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넘어 집에 들어왔구요.
그런데 뭔가 할 일이 더 있는듯합니다.
요즘 관악산과 접신일까요.
커피,물,포도,똑딱이 챙기고,,,입구에 도달하니 12시가 막~~
보름 후면 추석인지라 달님도 마실 떠나셨네요.
속세엔 없던 별이 산에 들어서니 1등성 몇개는 보입니다.
헉헉대길 1시간여,,,

마지막 계단을 넘었습니다.
잠에 취한 연주암 처마가 빼꼼이 인사합니다.

후레쉬 없이 요사채 마루~~

마루에 덥썩 주저앉았습니다.
이처럼 사찰에 마루가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영종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강화도 정수사 정도.
대청마루라 불러도 좋을 만큼 널널합니다.
홀로 앉아 젖은 상의도 갈아입고 커피도 마셨습니다.
문 안에선 zzz~일 터,,,살.금.살.금~~






맞은 편 전각의 연등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형형색색 서까래 단청이 붉은 연등을 만나 천상을 만들었습니다.
법당은 부처의 상주처이니 곧 극락입니다.
단청에 연등을 더하니 환상입니다.
그리 고울수가요.

대웅전엔 10여분들이 보입니다.
수능 때문입니다.
야밤,,,여느 산사는 적막일진데 기도발이 끝내주나 봅니다.
엉뚱하게도 숭례문이 생각납니다.
야간 화재는 걱정없겠다 했습니다.

부처님 손이 정상이 아닙니다.
많은 손으로 중생을 보살피려,,,
전례의 도상(圖像)이 있을진데 이곳 성상들은 좀 혼란스럽습니다.
종교에 순혈은 없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고 줍니다.
토속 신앙도 습합의 형태로 고등종교에 DNA를 심습니다.
알고보면,
저 부처님의 손도 이집트 투탕타맨 시대 까지 거슬어 오릅니다.
그리스 거쳐 인도까지.
태양신의 아들 파라오 투탕카맨 무덤에서 가족이 태양의 빛을 받는 금칠한 목조각이 나왔는데,
태양신은 수십개의 빛의 손을 쏘아 이들을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무려 기원전 1300년 전입니다.



법당의 격자무늬 창,,,
은은하게 빛을 베어낸 한지가 멋스럽습니다.
한지는 방음,방온,,,여기에 방안의 습기를 내보내는 투습 기능도 뛰어납니다.
한지에 기름을 먹이면 기름종이가 됩니다.
조선조 궁궐에선 겨울 온실의 유리 대용으로 사용 화초,채소를 재배했습니다.
현대식 온실의 최초가 네덜란드인데 이보다 1백여년 빠릅니다.
그래서 네덜란드가 화초 강국일까요???

연주암서 400여미터 정상에 연주대가 있습니다.
사진 왼쪽 위 불빛이 바로 연주대.
이하는,
연주대에서 찍은 사진.
정상엔 얼마나 바람이 부는지.
그러나,,,,
지금은 천상천하 내가 독존입니다.


우는 과천 서울랜드,경마장,,,,좌는 양재.
하얀 건물이 LG기술연구소,옆이 현대자동차,농협 하나로마트 등등

한강대교~~동호대교 일대.


마포~여의도~관악구~양천구 일대
멀리 길다란 노란 불빛은 강변북로~

정상 바로 아래 연주대 입구,,,멀리는 과천.

계단 따라 내려가니~

바위에 홈을 파 감실을 만들고 부처를 모셨습니다.
바위나 벽면에 홈을 파 성상을 모시는 곳을 감실(龕室)이라합니다.
龕,,,,파자하면 집 안에 용이 있는 형상입니다.
문화사적으로 신의 형상화도 동시대인을 닮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려시대 강건한 철불이 사찰을 발원한 지방호족을 반영했듯이.
르네상스 전후 예수를 동시대 모습으로 표현하려했듯이.
짜리몽땅한 키,
도톰한 볼,
성형한 코,
짖고 선명한 눈썹 라인,
붉은 입술,,,,
연주대 주된 고객 아지매 신도들을 반영했나봅니다.

해발고도 629미터에 2시가 넘었는데도,
3,4평 규모의 법당 안엔 불자들로 꽉~
뭘 저리도 간절히 소원하는 걸까요.
--------------------------
3시 넘어 하산하는데 돌발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중간 쯤 렌턴 빛이 현저히 약해지더니 완전히 먹통으로.
빛은 사라지고 주위가 칠흑으로 변합니다.
돌,바위길인지라 지대로 임자 만났습니다.
핸드펀 불빛으로 엉금엉금~~~
내려오니 4시.
역시 야밤은 갖출게 많나봅니다.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