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땅 가운데는 고추를 가득 심고 주위의 남는 짜투리 땅에는 호박을 심는데, 이 호박 줄기가 퍼지고 퍼져서 우리집 울타리를 넘어 들어왔다. 작년에도 그랬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우리집 울타리를 훌쩍 넘어서 마당 한쪽을 가득 점령하고 있게 되서 가족이 호박 넝쿨을 한번 다 넘겨서 정리를 했었건만 그 사람들은 자기네 호박이 우리집을 침범해서 마당을 마구 점령해 가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쓴다. 쭉쭉 뻗는 호박 줄기는 가족의 수고가 민망하게 다시금 우리집 마당 한쪽을 가득 점령하고 말았다. 에혀~
오다가다 보니 제법 호박들이 쓸만하게 열려 있었다. 흐흐..
오늘 점심, 몇일간 봐뒀던 애호박을 시우를 안고 간 가족이 서리를 해 왔다. 사실 우리집 안으로 쑥 들어온 호박이긴 했지만..

'시우가 호박 서리 해 왔어!'
가족의 목소리에 쳐다보니 이러고 있다. (웃음)
호박이 시우 얼굴만하다. 동글동글한 것이 참으로 먹음직스럽지 않은가!
그리하여 오늘 점심은 호박전!

애호박이긴 해도 제법 큰 탓에 전도 큼직하다.
막 딴 호박은 수분도 있어서 촉촉하고 부드럽고 향긋하니 맛이 좋다.
까짓꺼! 우리가 심은 호박은 이제 없으니까 당분간은 우리집으로 넘어 온 호박 서리나 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