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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오삼불고기가 있는 저녁밥상과 우리이야기

| 조회수 : 7,197 | 추천수 : 7
작성일 : 2005-09-21 10:43:27
"여보야 니 잘때 코 골았데이~"
"뭐! 아니야 난 절대 코 않골아"
"여보야가 너무 피곤해서 그런갑다 생각했지 그래서 내가 밤새 다리 주물러 줬다.."
"진짜로?!!"
"진~~~~짜로"
"여보야 장남한테 시집와서 디재"
"........잉~~~"

그 말 한마디가 왜그리도 가슴이 찡 하던지
하루종일 힘들었던 몸과 마음이 눈처럼 사르르르 녹아 버렸습니다

저 살아 돌아왔습니다

월요일 늦은 저녁 집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내 집이 주는 이 평온한 공기와 어항에서 뛰어노는 물고기와 잠자고 있는 푸른 나무들이
왜그리도 좋던지 기다리고 있는 그 일상이 왜 그리리도 소중하게 느껴지던지
힘든 일 껶을 때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모든 것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정말정말 감사하며 열삼히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에 잠겨 우리집을 둘러보고 있을때
우리신랑 소파에 몸을 던지고는
"여보야 집이 최고데이~~"

어제 아침은 늦잠자는 바람에 시원한 무우국만 끓여 밥 말아 먹고
저녁은 오랜만에 우리신랑 좋아하는 메뉴로 준비했어요
오징어삼겹살(오삼)고추장 불고기랑 홍함탕이랑 호박전 오이소박이
우리신랑이 부산가서 사준 그릇 몇개 내어 담아 내었어요
* 사실 오랜만에 부산 가니 지름신이 내려 주체를 못하겠더라구요
   안동에서 올라온 촌사람 남녀가 백화잠이란델 한번 가보야 되지 않겠냐며
   시간 쪼개어 롯데백화잠엘 갔더니 허탈하게도 휴무인거 있죠
   쇼핑이라면 저 보다 더 좋아하는 우리신랑
   "여보야 국제시장에 가자 거기 가면 수입품도 많고 볼게 좀 있다"
    거기도 절반 이상은 휴무인지라 그릇 몇개 사고 전자제품 좀 구경하고 그게 다였어요
    할수없이 쇼핑은 포기하고 송도 바다보고 자갈치 가서 자연산 회 먹고...
    결국 지름신은 현실이 받쳐주질 않아 떠나버렸죠..

1.오징어삼겹살 불고기
   오징어 손질하고 삼겹살 먹기좋은 크기로 썰어 양념장에 재어 놓아요
   양념장(고추장 고춧가루 후춧가루 마늘 생강 매실원액 꿀 복숭아갈아 넣고)
   야채들 넣고 윅에 볶아줍니다
   * 복숭아를 갈아 넣으니 더 향긋해지구요 깊은 단 맛이 도네요
   "여보야 맛있다 내가 좋아하는 오징어도 있네?

2. 까레옷 입은 호박전
  호박 동르랗게 잘라 밀가루 묻히고
  카레가루+밀가루+물+소금조금 넣은 옷 만들어 입히고 올리브유 두른 드롱기에 구워요
  "여보야 이런 호박전 처음 먹어본다 퓨전 호박전이네 향기로워서 더 맛있다 냠냠"
  우리신랑이 저거 다 먹었어요
  내가 수다 떠는 그 틈을 타서..

3. 오이소박이
   82쿡에 올라온 레시피 펼쳐 따라했어요.
   * 저는 82쿡 레시피 출력해서 아여 홀더 하나 만들어 싱크대 한쪽에 두고 활용합니다
   내일이 되면 더 맛있을것 같아요 아직 않익어서 우리신랑은 않먹네요
   "까다롭기는!!"

4. 홍합탕
   홍합이 끓을때 청홍고추 마늘  파 넣고 소금간만 약간 합니다
   아주 간단초스피드한 음식이지만 영양 많고 맛있어요
   "여보야 시원하다~~~"
   "않뜨거워?"
   "여보야 니 아나?  뜨거운거 잘먹어야 인덕이 많데이 그래서 여보야 만났지 헤헤"
   "바보"

한 상 가득 사랑을 담고 행복을 담고
우리신랑 너무 좋아합니다
아이처럼 잘 웃고 아이처럼 잘 먹고 아이처럼 잘 자는 우리신랑
그치만 씨댁 가서는 말 한마디 않고 묵묵히 큰 장남처럼 자리에 앉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우리신랑
그대의 정체는 무엇인가요?

어제 저녁은 오락프로를 보면서 너무 많이 웃어 둘다 배가 아플지경이었어요
그리 신나게 웃고 나니
며칠간의 피로가 다 풀려 버린것 같았습니다

"자기야 내는 이거 할 줄 아는데 자기는 할 줄 알어?"
"당근이지 여보야 우리 둘만 되는겨!!"
우스운 제스츄어로 우리신랑 마무리 하고
우리둘다 깊은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깨어보니
낮게 부는 바람이 흩날리는 작은 비가
가을을 데려오고 있네요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Runzhen
    '05.9.21 10:47 AM

    두 분 너무 보기 좋으세요
    저도 몰래 한숟갈 먹고가요>_<

    저두 부산갔다가 월요일 늦게 올라왔어요
    살아남으셔서 다행이예요.

  • 2. 바하
    '05.9.21 10:52 AM

    저기요~
    앞에 닭표시 잊으셨어요..
    복받은 안동아저씨...

  • 3. 갈색머리
    '05.9.21 11:04 AM

    오삼불고기 너무 맛나보여요 ^^
    근데 레시피 좀 자세히(제가 넘 초보라 고춧가루 얼마정도 고추장 몇큰술) 알려주실 순 없으신가요?
    저도 신랑 요런거 해주고 싶어서요 ^^;;;(결혼 9일전)

  • 4. 늘 좋은일만
    '05.9.21 11:08 AM

    ㅎㅎ 음식맛보다 다정한 두분 말씀이 더 맛있는듯~~^^

  • 5. 그린
    '05.9.21 11:38 AM

    여기(서울)도 비가 지금 추적추적 내리는데...
    안동댁님 무사귀환을 축하드리며
    두 분의 실감나는 대화가 아주 재밌어요.
    앞으로도 계속 쭈~욱 기대합니다...^^

  • 6. 포항댁
    '05.9.21 11:53 AM

    "내 집이 주는 이 평온한 공기와 " " 기다리고 있는 그 일상이 왜 그리리도 소중하게 느껴지던지"
    어쩜 저랑 그렇게 똑같은 마음이셨어요. 먼 길 갔다 돌아올 때, 힘든일 마치고 돌아올 때 내 울타리와 내 일상이 주는 그 편안함이란...
    카레넣은 호박전 저도 해볼려구요. 맛나보여요.

  • 7. 안동댁
    '05.9.21 12:04 PM

    갈색머리님 결혼 9일전이라~~~
    좋으시겠다~~
    오삼고추장불고기 양념장만 잘 만들고 좀 숙성 시키면 아주 맛있어요
    삼겹살은 먼저 마늘 즙 후추 정종(아님 미향)넣은 비닐에 넣고 냄새 제거해주어야 하구요
    오징어는 먹기좋은 크기로 썰어 놓아요(비밀의 손맛에 각종 오징어 썰기 모양 많아요)
    양념장의 생명은 고추장입니다
    집 고추장 맛에 따라 차이가 좀 나요
    고추장 3큰술에 고춧가루 1큰술비율로 저는 하구요
    후춧가루1작은술 마늘1큰술 생강가루1/2작은술 매실원액1작은술 꿀1작은술 복숭아간거 1큰술
    모자라는 간은 소금이나 맛간장으로 하세요
    이렇게 양념해서 하루정도 냉장고에 보관 숙성시키면 간이 깊게 뱁니다
    야채들은 냉장고에 있는거 아무거나 다 좋구요 양배추 넣으심 더 맛있어요
    결혼 축하드리구요
    맛있는 음식 많이 해 드세요

  • 8. 갈색머리
    '05.9.21 12:24 PM

    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부끄 ^.^
    레시피도 곱게 잘 담아갑니다 감사해요 꼭 해보고 올릴께요^^

  • 9. 이미순
    '05.9.21 1:31 PM

    저 밥그릇 너무 이뻐요
    넓어서 비벼먹기 좋을것 같아요
    호박전 담은 그릇도 이쁘고
    안동댁님
    글솜씨도 음식솜씨도 좋고 그릇 고르는 안목도 뛰어나신가봐요
    좋으시겠다
    호박전 저도 해볼께요

  • 10. reality bites
    '05.9.21 4:26 PM

    그릇 고르는 안목만 좋으실까요?
    남자 고르는 안목도 좋으신데요~

    남편이 저렇게 얘기해 준다면 사흘 밤낮을 일해도 피곤하지 않을 텐데.. 참 행복하고 예쁘게 사시네요.

  • 11. 방긋방긋
    '05.9.21 9:09 PM

    ㅋㅋㅋ
    저는 안동댁님 부부께서 '우리 둘만 되는겨~' 하는 장면이 왜 자꾸 상상이 되는지.
    흐흐흐~~~~~

  • 12. 애플공주
    '05.9.22 8:35 AM

    오, 정말 왕닰살 부부시구만요. 근데 맨날 저렇게 푸짐한 저녁을 해드세요? 존경스러워요.

  • 13. 바밤바
    '05.9.22 10:11 AM

    안동댁님 바밤바입니다.
    추석때 고생 많으셨네요~
    여전이 아름다운 밥상 잘 보고갑니다. ^^

  • 14. 지우엄마
    '05.9.22 10:33 AM

    카레옷입힌 호박전이 넘 먹음직스럽네요.
    노릇노릇한게 한개 먹고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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