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맥이 끊어져 가는 이탈리아 와인 이야기.

| 조회수 : 1,866 | 추천수 : 27
작성일 : 2005-10-11 14:42:03
  
맥이 끊어져 가는 이탈리아 와인 이야기.  
  
2차 대전 이전에 '마르케(Marche)'의 와이너리 들은 그들 고유의 분산 수확 시스템(중소규모의 바인야드가 산재해 있으므로 어쩌면 필수 불가결한...)에 의거 수확한 포도액의 상당양으로 Vino cotto, Sapa, Vino visciole라는 다소 특수한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먼저 Vino cotto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불에서 원래양의 15%정도를 졸여주게 됩니다. 그런 다음 특정 용기에서 1년 정도 숙성을 시키게 되는데 어찌보면 '아체토 발사미꼬'를 만드는 과정과도 비슷하네요.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은 의학용으로도 쓰였는데, 특히 아주 옛날에는 신생아들이 튼튼해지라는 기원의 뜻으로 팔에 문지르기도 했다네요.

Sapa는 원래 포도액의 20~30%를 졸여서 만드는데 Polenta에 부어서 먹거나 페스트리 반죽에 사용하기도 했다는군요. 대단히 아로마틱 했겠죠.

마지막으로 Vino visciole는 Sangiovese나 Montepulciano 원액에 향이 짙고 신맛이 많이 나는 체리를 첨가해서 만드는 독특한 디저트 와인입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식후주로 특이한 술을 많이 마십니다. 리몬첼로, 아모로, 그라빠 등이 그것인데요. 엄청나게 독하고 향이 강합니다.

오늘날에는 Sapa나 Visciole는 찾아보기 힘들고, Vino cotto의 경우 소량 생산은 되고 있으나 그 옛날 장인의 기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고 하네요. 하지만 여전히 Marche의 고전적인 요리법들은 다소의 Vino cotto와 Sapa를 필요로 합니다.

위의 와인에서 파생된 대표적인 디저트는 와인에 졸인 말린 무화과 요리, 포도액을 적신 달콤한 폴렌타, 도넛 모양의 달콤한 페스트리 등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도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이나 빠르고 편한 것을 좋아하지요. 그래서 사라져 가는 전통적인 제법들도 많은데, 이 와인들도 그 피해자 중의 하나겠네요.

저 위에 언급한 와인 맛의 달콤한 폴렌타는 대단히 맛있는 요리입니다. 저도 좋아하는데 튀긴 폴렌타 위에 포도향이 짙은 끈적한 시럽을 올려서 먹는 요리로 간식이나 디저트로 아주 훌륭하죠. 그러나 조만간 맥이 끊어지겠네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나몬애플
    '05.10.11 11:29 PM

    Marche 지방에 몇 번 갔었는데요..
    Marche 지방의 음식. 정말 맛있어요..
    밀라노나 피렌체 지방의 음식보다 소박하고, well being 스럽구..
    갓 잡은 잔 생선으로 만든 깔라마리니, 튀김들..
    Parchment 종이속에 구워(쪄서?) 나오는
    커다란 생선과 먹음직스런 통감자..
    너무 맛있었던 여러가지 파스타 종류들,,

    아! 말씀하신 중소 와이너리도 낮은 언덕을 타고
    너무 너무 예쁘게 자리하고 있었지요...

    il cuoco님 덕분에 옛 추억이 새삼스레 생각난다는....

  • 2. 김새봄
    '05.10.12 12:27 AM

    음..다른건 모르겠구..이탈리아산 저발포성 후식용 와인 무지 좋아하는데..
    진짜 맛있던데..기분 우울한날 기분전환에 딱인데..

  • 3. Ellie
    '05.10.12 8:09 AM

    와인이야기.. 복습 좀 해야 겠어요. 나중에 폼좀 잡을 려면.. ^^;;
    전 입맛이 촌스러워서 그런가 켈리포니아산 레드와인의 그 단맛이 너무 좋아욤. ^^
    동생은 가격대비 칠레와인이 가장 경제적(?)이라며 줄창 사들고 오던데 하하하.
    예전에 어느 호텔 양식당 디저트로 와인에 절인 무화과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좋은글 감사 합니다.

  • 4. il cuoco
    '05.10.12 1:02 PM

    의외로 이탈리아 사람들 튀김을 참 많이들 먹더라구요.
    그라나 빠다노를 튀겨서 주는데, 짭쪼름 한 게 참 맛나더군요.
    나폴리 쪽에 가면 튀김집 골목이 있는데, Fritto misto 요거 해산물 모듬 튀김인데 한접시면 두명이 배가 터질 때까지 먹죠.
    애플님 오래 계셨었나 보군요. 밀라노 음식들은 일부 Trattoria를 제외하면 거의 탈유럽화가 되어 있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 5. 피글렛
    '05.10.13 12:38 AM

    포도액을 적신 달콤한 폴레타 요리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4867 오밤의 베이킹, 야채빵 1 쭌이맘 2005.10.12 2,934 58
14866 Al dente와 Al onda 6 il cuoco 2005.10.12 2,272 4
14865 연어 샌드위치와 고구마칩 10 livingscent 2005.10.12 5,596 9
14864 자, 우리 맛있는 <깻잎김치>를 담아 볼까요? 3 에스더 2005.10.12 5,708 8
14863 카레삼겹살구이 3 모나리자 2005.10.12 4,520 28
14862 오늘 아침밥상과 그 동안 우리신랑 댓글모음 16 안동댁 2005.10.12 7,270 8
14861 집에서 만드는 군밤 7 푸른싹 2005.10.12 4,187 14
14860 아 졸려.... 생새우 볶음밥 - 거기다 돈까스까정 곁들여..... 2 mulan 2005.10.12 3,217 40
14859 찰떡모듬선물셑~ 5 쿠킹맘 2005.10.12 3,774 4
14858 글따로 사진따로....님들의 신기한(?) 능력을 믿으며..^~^.. 45 내맘대로 뚝딱~ 2005.10.12 7,657 44
14857 밤늦게 퇴근한 남편에게 다섯 가지 고명 얹은 국수장국을 5 에스더 2005.10.11 4,329 9
14856 할머니 생신케이크 7 뚱이맘 2005.10.11 3,342 33
14855 에콰도르에도 항아리 수제비는 있다^^ 10 여름나라 2005.10.11 3,834 26
14854 가지 피자 ,치즈 케잌 6 레아맘 2005.10.11 3,273 1
14853 풀무원 찬마루의 '생선조림소스'- 7 리틀 세실리아 2005.10.11 4,685 18
14852 오늘 "막 만든" 점심 식사~ 돈가스 & 버섯볶음 7 아키라 2005.10.11 5,620 3
14851 따뜻한 배숙한잔 드셔요. 8 팀마니아 2005.10.11 3,643 19
14850 맥이 끊어져 가는 이탈리아 와인 이야기. 5 il cuoco 2005.10.11 1,866 27
14849 파마산 치즈... 5 il cuoco 2005.10.11 2,964 5
14848 딱딱해진 초밥이나 김밥, 이렇게 해보세요 10 에스더 2005.10.11 8,620 15
14847 Thanksgiving day호박파이 6 tazo 2005.10.11 4,021 24
14846 남편 생일날 아침에..... 10 창원댁 2005.10.11 5,118 4
14845 Tanksgiving dinner/2005 8 tazo 2005.10.11 4,674 13
14844 소풍도시락..김밥 7 나무 2005.10.11 7,054 18
14843 달걀색색말이가 있는 아침밥상과 우리 아침 이야기 17 안동댁 2005.10.11 5,445 15
14842 생선까스와 타르타르소스... 5 쿡파 2005.10.10 3,623 2
14841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단 볶음밥 5 에스더 2005.10.10 4,840 8
14840 녹차쉬폰케익 흉내내기... 11 스테파니 2005.10.10 2,89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