고 강력하고 부유한 교권의 상징





그것도 옛날 이야기인가요.......

신도 없고, 사랑도 없다고 합니다.





현대를 사는 이 곳 사람들은 살기가 퍽퍽한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그라나다에서는 퍽퍽한 현대도, 치닫던 교권의 강력함도 잊게해 주는
오래 된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이 곳은 그라나다를 한 눈에 담을 수가 있습니다.






[ 칼리프의 궁전 알함브라에 올라서 ]

눈에 가득 들어오는 안달루시아의 도시 풍경에 가슴이 뜁니다.
이 지역은 8세기에서 15세기까지는 강력한 이슬람 국가를 형성하고 있었답니다.
따져보면 15세기에서 지금까지 교권이 우세했던 시간 보다, 이슬람이었던 시간이 긴 지역이기도 합니다.





유럽에 왔지만, 아프리카 모로코의 감동이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궁전 구경~~
높은 언덕에 자리잡고, 철통 같은 성벽에 둘러싸인 칼리프의 궁전 안은
겉모습과 대조적으로 너무나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별이 빛나는 ‘벽’






별이 빛나는 ‘바닥’






별이 빛나다 못해 불꽃이 팡팡  터지는 듯한 ‘천정’

왕비의 방이던가 ? 공주의 방이던가 그랬는데… 제 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떡살 같기도 하고요~






무른 나무로 만들어도 쉽지 않을텐데, 돌을 파서 이렇게 예쁘게 만들었네요.






모로코에선 못 보던 꽃모양이 등장하기도 하네요.






이후 다른 신을 섬기는 권력자들에게 궁이 넘어 가기는 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성을 모조리 파괴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뭔가라도 남기고 싶으셨나 봅니다. 형이상학적이고, 기하학적인 것과는 차원이 좀 다르군요 ㅋㅋ






고려청자 같은 색의 연잎 분수에 물이 찰랑찰랑 합니다.






각종 신기한 모양의 독특한 타일 구경도 재미있습니다.






손으로 하나씩 그린 타일을 보면서 이 생각 저 생각 해 봅니다.  
수백년전 타일에 그림 그리던 일꾼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
왜 토끼랑 백조를 골랐을까 ? 등등등이요...






구경 온 사람들의 입을 모조리 벌어지게 하는 특이한 효과가 있는 장식.

알함브라 궁전의 트레이드 마크 벌집 모양 천정 장식입니다.
그 옛날에는 벌집 구석구석까지 채색이 되어서 ‘화려함’이란 이런 것이다 ! 를 보여주는
건축 장식 사상 최대의 히트작입니다. 물론 모로코 페즈에서 전수받아 온 기술입니다.

그래서 아프리카 북부를 여행과 스페인 남부 여행을 같이하면 감동과 전율이 두 배 세배가 된다는 사실 !  





도대체 어떻게 이런 기술과 과학적 디자인이 인간의 두뇌에서 창조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요 ?  
기술과 과학이 아름다움을 창조한다는 이 섬뜩한 느낌은 쉽게 가시지를 않습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기하학적 무늬의 연속





알함브라의 마스코트( ?) ‘사자의 정원’에 왔는데, 아니 사자 4마리들이 출장을 가셨네요 ㅠ..ㅠ

텅빈 유리 보호 장치가 쓸쓸해 보이는군요,
언제 다시 가서 사자들을 구경할 수 있을까요 ?



15세기말에는 스페인의 두 왕국, 아라곤과 카스티야 왕국이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 왕조를 밀어냅니다.
이후 가장 보수적인 카톨릭 국가의 통치가 시작이 되었었습니다.
두 가문의 외손자 카를로스  5세는 신성로마 황제 타이틀까지 거머쥐고 유럽 북부에서
이베리아 반도에 이르는 지역의 통치자로 군림합니다.  

그라나다에 도착한 이 북쪽의 카톨릭 황제는 이슬람의 상징인 알함브라의 일부를 부수고
본인의 이름을 붙인 르네상스 스타일의 궁전을 지었습니다.
지금은 황권의 상징은 바래고, 무슨 공연이 있는지 의자를 빼곡히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궁전을 더 잘 보기 위해서 궁전을 내려 옵니다.

산을 내려와 마을을 건너 낮은 동산에 올랐습니다.
해가 지려고 하네요.





구름이 많아서 특별히 예쁜 노을은 지지 않았지만,
하나씩 하나씩 조명등이 들어오면서 중세에서 현대까지 아우르는 광경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 그라나다 구경을 마칩니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늘재
    '10.6.17 7:56 AM

    우연이 두 번 겹치면 필연이라고 하던데...
    일등의 행운이 두 번씩이나 겹치니,,오늘 평생 사 보지 않았던 뽁꿘?? 이라도 사 볼까요??ㅎ

    요모 조모 예습이다 생각하고 자세히 읽어갑니다...
    꼭 예습이길 희망 하면서요,,,, (언젠가 갈 날을 꿈 꾸며,,, )
    실제로 본다면 입에서 쩍~~ 소리나 날듯한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벌집 모양 천정도,,, 아름다운 타일 무늬도,,, 말이죠,,

    "궁전을 더 잘 보기 위해 궁전을 내려옵니다..". 라는 멘트가
    웬지 철할적 뉘앙스를 풍기는~~~ㅎ

    늘~~
    감사히 생각하며 보고 있답니다,,,

  • 2. momo
    '10.6.17 7:58 AM

    짚시의 언덕에서 알함브라를 바라보고 찍으신 걸까요?

    같은 곳을 다녀왔으면서도 내놓을만한 사진이 없는 저는 부끄럽습니다,,ㅠ

    글도 좋고 사진도 너무 잘 찍으셨어요~!!

  • 3. 열무김치
    '10.6.17 8:56 AM

    하늘재님, 2관왕하셨네요, 정말 히히
    꼭 실제로 보시게 되어서, 멋진 장관 앞에서 입 안다물어지는 경험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momo님 ^^ 집시의 언덕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배가 고파서 식사할 곳을 찾다가 올라간 곳인데,
    "미라도르" 전망대라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
    웬지 좋은 사진 꽁꽁 쌓아두고 계실 것 같은데요 ? 정리하시기 귀찮으셔서 그러시지요 ?ㅋㅋ

  • 4. 소박한 밥상
    '10.6.17 10:49 AM

    수박 겉핧기로 따라 다니면서 설명도 봐야할 것도 놓치고 기억에서 아스라해지는데
    본인 체력과 지적 호기심이 관건인 자유여행에서도
    놓치신 것 없이 ....... !!!!!!!!

  • 5. 사랑두리
    '10.6.17 10:52 PM

    음악 너무 좋은데요~~스페인 가고싶어요~~

  • 6. Clip
    '10.6.18 12:28 AM

    오랜만에 와도 역시 이곳이 좋아요.
    안달루시아 너무 멋지군요. 그라나다의 도시 색감도 밝으면서도 차분한 느낌이들어요.
    어디선가 테너가수의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아요. ^0^

  • 7. wrtour
    '10.6.18 1:10 AM

     



    그라나다가 스페인어로 석류라는 뜻이죠. 어디선가는 무어인의 아랍어라던 기억도 있는데 말이죠. 백조야 그렇다손치더라도 토끼 문양은 뭔 뜻일까요?
    다산일까요.
     Granada Augustin Lara (1900 -1969)
    테버, 분덜리히 *'멕시코의 어빙 벌린' 로 불리는 아구스틴 라라의 1932년 작품.  안달루시아 지방의 그라나다의 풍물과 춤추는 아가씨의 모습을 그리고있다.
     아름다운 하늘이 부르는 그라나다.
    그녀의 멋진 추억이 담긴 그라나다.
    빛나는 햇빛과 꽃, 그리고 노래가 넘치는 나라.
    밤이 되면 별은 반짝이고, 많은 기타가 부드럽게 하바네라를 연주하네.
    그라나다, 다시 한번 살고 싶어라.
    오래된 영광과 로맨틱한 기쁨의 나라.

  • 8. 열무김치
    '10.6.18 8:14 AM

    소박한 밥상님, 그거시.... 긍께...저도 자꾸 까먹응께 아까바서 이렇게 줌인줌에 올리면서
    사진도 다시 보고, 지도도 다시 보고, 기억도 해 보고...그러고 있지용.
    저라고 어떻게 그 많은 것을 어떻게 한 번에 다 알고 다 보고 느끼고 왔겠어요...
    보고 온 것이라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을 바짝 바짝 해 봅니다.

    사랑 두리님 ^^ 스페인 한 번 가셔야겠어요. (제가 바람 막 넣어 드리고 있어요)

    Clip님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리지요 ?
    wrtour님께서 이렇게 드라마틱한 그라~~~나~아~~다~~아~~를 붙여 주셨어요.
    저 높은 곳에 올라서 들으면 정말 감동 200%겠어요.

    wrtour님 백조 토끼 말고도 각종 동물 타일들이 있었어요.
    궁전내에 동물원을 들일려고 그랬을까요 ?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
    음악 정말 감사합니다 !

  • 9. cocoma
    '10.6.18 6:38 PM

    전날 와인한병 마시고 숙취로 헤롱헤롱 하다 사자의 정원은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왔네요.. 알바이신에서 차한잔 하면서 알함브라 궁전 보는것도 좋아요..스페인에서 살아보는게 소원이예요.. 내년에는 짧은기간이라도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프로젝트에 도전해 볼라합니다..

  • 10. 열무김치
    '10.6.19 12:45 AM

    cocoma님 ^^ 저는 스페인 와인이 박카스처럼 그 날의 피로 쏴~악 풀어 주던데요 ㅎㅎㅎ
    저도 스페인에서 살아 보고 싶기도 해요.
    그 기나긴 저녁 식사 시간을 저도 한 번 매일 누려 보고 싶어요 ^^ 언젠가는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3379 죽을 수 없는 비애........ 5 꿀아가 2010.06.18 2,038 151
13378 노랑꽃 위에~ 10 안나돌리 2010.06.18 1,501 141
13377 잠깐 짬을 내어서 그림을 보다 2 intotheself 2010.06.18 1,858 231
13376 느리지만 해냈다...하하하 4 happy1004da 2010.06.18 1,872 165
13375 이유를 알고 싶어요 7 여차하면 2010.06.17 2,034 183
13374 시작하자 마자 끝. 3 꿀아가 2010.06.17 2,080 143
13373 아가 사진 올려봐요.. 8 소금인형 2010.06.17 1,990 108
13372 직장내에 나타난 야생 너구리 새끼들 6 훈이민이 2010.06.17 2,713 165
13371 다른 유럽 이야기 - 삼천포 ? 7 열무김치 2010.06.17 2,123 168
13370 남쪽 유럽 대륙 이야기-그라나다, 스페인 10 열무김치 2010.06.17 2,239 135
13369 잘못된 정보 탓에 ? 혹은 덕분에 ? 3 intotheself 2010.06.17 1,666 179
13368 2010.6.15 초록 (추가, 연꽃과 수련 사진몇장) 10 노니 2010.06.16 2,558 188
13367 그리워하다 5 회색인 2010.06.16 1,971 183
13366 개 선장 [실제사진] 4 어부현종 2010.06.16 2,279 121
13365 이런메세지가 자꾸뜨는데요..? 1 어제도오늘인듯 2010.06.16 1,440 193
13364 수요일의 요리 강습 3 intotheself 2010.06.16 2,166 209
13363 전남 순천 선암사~계곡입니다^^* 9 랑이맘 2010.06.16 2,295 102
13362 2010.6.15 뭉게구름 5 노니 2010.06.16 1,651 169
13361 늦봄 초여름의 빠리 2010 14 열무김치 2010.06.16 2,403 136
13360 영화 시~~아녜스에게 바치는 꽃 한송이 10 안나돌리 2010.06.16 1,560 132
13359 천사가 배달왔어요 8 마실쟁이 2010.06.15 2,280 151
13358 꼬리에 꼬리를 무는 5 intotheself 2010.06.15 1,624 182
13357 엄마의 짬 ~~~~~~~~~~~~~~~~~~ 5 도도/道導 2010.06.15 1,623 147
13356 노래를 불러주는 녀석 7 여차하면 2010.06.15 1,806 200
13355 살벌한 금연 광고 정보의바다 2010.06.15 1,562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