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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우리신랑 볼링회원들과 함께한 저녁식사

| 조회수 : 6,767 | 추천수 : 5
작성일 : 2005-09-27 13:22:55
"여보야 안동댁 사진 또 메인에 올랐데이 축하해"
오늘 아침 출장이 있어 잠시 외근 갔다오니 우리신랑에게서 전화가 온거예요
"여보야 또 신나서 넘어지지마레이 휴우 칠칠이"
제가 전번 사진이 메인에 올랐을때 우리신랑에게 전화하러가다 넘어져서 무릎 멍들었거든요
제가 좀 겉으로 보면 깐깐해 보이고 철두철미하게 보여도
사실 한 칠칠 합니다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우리신랑인지라
제가 흥분해서 좋아하면 그 뒤에 닥칠 사고를 먼저 걱정하는거예요
호호...
82cook가족분들께 감사드리구요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부부가 손 잡고 자는 그날까지 우리닭살은 영원할 것입니다

어제 저녁엔 우리신랑 볼링회원들이랑 저녁 같이 했어요
매번 볼링회원들과 외식인지라 제가 전화해서
"자기야 오늘 저녁 그냥 우리집에서 먹어요 밑반찬 있고 오삼불고기 냉동실에 있으니
그렇게 먹으면 될 것같은데.."
"여보야 힘든데 그냥 쉬라 우리 볼링회원들 밥도 엄청 많이 먹는데이 니 힘들어서 않돼"
속으로 "밥 많이 먹는게 뭐가 힘들어 흥!"
돌아서서 세탁실로 가려는 순간
"여보야 진짜 괘않나? 가도 돼나? 오늘 회원 8명인데 진짜 가도 돼나? 어?"
"그래요 서방님!!"
"그라믄 밥하고 오삼불고기만 하면 된데이 볼링 마치고 가믄 전화할께 여보야 알겠재"
우리신랑 왜그리도 애띤 목소리로 이야기 하는지...
제가 다 닭살이 돋았습니다
부랴부랴 1시간만에 준비했어요
냉장고에 있는 내만 먹는 맡반찬(오이소박이, 마늘고추장쫑 파김치 하얀 마늘지 등)들 내고
깻잎순  전 붙이고 과일샐러드 만들고 새우랑 달걀찜 찌고..
주메뉴는 오삼불고기로 준비하고
여분으로 김치찌게랑 홍합매운찜 한 쪽 모퉁이에 준비해 두었어요

볼링회 고문님을 비롯 멋진 친구들과 후배들이 와 주었어요
보일러시공하는 아주 잘생긴 후배 정비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마음여려 보이는 착한 후배
카 인테리어 하는 유일하게 애인 있는 후배
안동대에서 미술(조각)강의하는 친구랑 영어와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멋진 그의 아내
교육자 집안의 자손이신 삼국지에 등잘할 만한 기량이 느껴지는 고문님...
자기 삶의 기반을 바탕으로 함께한 아야기는 너무도 재밌고 유쾌했습니다
거기에 유머 재치만점인 우리신랑과 은근슬쩍 모두를 웃음바다로 한번씩 던지는 저의 썽렁한 한마디와...
사람을 사귀고 마음을 연다는것..
참으로 쉬운건 아니지만 흐뭇하고 가슴 따뜻한 일임엔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1. 주메뉴 나오기전 상차침
  집반찬 내고 종이꽃수건으로 바쁜 와중에 폼 조금 내고
  * 주메뉴 나오고 난 후부턴 하나도 못찍었어요 모두들 얼마나 잘 드시던지
    계속해서 음식을 즉석해서 만들어 내야했어요
    저쪽 방 한 구석에서
    의기양양해진 제가 "자기야 내가 만든 음식이 맛있는가봐 너무도 잘 드시네 !호호!!"
    "여보야  지금 모두들 배가 고파 쓰러지기 일보직전이거든 그렇거든 오바하지마레이~~"
    "자기야 됐거든 흥!~~~"

2. 깻잎순 전
  *깻잎순무침하고 남은 걸로 밀가루로 전을 만들었어요
   예상밖으로 인기가 좋아 4접시 부쳤습니다

3. 새싹 얹은 과일샐러드
  * 양상추 샐러드와 소스 만들 시간이 촉박해서
     그냥 후르츠칵테일과 마요네즈 건포도 그리고 레몬 약간 뿌려 새싹올리로 마무리
     간단하면서도 새콤 달콤 맛있어요

4. 녹차 가득 구리볼
   * 이건 며칠전 우리신랑 간식으로 줄려고 만들었어요
     구리볼깍지가 없어 제가 가진것 중 제일 촘촘한 깍지로 했더니 모양이 희안하게 나왔네요
     그러나 맛은 굿!
     "여보야 아무도 주지말고 냉동실에 넣어놔레이
      니 이거 아나 맥주 마실때 상투과자랑 먹으면 진짜 짱이데이~~~"
      구리볼 = 상투과자 ? 맞긴 맞지!!

5. 견과류 듬뿍 식빵
   * 식빵은 따뜻할 때 손으로 뜯어먹는게 제일 맛있는거 같아요
     제빵기 사서 제일 만만하게 해 먹습니다
     82쿡을 휘쓴 양파빵 저도 해보고 싶지만 우리신랑이 워낙이 치즈들어간 음식 않좋아하는지라
     그냥 단백하게 집에 있는 견과류 몽땅 넣어 고소하게 만듭니다
     갓 만든 식빵 저녁 간식으로 조금 먹고
     남은건 다음날 간식으로 각각 싸갑니다
     "여보야 내는 여보야 보다 덩치가 2배니까 간식도 2배로 싸도"
     "자기야 내는 자기보다 정신연령이 2배니까 내가 2배로 싸갈테야"
     "뭐 여보야 잉~~"
     가끔씩 덩치 큰 우리신랑이 저리 애교를 떨어줍니다
     제가 하산할 때가 되었어요. 호호..

모두들 너무도 잘  드셔 주셔서 얼마나 흐뭇하고 기뻤는지 몰라요
칭찬도 얼마나 많이 해 주시던지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답니다
우리신랑도 기쁜가 보더라구요
저녁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웃고 있었어요
그런 우리신랑을 한참을 바라보니...
그 뒤엔 지친 몸과 피로가 보이더라구요
마음이 짠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식탁에서 우리신랑
"여보야 오늘 의상의 컨셉이 뭐꼬? 무신 로마시대 의상같노"
"그러게 자기야 내가 로마시대에 태어났어야 했는데 딱 내 스타일이야~~
아니야 그러고 보니깐 우린 전생에 로마시대에 살았던거야  내는 귀족이고 자기는 아마 노예
불멸의 사랑이 자살로 이어지고 우리는 다시 환생하여  여기에서 다시 만나거지"
"여보야 환생해서 다시 만난거는 맞은데에 내는 그때 노예가 아니고
  마차고치는 정비공이었다 아이가 니 몰랐나?"
"........."
  우리신랑의 유머에 아침부터 저 쓰러졌습니다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또또맘
    '05.9.27 1:36 PM

    역시 제가 노안이 왔나봐요^^
    남편의 불량회원으로 봤으니...ㅋㅋㅋ

  • 2. 빠샤빠샤
    '05.9.27 1:44 PM

    또또맘님 ㅋㅋㅋㅋ 아니야요~~~
    사실은 저도 첨에 그리보고 다시한번 봤어요.
    아궁 반갑고 우스워라..

  • 3. 빠샤빠샤
    '05.9.27 1:47 PM

    안동댁님 상차림 신경두 안쓰고 딴소리만.....
    로마시대(?) 공주님이셨던 분이니 이해하시겠지요??
    휘리릭 ~~~

  • 4. 한번쯤
    '05.9.27 1:44 PM

    저도 그렇게 읽고 불량감자 되셨나....했어요....ㅎㅎㅎㅎㅎㅎ

  • 5. 안동댁
    '05.9.27 1:48 PM

    저도 우스워서 다시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요
    노안이라 자책하시지 마세요
    ㅎㅎ

  • 6. 소박한 밥상
    '05.9.27 2:05 PM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부부가 손 잡고 자는 그날까지 우리닭살은 영원할 것입니다 ...ㅎㅎㅎ

    저도 불량회원으로 보고 휴~~~했었는데...

    오늘 안동댁의 요리 비결을 알았습니다 !!
    "성의" (정성)입니다.
    마음에 사랑이 고여 있는 사람에게서 우러나오는 듯....

  • 7. 챠우챠우
    '05.9.27 2:13 PM

    정말 닭살부부이십니다 ㅎㅎ

    교자상이 특이해요. 가장자리가 대나무형상으로 처리되어있네요...이뿌닷.

  • 8. 통통녀
    '05.9.27 2:38 PM - 삭제된댓글

    ㅋㅋㅋㅋㅋ...저도 불량회원으로 봤습니다..으흐흐흐흐...

  • 9. 이규원
    '05.9.27 2:49 PM

    저는 안동댁님의 왕팬이면서 광(?)팬입니다.

  • 10. 이미순
    '05.9.27 2:47 PM

    저는 볼링회원으로 봣느데
    아마 82쿡 가족분들 중 볼링 않치시거나 관심밖인 분이 더 많은가봐요
    상차림에 사랑이 느껴지구요 깻잎전 맛잇어 보여요
    희안하게 생긴 구리볼도 식빵도 맛있어 보이구요
    그리고 메인에 또 오르신거
    추카추카 드려요

  • 11. 파프리카
    '05.9.27 2:57 PM

    한번도 댓글을 안달았지만 안동댁팬입니다

  • 12. 비타민
    '05.9.27 2:55 PM

    ㅎㅎ.. 사실 저도 불량 회원으로...^^

  • 13. 희동이
    '05.9.27 3:15 PM

    남편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분 같습니다.
    안동댁님 글 읽다보면 은근히 팔에 닭살이 돋는게.. 부럽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구사를 해서 그런가.. 더 닭살 스럽습니데이..

  • 14. toosweet
    '05.9.27 3:21 PM

    전 안동댁님보다 안동댁 남푠님 팬할까봐요 ^^ 유머가 장난아니신듯~~~
    두분 부럽습니다. ..

  • 15. 안동댁서방
    '05.9.27 3:47 PM

    또또~~ 축하한day~~
    우쩨 이런일이-- 두번씩이나 메인에! 나두 광펜할란다~~`
    근데 전생에 여보는 로마 어느 지방성에 성둘레벽돌닦는 관리인(현재 지방공무원) 아이가~~~
    귀족은 아이다~~~ㅎㅎㅎ
    워째거나 축하하9! 우리 죽을때까지 행복하게 살j~~~
    (참고로 닭살부부 우리둘만 되는겨(몸흔들고))

  • 16. 생강나무꽃
    '05.9.27 4:10 PM - 삭제된댓글

    헉^^;;;; 두분 부럽습니다^^

  • 17. 프림커피
    '05.9.27 4:19 PM

    저도 불량회원이 도대체 먼가하고 들어왔다지요..ㅎㅎㅎ

  • 18. 깔깔마녀
    '05.9.27 5:27 PM

    ㅋㅋ 저도 불량으로 ...
    우리 영감한테 안동댁 손잡고 자는 이야기 했더니 리플이 나도 잡고 잔다는게 대세더라했더니
    니는 뭐라 꼬리 달았노 묻더라구요
    저는
    등 돌리고 잔다 캤다 했죠 ㅋㅋ

    사실은 저희도 손 잡고 자요
    일어나보면 등 돌리고 있지만 ㅋㄷㅋㄷ

  • 19. 날으는원더뚱♡
    '05.9.27 7:44 PM

    헉 안동댁서방님의 유머러스함에 또 배꼽 찾아서.ㅋㅋㅋ

  • 20. 안졸리나졸리지
    '05.9.27 9:52 PM

    안동댁서방님의 몸흔들고에....ㅋㅋㅋㅋㅋㅋㅋㅋ

  • 21. 해하나별둘
    '05.9.27 10:11 PM

    금요일엔 운동회가서 열씨미 응원하고....
    어제 오늘 꼬박 교육받는다고 바빠...
    이제사 82쿡 들어와 봤더만
    안동댁 인기가 장난이 아니네요
    요리보다 알콩달콩 안동댁부부 사는 얘기가 부러버서...모두들 난리구만요
    사실 저도 안동댁 왕팬이거덜랑요
    같은 하늘아래 같은 땅을 밟으면서 같은 경상도 서방 모시고??? 사는데
    우째 이리 다른가요 ㅎㅎㅎ

  • 22. 라니
    '05.9.27 10:43 PM

    재미있는,,, 그리고 행복해 보이는 내외와 맛나보이는 밥상... 후후~

  • 23. 럭키
    '05.9.27 11:04 PM

    전 '구라볼'이라고 계속 봤는데...
    경상도 말에 '구라친다' 뭐 그런 뜻으로 공갈빵같은 뉘앙스로 읽었는데...
    어후, 저 난독증인가 보네요.

  • 24. 6층맘
    '05.9.30 10:17 AM

    전 안동이라는 단어에서 근엄함을 연상했더니 이거 완죤히 양계장 부부시네요.
    글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첨에 불량회원으로 읽어서 뭐가 예쁘다고 해주나 했는데 아이었네요.
    참 재미나게 사시네요.
    이렇게 해주지 못하는 제 남편에게 갑자기 미안함이 쓰나미로 몰려옵니다.
    오늘 안동댁님과 윗글의 엔지니어님의 정성을 이어받아 남편에게 상차림 변화를 보여줘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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