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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나의 저질 굴욕 밥상

| 조회수 : 10,391 | 추천수 : 48
작성일 : 2009-03-25 15:38:03

언젠가 '밀크티'님께서 올리신 글을 보고
나도 강도령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여유있고 우아한 낮시간을 보내겠구나 라고 생각했죠.
3월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2주는 적응기간이라 오전에 와서 하루가 어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너무 바빴는데
이제 정상적으로 수업을 하니 속으로 쾌재를 불렀죠.

4시에 와도 바쁘긴 마찬가지긴 해요.
9시에 보내고 일이 있는 날엔 바로 나가고,
아니면 집안 청소하고 저녁준비 해놓고(한명이라도 없을 때 미리미리)
빵도 조금 굽고 강도령 간식 만들고 나면 4시가 금방이예요.
그리고, 새학기라 그런지 준비물은 얼마나 많은지 매일 동분서주합니다.

작년에 제 친구가 그러더군요.
딸 어린이집 보내고 나니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돋아나와 하늘을 나는 것 처럼 너무 좋다고.
날아갈꺼라나 뭐라나.

근데, 저는 아니예요.
일을 하는 날엔 그나마 밖에서 먹기도 하지만 집에 있을 땐 안 그렇네요.
강도령이 있을 때는 그나마 거하게 점심을 차려 먹었던 것 같은데
이젠 뭘 먹을지 고민도 되고 해먹는 건 더 귀찮고 그저 때운다는 말이 맞겠죠?





인스턴트 음식 안 좋아하는데 남편이 하도 졸라서 사놓은 군만두 몇 개 굽고,
찬밥 한공기 김치볶음밥 후다닥 만들었습니다.
것도 예쁜 그릇에 담아 먹는 게 아니라 냄비째.아웅..

둘째가 태어난 후로 항상 저는 밥을 서서 먹어요.
역시나 우리 딸 등짝에 딱 업고 말이죠.
저는 아무렇지 않은데 보는 사람들이 너무 불안해해서 쬐금 민망하기도 해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끼 때웠습니다.
회사 다닐 때 사내 식당이 너무 그리워요.
그땐 부실한 메뉴라고 맨날 욕했지만, 매일 매일 다른 메뉴 주는 곳은 바로 그곳 뿐입니다.
아흐~~~

다른 분들은 점심 어찌 차려드시는지 궁금해요.
저의 사내 식당이 되어 주실 분은 정녕 없으신지..흑흑.
우렁각시가 부러워요.

*뱀꼬리: 이런 즈질 사진으로 말미암아 키톡의 질을 떨어뜨리는게 아닌지 심히 걱정됩니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주나라
    '09.3.25 3:48 PM

    아이 얼집 가고 나니 엄마 밥상 더 부실해 진다..빙고인데요..
    저는 차마 여기 올릴수도 없게 해서 먹어욤...쩝쩝..
    그냥 대충 국 있으면 한그릇 대충 말아서 대충 먹고..
    아님 군것질...
    그리곤 그나마 같이 밥먹는 저녁 되면..반찬 이것 저것 좀 하긴 하는데..
    아침 저녁 부실하게 먹으니 저녁 과식...^^;;

    저도 아이 얼집 가고 나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엄청나게 계획 많이 잡아두고..
    또 얼집만 가면 집이 백옥 같이 빛날줄 알았는데 음...
    그냥 이번에 알았어요..
    원래 백옥 같이 해 놓고 사는 집은 애가 있어도 백옥같이 해 놓고 살것이요...
    원래 어지럽게 사는 집은 애가 없어도 그렇게 산다는것을요..

    아이 이번에 얼집 보내고 나서...
    확실히.. 저는 제가 게을러 청소며 살림이며 안하고 살았다에 한표 던지며...
    저는 딸래미 9시에 가서 2시 40분에 집앞에 오는데..
    그 전엔 시간 엄청 많아서 뭐든 해야지 했는데.
    막상 보내고 보니 운동 두시간 같다오고..
    집에서 좀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애가 집에 왔있네요...^^;;
    생각외로.. 시간은 길지 않은것 같아용....^^

  • 2. 어여쁜
    '09.3.25 3:56 PM

    아~우주나라님 따님도 어린이집에 보냈군요.
    2시 40분에 온다면 더 바쁘겠어요.
    저는 4시에 와도 정신없더라구요.보내고 청소 하려고 맘 먹었다 좀 있다보면 1시.-_-
    전 딸이 유모차도 싫어해서 운동도 못해요.
    강도령 보내고 나면(?) 바로 유모차 밀면서 걷는 운동 하려 맘 먹었는데,
    이 놈의 5kg는 쭉 같이 가야 할까봐요.ㅠㅠ

  • 3. REG
    '09.3.25 9:08 PM

    음, 근데 나름 세팅(?)하신 거 아니에요 정말? ㅎㅎㅎㅎ
    저질 굴욕이라고 하기엔 너무 예쁜 광경이라서요..

    사내식당, 언제나 맛은 정말 없는데도 꾸역꾸역 먹었던 기억이.. =,.=
    저도 고것이 매일 메뉴가 다르다는 장점은 까맣게 잊었었었었군요..

  • 4. 신갈댁
    '09.3.25 10:19 PM

    아...공감대가 확...ㅜㅜ 저도 울딸 어린이집 보내면서 정말 겨드랑이에서 날개 돋는줄 알았어요..ㅋㅋㅋ
    울신랑이 어린이집 보내놓고 뭐할꺼냐고 물어보면 청소도 반딱반딱하게 해놓고 반찬도 맹글어놓고...공주님 드실 간식도 만들어놓고...그러고 틈이 나면 뭐 배우거 다닐거라고.
    근데 딱 그렇게 한 달 살아봤나?2년이 흐른 지금...아침은 딸내미가 먹다남긴 밥 두어숟가락 먹고 하루종일 쫄쫄 굶거나...비상식량으로 사다둔 라면은 몽땅 제차지라는거...ㅜㅜ
    간식도 참 열심히 유기농 재료들 사다가 만들어놓고 했는데...입이 짧아서 많이 못먹는 딸아이 때문에 겨우 들어놓으면 딸내미 입에 들어가는건 한두개고...나머진 내 뱃살만 불리니 그것도 때려치우고 마트에서 과자 사다놓네요.
    저 오늘은 딸아이 유치원 보내놓고 아침부터 잤어요...매직데이라 그런지 꼼짝하기 싫고 잠만 오더라고요.그러다 잠이 깼더니만 어느새 유치원 버스 오기 5분전...ㅜㅜ
    하루종일 쫄쫄이 굶고 딸내미 먹는 과자 몇 개 뺏아먹다가 저녁 준비하는데 허기져서 쓰러질뻔 했네요...ㅠㅠ
    차라리 딸내미 끼고 살땐 밥이라도 제시간에 잘 챙겨먹었는데 이게 뭐하자는 짓일까요...ㅜㅜ

  • 5. 밀크티
    '09.3.26 12:38 AM

    어여쁜님, 저는 등에 붙어있는 둘째가 없잖아요.
    어여쁜 님도 두 녀석 한꺼번에 집 나서는 날에는 우아한 티타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아이가 7살이 되면 아빠와 함께 하는 태백산맥 종단 7박8일 뭐 이런데 보내버리는, 한단계 진화된 꿈을 꾸고 있답니다.

  • 6. 쭈희
    '09.3.26 5:33 AM

    저두 울아들 어린이집 보낸지 어언 6개월째...보내고나면, 온집안 배란다청소며,서랍정리들,온집안 잡다한 물건들 정리하고 버릴건버리고 할거라 계획세웠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안하고있어요...한가하면,한가한대로 드라마재방송보고,낮잠자고..아들오면,그때서야 간식만들고,저녁반찬하고..그러면 아들은 티비보고...놀아주지도못하고..늘 반성하며,낼부턴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매일 반복이네요..이 무력증을 어떻게해야하는지...혹시나 갑상선저하증이 아닌가 의심할정도였죠...울신랑은 이제사 깨달았다고...마눌이 얼마나 게으른사람인지..이제껏 아이핑계대고 집안일 잘못했는데,원래 게으른마눌이었다고...아! 낼은 꼭 화장대위와 화장대서랍정리부터 해야겠어요..

  • 7. 행복
    '09.3.26 9:32 AM

    아~~ 글 많이 올려 주세요. 동지 의식 팍팍 느낍니다. :)

  • 8. 어여쁜
    '09.3.26 9:49 AM

    댓글 읽으니 아침부터 기분이 막 좋아졌어요.
    아..나만 이렇게 사는게 아니였구나 싶어서 안도의 한숨과 동지감.
    저는 간식을 잘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점심 대충 먹고 차 한잔 마시고 나면
    신갈댁님처럼 저녁 준비할 때 배가 너무 고파서 휘청휘청거려 별도 자주 봐요.ㅋ

    REG님~이거 세팅 아인디요.
    이걸 설정 세팅이라고 보시다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사과는 어디서 튀어나온 것이며 너저분한 식탁위의 물건들.
    엉망진창 모드인데..캬캬

    밀크티님의 태백산맥 종단, 과연 전 언제 꿈꿀 수 있을런지요.
    올 여름 일단 강도령만 데리고 일본 가기로 했는데 실현이 될지도 의문이예요.

    자자..댓글 다신 모든 분들!
    82쿡 잠시 놓으시고 청소하러 갑시다요~~^^

  • 9. 반짝반짝
    '09.3.26 11:18 AM

    아들 먹여서 어린이집 보내고 아침 대충 먹고
    점심은 귀찮아서 안먹어요...--;;
    그래도 안차려도 되니까 좋아요...^^;;

  • 10. 지윤마미..
    '09.3.26 2:52 PM

    전 라면 먹으려고 라면 넣고 끓이는데 중요한 전화가 와서 통화하고 보니..
    우동이 되어 있어 우동 먹었어요. 날씨가 써늘해서..

  • 11. heartist
    '09.3.26 9:17 PM

    전 세녀석이 자기 갈데로 가버리는 월요일 아침이 너무너무 좋아요

  • 12. 하얀책
    '09.3.27 8:24 AM

    둘째 있으시구나.... 어여쁜님, 그 날개는 둘째까지 어린이집에 보내야지 솟아나온답니다. ㅋㅋㅋㅋ

  • 13. 어여쁜
    '09.3.27 11:08 AM

    하얀책님..둘째가 어린이집 가서 날개 돋는 그날엔 아마 제가 기력이 노쇠해져서
    날개가 나오다 말껄요? ㅋㅋ

  • 14. 지니쭈니
    '09.3.27 4:47 PM

    ㅎㅎㅎ 너무너무 공감되는 내용과 덧글들이라 로그인했어요~
    어여쁜님~ 저질이라니요~요리를 해드시잖아요!~전 그냥 아이가 남긴 밥에 국과 밥 더해 때운 답니다...어째 좀 멍멍밥스럽죠...--;;
    둘째가 지난 주부터 4시에 오니 지난주엔 날아갈 듯 기분이 붕붕 뜨더군요...
    그러나...이번주.. 좌절의 연속입니다..집이 깨끗해지길 하나...영화한편 보길 하나...저질체력땜에 나갔다오면 오후내내 늘어져있게 되구..
    다음주부턴 다시 기운 좀 내렵니다! 아자자 깔끔한 집을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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