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보람이랑 영화보러 가기 전
백화점 7층에 올라가서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계산대에 가서 서명을 하기 전 잠시 눈길이 간 것이
벽에 걸린 달력이었는데요 macke의 그림이 있었습니다.
어라싶어서 다가가서 넘겨보니 전부가 다 그의 그림이더라고요.
참 의외다 싶었지요.
사실은 국내에 그렇게 많이 알려진 화가가 아니라서
놀라운 마음,반가운 마음이 섞였습니다.

달력을 내려서 일부러 이름을 확인한 것이 아니니
제가 생각한 감이 틀렸을 수도 있으나
눈에 익은 느낌이 그의 그림인 것 같았거든요.


마르크,칸딘스키등과 함께 청기사파에서 활동한 화가입니다.
프란츠는 마케의 그림에서 색이 그들중의 누구보다
brightest and purest tone을 보인다고 평가를 했더군요.

모자를 쓴 화가의 자화상을 보니
오늘 읽은 책이 생각납니다.
재미있는 제목의 책인데요 명화 경제 토크

사비나 갤러리의 관장 이명옥씨와 연세대 경제학과
정갑영 교수가 14점의 명화를 놓고 한 사람이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푼 다음 그 그림속에서 꺼낼 수 있는 경제와 관한
이야기를 연결하는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그 중 한 점이 바로 모자를 그린 드가에 관한 것이 있더라고요.
당시 산업화가 진행된 사회에서 모자라는 상품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를 통해서 그림속에서 당대 사회를
이야기하는 ,그런데 그것이 부조화스럽지 않고
제겐 새로운 문을 열어준 책읽기 경험이 되었지요.
아이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서 집으로 들고 왔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처럼 재미있게 읽을지는 미지수이지만요.

함께 읽는다는 말을 하고 나니 생각하는 책 한 권
바로 이 책인데요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은 다음
보람이에게 권하니 충격적이지만 재미있다고
생각할 점이 많고,그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다 수용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읽고 나니 하고 싶은 말도 많다고 하네요.
여대생도 여대생이지만 남자 대학생들이 읽으면
더 좋을 그런 책이랍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버렸네요.
다시 돌아와서 화가의 부인입니다.


화가가 그린 프란츠 마르크의 초상화로군요.
그런데 마르크에 관한 책을 읽거나 그의 그림을 보면서
상상한 인상과 달라서 혼자서 웃고 있는 중이랍니다.
인상이라니,얼마나 부정확한 것일까 하고요.

이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두 사람 사이에 주고 받은
영향이 느껴지네요.
갑자기 마르크의 그림도 보고 싶어집니다.


이 그림을 보니 마드리드의 상점가에서 느끼던 당혹감이
생각납니다.
보람이의 부탁으로 메모지를 들고 찾아간 상점
그러나 이상하게 쇼핑을 잘 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무엇을 골라야 하나,선택이 참 어렵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책방이나 음반점에 가면 마치 내 집처럼 편안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다른 곳에 가면 뭔가 잘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이번 겨울에 엄마랑 함께 바르셀로나에 가면
옷을 구경하러 갈 수 있는 좋은 가게가 많다고 좋아하는
그런 딸과 사는 엄마가 너무 모르는 것이 많으니
그것도 참 의사소통이 어렵구나 싶네요.
상점앞에서 등을 보이고 서 있는 그녀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요?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내가 본 달력속의 화가가
정말 누구일까 궁금해지네요.
다음에 영화보러 가면 한 번 더 확인해보아야 할 것 같지만
누구라도 상관없이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