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읽어 보고 와야겠습니다..^^ =33=3=3=33=3
시간이 좀 생기면 책을 읽고 싶었던게 많아서...
인터넷보다는 책과 좀 시간을 보냈었구요...
해가 많이 짧아져서 사진 찍기도 어렵고(대부분 저녁 상차림이라..^^)
감기 몸살도 좀 걸렸댔어요...
리플들 읽으면서 저는 많은 분들을 선물로 얻은것 같이 기쁘구요..
한분 한 분과 사귀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위로와 격려의 말씀들은 가슴에 차곡 차곡 새기겠습니다...
질문들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빠른 답 드린다고 드렸는데..
혹 빠졌거나, 못드린 답이 있으면 죄송합니다..
다음편이 궁금하다고 댓글 달아 놓으신 분들이 꽤 있으셨던지라...
또 열심히 써 내려 갑니다요...^~^


(쇠고기 민스 샀길래 양파 볶아서 넣고 계란,빵가루 넣고 치대서
오븐에 구웠습니다...동그랗게 굽다가 귀찮아서...케익 굽는데다
채워서 위에 호일덮고 마져 구웠습니다...)

제가 약국 사장님 댁에서 살림 도와 주고 있던 몇개월 동안...
얌전하게만 있었던 건 아니구요...좀 말썽도 부렸댔어요...ㅜ.ㅜ...
어리기도 하고, 꿈도 많았고, 기대도 있었고...
그랬는데..집에서 살림만 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이런일만 하니까..
우울해지고, 서글퍼 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날마다 신문을 들여다 보면서..
취직자리를 알아 보곤 했었습니다...



(쭈꾸미 볶다가 물이 많이 생기길래 우동사리 하나 넣어서 볶았습니다..
이 사진은 왜 찍었냐하면요..새로운 그릇으로 사~악 상을 차렸길래..한장~^^)
사모님이 아이와 병원에 가시거나 집이 비었을 때..
몰래 몰래 전화도 하고, 위치도 묻고, 지도보고 대충 파악도 해 놓구요...
그리고는 잠시 나갔다 와도 되냐고 여쭙고는 여직원 구한다는데를 찾아가 보았댔습니다...
후암동 어디께인데...
숙식을 해결해 준다는 곳을 찾아서 갔더랬습니다...
어느 허름한 주택들이 즐비한 곳으로 주소를 들고 물어 물어 찾아갔는데...
낮시간인데도 부시시한 여자분이 나왔습니다...
저를 아래, 위로 훝어 보시더니...
별로 반가워하는 표정이 아닌것 같았습니다...
뭐 하는덴 줄 알고 왔냐고 하대요..
여직원 구한다고 해서 왔다고 했더니...
아주 난감한 표정을 짓는것이였습니다...


게스트들 따라 아울렛매장 갔다가 주섬 주섬 모은것들입니다...ㅠ.ㅠ.
티팟은 너무 사고 싶었던거라-발길을 열번도 더 돌렸다가, 또 돌렸다가^^
같이 갔던 게스트는 한국에서의 가격을 짜르르 다 외워가지고 와서는
이건 얼마 저건 얼마...^^ 티팟은 58000원 정도 제일 거금이였어요..ㅜ.ㅜ.
저희는 그동안 가장 저렴한 가격인지라 과일 무늬만 샀었는데요...
저 꽃무늬 디자인은 더 비싸서 그런지 점점 이뻐보이고 있어요..=3=3
브레드스탠드는 남편이 사라고~ 사라고 해서 샀구요...
양념통으로 쓴다는 저 통들은 커피, 프림, 설탕통용으로...^^
버터서브하는건 아직 별 인기를 못얻고 있어요...
버터을 어떻게 서브하는지 본 적이 없어서...ㅡ.ㅡ;;
다~ 게스트들 Breakfast용입니다....^^


제 행색으로 말하자면...
시꺼먼 시골스러운 얼굴에 서울물 먹어서 군데 군데 희끗해져가는 얼룩들(버짐핀것마냥~)..
머스마같은 컷트머리에, 단화신고, 까만바지에,
허름한 잠바하나 걸쳤던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꼬라지(?)로는 못하는 일이였나 봅니다..
별로 적극적이거나, 정성스런 설명도 없이...
껌을 짝짝 씹고 있기만 했습니다...
저도 뻘쭘하게 서 있다가..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하고 서글픈 발걸음을 돌렸댔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가요~걸 뭐...이런 직업이 아니였을까..?하는 의심이가요...
그때는 그래도 서로들 순진했던 시절이였던것 같습니다...^^

이건 어디 다른 매장에서 세일하는 로열알버트인가 뭐시긴가 하는건데요...
좀 우아해 보이는 것 같아서..나중에 지인들께 선물할라고 하나 사봤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여기 저기 알아보다가...
마장동(정확한지는 모르겠는데 청량리역 근처)
시외 직행버스터미널에서 일한다는 친구와 연락이 된참에
거기도 쫓아갔댔습니다...시외버스안내양이라는 직업이 있었는데..
유니폼도 입고^^ 기숙사도 있고, 월급도 많다고 했습니다...
이력서를 내고 견습 받아도 좋다는 답도 받았는데...좀 더 이야기를 듣고 보니...
당일로 다니는 곳도 있지만 서울서 늦게 출발하면 시외에서 자고 와야 된다는 친구의 말에...
기사아저씨와 단 둘뿐인 난감한 상황이 휙~ 떠오르며...
덜컥 겁이 나서는 두 번 다시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가이드 받으시는 분들과 세인트앤드류스 갔다가 사온 게예요..
큰 게는 저렇게 쪄 먹었구요...작은건 게장 담가 주시고 가셨어요...


그래도 이 가정부일에서 벗어나 취직하고 싶은 마음에...
결국 물어 물어 간 곳은 오산의 어느 정박아 보호시설이였습니다...
신문에 조그맣게 난....성심보육원 보모구함!
사모님께는 좋은 곳에 취직이 되었다고 말씀드리고...
가방을 꾸렸습니다...사모님도 제가 안되보였던지....
가는걸 허락해 주셨습니다....언제든지 놀러오라고 하시면서...


점심에 친구와 먹은 깡된장 보리비빔밥입니다.......^^
구석에 굴러다니는 보리가 보이길래...
나물 같이 보이는건 다 끄집어 내서 비벼 먹었습니다..

제가 소명이 있거나 착해서 오산의 성심보육원이라는 곳을 간것은 아니였구요...
아이들 돌볼 보모를 구하는데....
숙식도 해결이 되고
10여만원의 수고비도 준다길래.....
추적거리는 비를 맞으며 오산가는 버스를 타고....또 보육원까지 물어 물어 찾아갔습니다..
거기엔 성심학교라는 장애아들을 위한 학교도 있으면서...
보육시설이 있는 곳이였습니다...보모언니들이 한 10여명정도 되는....
각종 질병, 장애아들을 다 만나 본것 같습니다...
거리에 버려졌던 아이들...자폐아들, 뇌질환으로 인한 장애아들,
간질병 걸린아이들..
몽고리즘으로 똑같이 생겨서 남매인 줄 알았던 아이들...


좀 한가한 시간이 생겨서 딸래미와 쿠키 만들었습니다...
피넛버터쿠키~ 책에 나온 레시피보고 그대로 했습니다...

요즘 매주마다 눈물 바가지로 쏟으면서 보는
해외입양아들 부모 만나는 프로그램도 슬프지만...
스무살 그때도 매일 눈물 쏟아내느라...가여웠습니다..
뇌성마비 아이 똥오줌 받아내면서 불쌍해서 울고...
5살이였던 이녀석이 글쎄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엄마가 찾아 온 날 그 해맑은 웃음 짓던 모습에 전 통곡을 하고 말았댔습니다..
이글을 쓰는 지금도 그 아이를 생각하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답니다...
덩치가 산만한 녀석들 목욕시키면서 울고...
하루종일 벽을 향해 실 흔들며 놀고 있는 자폐아이의 굽은 등보고 울고...
땡볕에 놀다가 갑자기 간질하는 녀석보고 놀라서 울고...
그저 본능뿐인 아이들 사이에 있었던 강간사건 때문에 가슴을 찢고..
여하튼 거의 매일 눈물로 밤을 샜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불행과 슬픔은 이곳에 다 모인 듯....
여기 밖의 정상적인 사람들은
어떤 경우, 어떤 일이라도 다 행복하고 감사해야 한다고
가슴으로 배우는 시기였던것 같습니다...



남편과 쇼핑하러 갔다가 엄~~~청 세일폭이 크길래 얼렁 집어 들고..
휙~ 뒤집어 봤더니...세상에나....빌레 머시기~ 머시기.....
맨 밑에 접시는 5천원 정도...^^


나라에서 운영보조비가 나오긴 하지만...
멀건 국에 김치, 그리고 반찬 두어가지..
그게 아이들과 보모들이 먹는 밥이였습니다....
그때 같은 방에서 일하던 언니와 저는 부추를 뜯어다가 자주 무쳐먹었습니다...
부추가 아무데서나 잘 자랐던건가봅니다..그 언니는 그걸 뜯어다가 부추김치도 담아놓고,
다른 언니들과 부추부침도 해먹고...매일 부추를 먹었댔습니다...
지금도 저는 부추를 보면 오산의 보육원에서 살았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부추 못먹은지 8년도 넘었지만요...^^

이렇게 흉악하게 생긴 게를 손님으로 오신 사모님께서 후다닥 하더니...
요렇게 먹기 좋게 사~악 다듬어서 맛난 게장 만들어 주시고 가셨습니다.
게 다듬는것 처음 봤어요...^^

음~ 그런데 제가 어려운 사람들 돕는것 중에
그런 시설에다 기부하는건 잘 안하구요...
소문 많이 난곳에도 잘 안해요...
명절이나 연말연시에만 북적거리고, 사람들 많고,
그때는 아이들이고, 보모들이고..아주 시달림이 많은 시기지요...
그때는 아이들 대부분이 설사를 하곤 했어요...(짐작하시지요..?)
정부에서 주는 보모들 수고비도 제대로 다 안주던걸요...
벼룩의 간을...ㅠ.ㅠ...

창고와 냉동고 여기 저기 뒤져서 조물 조물 밑반찬 만들었습니다...
북어는 제 불고기 양념장 넣고 들들 볶았구요...
오징어체는 고추장과 물엿넣고 무쳤습니다...^^

어찌 어찌..&$%#....&&&....여차 여차하여...
저를 약국사장님네 소개해 주셨던 수녀님이 오산까지 찾아 오셨고...
삐쩍 꼬챙이처럼 마르고, 마른 버짐투성이 된 저를 보시고는
주섬 주섬 가방을 챙기셔서...
다시 신당동 사모님댁에 데려다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사장님이 약국에 나가서 일 배워보라고 하셨고...
드뎌, 서울 한복판에서 세상배우기가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