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내가 나를 위해 만든 단팥죽~~
(허락 기다릴 틈 없이 그냥..)
결혼은 결코 남자와 여자의 만남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환경들과의 만남이라는걸 알게 된것이 결혼후 몇년후 였습니다.
친정에서는 애들 생일때 그날만은 그 주인공을 위해서 자그만한 생일밥상을 차려주셨어요
팥을 넣은 팥밥, 미역국, 그리고 여러가지 나물들.
그리고 그 한 상을 따로 차린 다음에 어머니는 누군가에게 잠시
감사 기도하시고 그날 생일을 맞은 저희에게 주시곤 했죠
그래서인지 전 팥을 참 좋아합니다.
또한 차갑고 상큼한 수정과도 무척 좋아합니다.
결혼하고 시댁에서 같이 생활하는데
여긴 팥을 너무 싫어해서 팥빙수도 안 먹고
먹게 되면 팥을 뺀 빙수를 먹더라구요..
또 계피향을 싫어해서 수정과보다는 식혜를 더 잘 먹구요..
전 시어른들 모시고 산다는 소리를 저에게 절대 안 해요
모시고 산다함은 어른들께 잘 해야 하는데
전 결코 제자신이 잘 한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기에
그냥 시어른들과 같이 살아요 하죠...
요즘 며칠 사이 시엄니로 인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몸이 힘들면 자고 나면 되는데 맘과 정신이 힘들면..
추스르기가 한참을 가요
그저께 저녁에 냉장고를 뒤지는데
친정 엄마가 시장가셨는데 너무 좋은 국산 팥이 보이길래
너 생각나서 사 왔다 하고 보내주신 팥이 눈에 띄길래
그냥 아무 생각없이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갔습니다.
어제 저녁에 보니 많이 불어 있길래 푹 삶아서 반을 체에 내리고
반을 그냥 알갱이채 남기고 단팥죽을 끓였습니다.
그리고 요즘 설탕이 주는 모든 압박을 잠시 잊어버리고
아주 달콤하게 설탕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제가 좋아하는 계피가루를 듬뿍 넣어주었습니다.
오늘 나오면서 그 단팥죽 모두 싸가지고 나왔습니다.
어차피 집에 두어도 먹는 사람 없으니까요...
오늘 아침에는 조금 한가하더라구요
내가 나를 위해 만든 단팥죽을 먹으면서
우울할때 듣는 챠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일번을 들었습니다..
나이 40 넘어도 아직 "엄마, 아버지" 하고 부를 분들이 계시다는걸
감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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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빨강머리앤
'05.8.25 10:43 AM아...
어설픈 답글을 달면 원글의 아우라가 무너질까봐 아무 소리 못하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2. 안동댁
'05.8.25 11:06 AM우울한땐 달콤한게 최고예요
단팥죽 드시고
힘내세요 수국님
화이팅3. 엘리지
'05.8.25 11:15 AM수국님 홧팅이요~~~
어디 계세요... 팥죽 얻어 먹으러 가야징 ^^ㅎㅎㅎ
한입 주실꺼죠?4. 느린소
'05.8.25 11:34 AM저도 우울하네요. 오늘은 날씨까지 도와주고...
수국님 단팥죽 드시고 이제 아자...
전 녹두 설기나 얼른 쪄먹어야겠어요.5. 꿈을찾아
'05.8.25 11:34 AM시어른들과 함께 사시는분들 보면 대단하시다는 말밖에 안나오더라구요...
수국님...
달콤한 단팥죽 드시면서 기운내세요~6. 소림공주
'05.8.25 11:42 AM뭔지 모를 찡~~~함이 고향에 혼자 계신 엄마 생각이 나네요
갈때마다 바리바리 싸주신 모습이 아련 거려요.
팥이 그리울때 연락줘요.
원피스 보답으로라도........7. kAriNsA
'05.8.25 12:04 PM쑤다듬..쑤다듬... 우리 수국님 속상한 마음이..달콤한 단팥죽으로 감싸졌으면 좋겠네요...
8. *카타리나
'05.8.25 12:13 PM아,,,,,,어쩐지 저랑 많이 통할꺼 같은 느낌......-_-
저도..다른분들께서 시어른들 모시고 산다고 대단하다고 하시면....
그냥.....어른들께서 저희들 데리고 살아요 한답니다...
하지만....단팥죽 맛나게 드시고 기분도 달콤해지시길 빌어요....9. 원더우먼
'05.8.25 12:59 PM아......수국님....
나이는 어려도 제가 해드려도 될까요? 토닥토닥~10. champlain
'05.8.25 1:08 PM제가 너무 좋아하는 팥얘기구나 싶어서 얼른 들어와 봤더니..
마음이 찡~~^^;;;
수국님과 마주 앉아 달콤한 단팥죽 먹고싶네요.^^11. 무영탑
'05.8.25 1:11 PM확실히 국산팥이 맛이 좋지요
우리식구도 팥매니아랍니다
아이들 어릴땐 일요일이면 칼국수 밀어서
팥칼국수 만들곤했는데..
저는 낡은패드 황토염색으로 마무리 하면서 방학스트레스 날렸습니다12. 바하
'05.8.25 1:52 PM음악도 들리고
입으로 단팥죽이 맛나고
마음은 촉촉히 젖어옵니다
우리 지금 다 같이들 있는 거지요?13. 뿌요
'05.8.25 1:55 PM팥칼국수가 먹고 싶은데 수국님 글을 보니 더욱 더 땡기네요.
세짼가?14. 어중간한와이푸
'05.8.25 2:22 PM시.집.식.구.......... 같은 가족의 의미이면서도 왜 그리 친정식구와는 그리 다른 감정인지......
저 역시 시어머니와 시누땜에 석달같던 일주일이 3시 30분 KTX로 마감 될려 합니다.
모시고 사는 분들... 정말 대단하세요. 계피향이라면 저도 너무 좋아하는데.^^15. 수국
'05.8.25 2:55 PM여러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에그 이 나이에도 시어른땜에 이런 글이나 쓰고 있고..
쩌쩌(저 자신에게 보내는 소리입니다...)
혼자서도 잘 놀죠? 먹고, 혼자 소리 하고 ㅎㅎㅎㅎ
어저께 "에그 어쩌다가 말이야 내가 자기를 알고 만나고..."
옆에 있던 울딸 엄마가 아빠랑 만나 결혼했으니까
나같이 이쁜딸이 엄마 딸로 옆에 있잖아. ㅎㅎㅎ
맞아요 울 남편 안 만났으면 시집식구도 없었겠지만
저희 여우같은 딸과 듬직한 아들도 없었을꺼예요
맛난 음식 먹고 좋아하는 음악 듣고 또 기분 업합니다...16. 동경댁
'05.8.25 3:01 PM아,,,단팥죽 레시피 보러 들어왔는데...^^!
힘내세요~
따로 살아도 힘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함께 사시는 분들 대단하세요
시부모님도 부모님인데,,,왜 친정부모님같이 되기가
힘든지 모르겠어요,,,
저두 언젠간 함께 살아야 하기에...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저희 신랑이 무녀독남이거든요,,)17. 철방구리
'05.8.25 4:13 PM우울한 기분 달콤한 단팥죽과 좋아하는 음악에 날려버리셈~
수국님은 밝고 명랑하고 귀여운 모습이라 고뇌하는 모습은 상상이 안되네
이걸 워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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