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어느날
무청이 너무 이뻐 담아온 사진입니다. 쑥쑥 자라 버린 무청 아래로 연녹색을 띠며 삐죽이 나와있는 무가
그리 이뻐 보이더라는 거죠. 저 무 청을 따다가 김치 담가 맛나게 익혀뒀다 먹으면
둘이 먹다 셋 반이 죽어도 모르는데...올해는 담그질 못해 그저 아쉬움만 남습니다.
혹시? 내년에 주변에서 "무청 김치 담가봐~~"하시면서 뜯어 주시면 얼렁 받아다가 김치 담그시기 바랍니다.
새파로니 익은 이 무청김치 맛 한 번 알고 나면 어디 무청 없나?? 하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게 될겁니다.
자박 자박한 물김치를 다른 방식으로 담가 보려고 나름대로 용을 써 봤습니다.배운거 복습하는 차원에서 시도해 보았다지요.
얼갈이 한 단. 열무 한 단. 두 단 입니다. 열무만 하면 좀 썰렁하기도 하거니와 얼갈이가 들어가면
쌉쌀한 맛이 덜~나는 듯한 그런 기분입니다. 모냥새도 이쁘고요...(경빈생각!)
소금물에 먹기 좋은 크기로 다듬어 자박 자박하게 숨 죽을 때 까지 절여놓고...
자~~이제는 국물 준비입니다.
강순의 여사 김치 전시회때 가서 배운 것입니다. 배움의 끝은 정말 끝이 없네요.^^*
미리 미리 대두콩을 물에 푹~~불려놓았습니다. 그래야 잘 갈아지니까요. 내일 물김치 담글꺼야~
하고 마음 먹으셨다면 오늘 미리 콩을 담가 놓으세요.
잘 갈아진 콩물입니다. 넉넉한 그릇에 담으시고...
찹쌀가루도 잘 풀어서 콩물 갈아 놓은 그릇에 같이 담으세요. 너무 진하지 않게 하셔야 합니다.
국물이 그냥 엷은 색깔만 난다 할 정도로요.
이렇게요..섞어서 잘 저어주었습니다. 콩물이라 저리 거품이 나네요.
센불에서 끓인 찹쌀가루와 콩물하고 섞은 것이지요.저렇게 하얗게 둥둥 뜬 것은 콩가루가 뜬거지요.
김치 담글때는 뻑뻑하게 끓여 풀처럼 넣으니 상관은 없는데 국물을 내니 저리 뜨더군요.
이 부분에서 고운 채로 걸러 주어야 하는데...(이 부분에서 그냥 밀어 부쳤더니...)
이 물을 시원하게 잘 식혀 놓으세요.
주의사항: 이 풀 물을 끓일때 절대로~절대루~ 가스 옆에서 떠나지 마세요.전화가 와도 받지 마세요.^^*
나중에 가스렌지 주변이 거의 폭탄이 되어 가스불마저 꺼져버리고 맛난 국물이 다 넘쳐 버린 주변 청소하다가 물김치고 뭐고
에이~안담가~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금방 끓기도 하지만 넘치는 거 장난 아닙니다.
쪽파도 마늘도 양파도 생강도 청량고추도 알맞게 썰어 놓으셔요.
양이 아주 많을 때는 양파나 마늘 생강은 갈아서 천 주머니에 꼬옥 싸서 넣어 주었다가
나중에 건져내야 하지만 달랑 두 단이니 그냥 썰어서 해 보았습니다.
잘 절여진 얼갈이와 열무를 맑은 물에 헹구고 또 헹구어 냅니다.
물기를 대충 밴 야채를 아예 김치통에 담아 놓으세요. 되도록 아래 쪽으로 마늘 양파랑
썰어 놓은 모든 것을 담으면 국물이 우러 나는데 더 좋겠지요.
에궁...저 하얀 가루를 걸렀어야 하는데 그냥 했더니...이쁘지가 않아요..그래도 밀어 부쳤다는...
고춧가루를 고운체에 넣고 색깔이 나도록 물을 내 주시면 됩니다.
이런 색깔이 나게요.그리고 왕소금으로 간을 맞추세요. 이 부분에서 맛을 내기가 참 어렵지만
몇 번 해 보시다 보면 그 감이라는게 올겁니다. 콩물을 넣은 이유는 달콤한 맛을 내기 위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물김치는 조금 단 기운이 있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설탕도 두 스픈 정도 넣었다네요.
흐흐흐 저 하얀 덩어리만 없앴어도 100점인데...꼬옥 거르시길 바랍니다. 안걸러도 맛은
있지만 모냥새가 얌전치 않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야채를 담아놓은 김치통에 이렇게 자작하게 부어주세요. (역시 거슬리는 하얀 콩의 흔적들...)
요즘은 날씨가 차서 그런지 밖에서 일 주일 이상 내 버려 두었더니 이렇게 맛있는 물김치가 되었어요.
아파트는 단독하고 또 다르니 잘 조절하시어 너무 시지 않게 하십시요.
국이 없어도 한 그릇씩 담아 야채도 먹고 국물도 떠 먹으니 속이~~개~~운 하네요.
항상 말씀드리지만 딱! 이것이다. 이거야~하고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집안 식구들 기호에 따라 담그시면 된답니다. 자 어때요? 어려워요? 해 볼만 하죠?(아니라구요? )
몰라요~ 그래도 한 번 해 보자구요. 자~~오늘 토요일이죠?
슈펴나 시장 한 번 나가 보세요. 이쁜 열무랑 얼갈이가 친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회원 님들께 또 일거리 안겨주는 나쁜 경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