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를 읽어보니 명절을 앞두고 결혼하신 82쿡 식구님들 벌써부터 맘고생이 많으신 것 같아요...ㅠ_ㅠ
전 명절 때 큰집에 안 간지 5년이 넘은 것 같네요(막내 여동생 결혼한 이후로...).
친척들이 워낙 많아서 어른들이 돌아가며 '결혼'에 대해 한마디씩 하시는데 세제곱쯤의 상처와 스트레스로 와서
아무리 제가 알아서 한다, 그만하시라 해도 한마디씩 툭툭 하시는게 너무 괴롭더라구요ㅠ
본인들은 한마디라고 생각하실테지만 친척 어른이 20명 이상인데 한번씩만 들어도 20번이 넘어요...엉엉
암튼 그래서 명절 때는 큰집에 안가고 혼자 있는데요,
명절 음식이야 엄마가 맛보라고 몇 가지 챙겨오시니 집에서는 선물 들어온 걸로 이것저것 해먹어요.
요 아이는 언젠가 고등어 선물이 들어왔을 때 고등어를 가지고 파스타를 만들어 본거예요.
요즘은 고등어 파스타를 내는 곳이 많아졌지만 예전에는 흔하지 않은 파스타였죠.
그란구스또에서 처음 고등어 파스타를 먹어본 이후 봉골레와 함께 제가 가장 자주 만드는 파스타 되겠습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바닷가와 인접한 시칠리 지방에서 생선을 이용한 파스타를 많이 만들어 먹는다고 해요.
고등어 조림보다 열배는 간단한 고등어 파스타 들어갑니다~
고등어 파스타
재료 : 손질고등어 1마리, 파스타 1인분(숏파스타보다는 롱파스타가 더 잘 어울려요), 마늘 3~4쪽(전 마늘을 좋아해서 듬뿍 넣어요), 대파 반뿌리(이날은 대파가 없어서 쪽파로~), 각종 허브, 올리브오일, 청양고추
(허브가 없으면 그냥 구이로만 하셔도 돼요)
고등어 파스타를 만들 재료들이에요.
파스타는 주로 데체코를 사용하는데 이날은 떨어져서 집에 있는 걸로~
허브는 고등어 재울 때 사용할 건데 바질이나 파슬리 정도면 돼요.
오목한 그릇에 각종 허브와 올리브유를 섞어 고등어를 잠깐 재워둬요.
그릴팬에 호일을 깔로 생선그릴에 구워주었어요.
물론 프라이팬이나 오븐에 구우셔도 된답니다.
잘 익은 고등어 구이.
요 상태로 그냥 먹어도 아주 훌륭해요!
파스타에 넣을거라 살을 발라주지요.
손질 고등어라도 내장 쪽과 몸통 가운데에 가시가 있으니 반드시 골라주세요.
마늘은 다져 쓰기도 하는데 그러면 요리가 지저분해져서 저는 도톰하게 편을 썰어요.
청양고추는 옵션인데 끝맛이 살짝 칼칼해져서 좋더라구요.
고등어나 연어 같이 생선을 이용한 파스타를 만들 땐 대파가 잘 어울려요.
생선의 비린맛을 잡아주고 시원하면서 구수한 맛을 끌어낸다고 할까...
그런데 이 날은 대파가 똑 떨어져서 쪽파로 대체~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마늘을 먼저 넣어 향을 낸 다음 발라낸 고등어살을 넣어줘요.
마늘이 익은 다음엔 파와 청양고추를 넣어주는데 안 익혀도 되는 재료들이라 살짝만 볶아주세요.
고등어 굽고 재료들 볶는 동안 옆에선 파스타를 삶아 주어야지요.
물을 넉넉하게 붓고 1L 당 소금 한 큰술쯤 살짝 짭짤하게 해야해요.
잘 익힌 파스타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주 맛나요.
그리고 마지막 과정에 이 파스타 면수를 넣어주는데 감칠맛이 더해지지요.
면 삶은 물은 다 버리지 말고 반 컵 정도 남겨주세요(1인분에 반 컵 정도).
면은 봉지에 쓰여있는 시간보다 1~2분 정도 덜 삶아 주신 후
아까 재료들을 볶던 웍에 넣어 잘 섞이도록 해주세요.
아까 면을 삶은 면수를 반 컵 정도 넣고 올리브오일을 2큰술 정도 넣은 다음
모든 재료와 파스타면이 잘 섞이면서 유화되도록 재빠르게 저어주세요(왼손은 스푼, 오른손은 젓가락!)
고등어 자체에 간이 돼있어서 간은 따로 안해도 되는데 혹시 싱거우면 소금 살짝, 후추 살짝.
면이 너무 익으면 맛이 없기 때문에 잘 어우러졌다 싶으면 그릇에 담아요.
건조된 허브를 써서 그런 지 검은 꺠를 뿌린 것처럼 군데군데 검은 딱지가 앉았네요;;
고등어가 반마리씩이나 들어간 아주 럭셔리한 파스타 완성이에용.
뭐든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좋아하는 재료를 듬뿍 넣을 수 있으니 더 좋죠^^
익숙한 맛인 고등어가 들어가서 어른들도 아주 좋아하시더라구요.
흔히 구이나 조림으로만 먹던 고등어를 파스타로 만들어보면 의외로 잘 어울려서 놀라실거예요^^
파스타는 원리만 제대로 알면 볶음밥 만드는 것보다 쉽고 여러 가지로 응용할 수가 있어요.
전에 파스타 맛있게 만드는법을 어떤 분이 올리셨는데 그걸 참고하시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생선을 파스타에 응용할 때는 고등어나 연어 같이 되도록 살이 단단한 것이 좋답니다.
올해도 선물 받은 손질 고등어가 한 박스 있는데 저녁엔 포스팅 기념으로 고등어 파스타를 만들어 볼까봐요^^
하지만 사실 고등어는 굵은 소금 툭툭 뿌려 지글지글 구워 찰진 쌀밥과 멸치 육수 낸 된장국,
잘 익은 김치랑 먹는 게 최고지요. 이 메뉴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밥상차림이기도 하구요.
이제 저녁 시간이 다가오는데 맛있는 저녁 드시구요,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