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심히 올리다가 한동안 글이 뜸했는데요, 그 이유는!
요즘은 남편 아침을 전복죽으로 통일해서 새로 올릴 음식이 없었어요. ^^;
기껏해야 1주일에 3,4일 어떤 때는 1,2일 겨우 집에 들어오는 지라 좀 비싸더라도
몸 보신해주려고 쭉~ 전복죽으로 밀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날도 많이 자면 2시간, 어떤 때는 와서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밥만 먹고
나가거든요. 잠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 잠깐씩 자는 게 다고... 앞으로 두달을 더
저렇게 버텨내야 할 거 생각하면...
암튼 그리하여 겁도 없이 몇만원씩 써가며 덥썩덥썩 전복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여의도는 물가가 너무 비싸, 혼자 영화보러 갔다가 용산 이마트에서 중자 5개에 3만5천원
하는 전복을 발견하고 뛸듯이 기뻐했죠.
그래서 어제는 용산까지 가느니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가보자 싶어 퇴근 후에 서둘러
수산시장으로 갔어요. 역시나~ 제법 큰 전복 9마리를 6만원에 샀답니다!
전복 사실 분, 절대 동네 수퍼나 마트에서 사시지 말고 수산시장 가세요~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닌데.. 잘 흥정하면 얼마든지 싸고 좋은 거 살 수 있거든요.
자, 그럼 제가 그동안 숱하게 전복죽을 끓이면서 얻은 노하우 몇가지 알려드릴게요.
1. 전복은 내장이 생명이다!
뭐 이건 대부분 아는 사실이겠죠? 전복의 영양가는 내장에 집중되어 있대요.
그런데, 전복은 죽으면 내장부터 변질되기 때문에, 팔팔할 때 바로 냉동해야 나중에 내장도
사용할 수 있어요.
가장 좋은 건 살아있을 때, 내장과 살을 분리한 후 내장을 갈아서 냉동하고,요리시 냉동
상태 그대로 쓰는 거라더군요. 그럼 해동하는 중에 내장이 변질되는 걸 막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더 좋은 건 펄럭거리는 놈을 그대로 잡아다 쓱쓱~ ^^;
2. 전복 손질법.
초보에게 가장 어려운 건 생선 손질인데요, 전복은 의외로 쉬워요. 전복 손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장을 터뜨리지 않는 것!
먼저 칫솔로 싹싹 검은 부분을 닦아내구요, 숟가락을 입 쪽의 밑으로 집어넣어 오른쪽으로
힘껏 돌리세요. 왼쪽은 내장이 있고, 오른쪽이 살과 껍질이 밀착된 부분이라 그쪽을 떼어내
줘야 해요.
그렇게 떼어낸 후, 전 내장이 터지지 않도록 가위로 살살 잘라서 내장과 살을 분리해요.
내장은 채치고, 살은 입 부위는 잘라내 버린 후 사선으로 썰어주구요.
사선으로 썰어야 육질이 좋다더라구요.
3. 전복은 언제 넣어야 할까?
전 처음엔 전복 내장이랑 찹쌀을 볶은 후에 바로 전복살을 넣었거든요.
그런데! 전복살은 오래 가열하면 질겨지기 때문에 오래 끓이면 안된다더군요.
그래서 전복살은 센불에서 참기름 넣어 살짝 볶은 후 따로 나뒀다가, 전복죽이 다 되고
나면 마지막에 넣어서 휘휘 섞어 준 후 먹으면 전복살이 탱글탱글해요.
4. 죽 끓일 때 불의 온도는?
이것 역시 다들 아시겠지만... ^^; 초보일 땐 불 조절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지라.
센불에서 찹쌀, 내장을 잽싸게 볶은 후, 쌀의 5배 정도 물을 부어주고 끓입니다.
끓이다 보면 갑자기 팍 끓어 넘칠 수 있으니 잘 지켜봐야 해요. 팍 끓어 오르면 불을
낮추는데요. 죽이 보글 보글 퐁 퐁 올라올 정도의 온도를 유지해 줘요.
넘 보글거리는 건 온도가 높은 거고, 퐁 퐁 올라오는 게 없으면 낮은 거거든요.
가끔씩 저어주면서 한 40분 정도 끓이면 맛난 죽 완성! ^^
전복을 많이 넣을 경우에는 간을 따로 할 필요 없이 고소해요.
참, 그리고 정말 별미는요~ 남은 죽은 안 퍼내고 그냥 냄비에 놔둬요.
아침에 그렇게 놔두고 퇴근 후에 가서 보면, 쫀득쫀득 해져서 캬라멜 같이 되거든요.
어찌나 맛난지. 전 전복살 가득한 따뜻한 전복죽 보다 전복살 없어도 쫀득하게 달라붙은
식은 죽 긁어 먹는 게 훨 맛나요. ^^
뭐 다 아는 거 넘 장황하게 설명 드렸나요?
처음 전복죽 할때, 비싼 전복 망치게 될까봐 손 떨리던 생각이 나서 정리해봤어요.
아, 물론 제가 알고있는 게 틀렸을 수도 있으니, 틀린 내용 있으면 바로 잡아주세요~
전 아직 열심히 배우는 과정이라, 지적이 필요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