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확정된 것이 없어서요) 수필가 피천득님의 외손주라는 것으로 연주실력이외에도 이야기가 되고 있는
스테판 제키의 독주회였는데요 그의 연주는 이전에 한 번 들은 적이 있어서 기대를 안고 갔지요.
그러나 소리가 약해서 대공연장에서의 연주는 놀라운 기교에 비해 연주장을 장악하는 파워는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 연주였습니다.그의 연주보다 반주자로 나온 피아니스트의 강렬한
연주에 더 귀가 쏠렸으니 뭔가 이상한 연주가 되어버린 것일까요?
끝나고 바로 해산하기 아쉬워서 음악회 멤버들끼리의 송년회를 간단하게 하기로 했지요.
벨리니라는 곳에서 지난 번에 마신 한 잔의 맥주가 맥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게도 기억에 남아서
그곳으로 가자고 권한 다음 배병우 소나무 사진이 걸려있는 자리를 일부러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눈 시간
음악이 우리에게 무엇인가에 대한 것,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렇게 음악을 통해서 만날 수 있기를
그런 이야기들을 나눈 날이기도 했습니다.

금요일 예술의 전당에 갔을 때 잠시 들러본 음반가게에서 구스타보 두다멜의 새로운 디브이디를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존 아담스의 시티 누아르가 곡인지도 모르고,아니 이 음반에서는 왜 구스타프 말러의 곡 하나만
수록했을꼬? 그렇다면 말러의 곡은 이미 갖고 있는 것이 있으니 어찌해야 하나,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인터미션때 다시 갔지요.물어보니 존 아담스는 살아있는 작곡가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 음반은 두다멜이 2009년 LA필하모니의 음악감독이 된 기념으로 취임콘서트를 연 것을 녹화한 것이라고요.
그것만이라면 그냥 두고 나오련만 환영합니다,두다멜이란 다큐멘터리가 궁금해서 결국 구해왔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맛보기로 잠깐 들어보고 일요일 오전 조용한 시간을 잡아서 제대로 다 보았습니다.
특히 다큐멘터리에서 발견한 것은 그가 LA에서도 역시 yola란 이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것
베네수엘라의 프로그램을 본 뜬 것으로 그 지역의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오케스트라를 시작해서
연습하는 장면을 보는 순간 아하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제게 참 의미있는 일이 여러가지 있었지만 아마 평생 마음을 담아서 들어보고 싶은 오케스트라
그리고 지휘자를 발견한 것,그리고 그들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아프던 몸이 저절로 링겔을 맞고 치유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가장 인상적인 경험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인간이 링겔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말이 되지 않는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