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빨강머리앤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빨강머리였는지 빨간머리였는지도 마구 헷갈립니다. --;
지난 두어달 격동의 집들이 시기를 보내고
대략 평온기로 접어 들었습니다.
6월 어느날은 한 주에 4팀 - 일수목토 - 의 집들이를 해치우는 쾌거를..
한 번 장봐서 4팀 집들이하기에 대해서 키친토크에 글을 남긴다는것이 마음뿐.
어젠 오랜만에 빵을 구워봤습니다.
이름하여 꿀카스테라.
계란 7개의 압박과 한 번도 안해본 머랭의 복병이 있었지만
그리고 도저히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는 수직으로 내려 그으며 섞기..도 있었지만
시작해 봤습지요.

처음한것 치곤 성공이였습니다.
수직으로 내려 그으며 섞기를 대충했더니 반죽이 골고루 섞이지 않아
어느부분은 달고 어느부분은 맹맹했지만
그래도 포실하니 추억의 카스테라 맛이 나더군요.
국민학교 3학년때 아침먹다가 국그릇을 무릎위로 엎어서
화상을 입은 덕분에 하루 결석을 하게됐습죠.
요즘과 틀리게 하늘이 두 쪽 나도 학교에 가야하는 줄 알았던 그 때 결석이라니..
병자처럼 아랫목에 누워있는데
할머니가 조은카스테라와 바나나우유를 주시더군요.
조은카스테라 기억나시요? 그 정사각 모양의 카스테라..
할머니 마음에 손녀딸 자리차지하고 누워있으니 딱해 보였을테고
뭐 맛있는거라도 사먹이자 싶으셨겠죠..
그래서 골라오셨지 싶은 조은카스테라.
특별난 사건도 없이 그날 오후 그 카스테라가 머릿속에 마음속에 박혀있어요.
할머니도 아직 건강하게 옆에 계신데요 말입니다.
삼순이할때 힛트쳤던 마들렌..추억을 부르는 빵.
제게 마들렌처럼 추억을 부르는 빵은 카스테라.랍니다.
추억을 부르는 음식은 또 있습니다.
프렌치 토스트.

지금도 손 끝이 매운 작은엄마는 이런저런 음식솜씨가 좋으셨는데
어릴때 작은집가면 사촌동생을 얼른 심부름 보내서 식빵을 사오게 한 후
프렌치 토스트를 해주셨어요.
부드럽고 달달한 토스트. 설탕도 뿌려먹었던 듯.
어느날 저녁 재료도 마침 다 있고 해서
그때를 생각하며 해봤는데 그 맛은 안나더군요.
대신 느끼함에 속이 부대끼더만요..--;

이 맘때면 교회에서 여름수련회를 가게됩니다.
그때 3박4일 여러끼 중 짜장밥과 함께 한끼는 꼭 먹게되는 카레.
감자,양파,당근만 넣어서 했는데 부실한 재료탓인지
옛날 카레맛이 나더군요.
요즘 연일 계속되는 신랑의 야근으로 혼자 저녁먹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예전같으면 밖에서 놀 궁리를 하며 그럭저럭 넘겼을텐데
결혼 후엔 별일 없어도 집에 들어가서
혼자 먹더라도 밥을 해서, 반찬없으면 뭐라도 한가지해서 밥을 먹습니다.
가끔 생각해보면 '내가 왜 이러나..' 싶게끔.

그 중 백미였던 그저께 저녁 밥상입니다.
뚝배기에 밥을 하고
된장국을 끓이고
잡채를 하고
김치를 새로 썰고
오로지 나 혼자 먹자고..
준비해서 먹기까지 한시간, 먹는데는 20분, 설겆이 하는데 10여분..
시간만으로 따지면 밥해먹는일은 참 비경제적인 일이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먹기 아까울정도로 어찌나 맛나던지.

이날 또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역시 뚝배기에 일인용 밥을 하고 (누룽지까지 끓여먹음)
김치찌게를 제대로 끓이고
계란말이까지 해서 구색을 갖춘..

경빈마마님께 힌트를 얻어 이후 잘 쓰고 있는 부침방법입니다.
집들이 단골 메뉴였습니다.

집들이 단골 메뉴 추가.
밖에서 먹는 보쌈이 맛이 없을 정도로 경지에 올랐습니다. 히힛.

82쿡의 빠질 수 없는 후식 아이템.
양갱도 해봤습죠.
앙금 젓는게 그렇게 힘들 줄..
그래서 자주 안하기로 했습니다.

만만해 보여 덤볐던 단호박경단.
단호박맛은 한 개도 안나고 모양만 그럴 듯 했습니다.

아침 단골 메뉴. 우엉김밥.
우엉짱아찌를 얻게 되서
우엉,깻잎,계란만 넣은
혹은 우엉, 오이, 김치를 넣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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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요즘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밥에 집착했나 싶을 정도로
꼬박꼬박 밥 챙겨먹고 있는 절 보면 진짜 낯설다니깐요..
점점 밖에서 먹는 밥이 맛없어져서 큰일이에요..
말복지나면 좀 덜 더울련지..
저는 더위안타는 체질이라 여름이 반가운데
올 여름엔 자다가 몇번 깨고 그러네요.
모두들 건강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