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카스테라는 추억을 실고..<꿀카스테라>

| 조회수 : 4,948 | 추천수 : 59
작성일 : 2005-08-12 17:52:00

안녕하세요. 빨강머리앤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빨강머리였는지 빨간머리였는지도 마구 헷갈립니다. --;

지난 두어달 격동의 집들이 시기를 보내고
대략 평온기로 접어 들었습니다.
6월 어느날은 한 주에 4팀 - 일수목토 - 의 집들이를 해치우는 쾌거를..
한 번 장봐서 4팀 집들이하기에 대해서 키친토크에 글을 남긴다는것이 마음뿐.

어젠 오랜만에 빵을 구워봤습니다.
이름하여 꿀카스테라.
계란 7개의 압박과 한 번도 안해본 머랭의 복병이 있었지만
그리고 도저히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는 수직으로 내려 그으며 섞기..도 있었지만
시작해 봤습지요.



처음한것 치곤 성공이였습니다.
수직으로 내려 그으며 섞기를 대충했더니 반죽이 골고루 섞이지 않아
어느부분은 달고 어느부분은 맹맹했지만
그래도 포실하니 추억의 카스테라 맛이 나더군요.

국민학교 3학년때 아침먹다가 국그릇을 무릎위로 엎어서
화상을 입은 덕분에 하루 결석을 하게됐습죠.
요즘과 틀리게 하늘이 두 쪽 나도  학교에 가야하는 줄 알았던 그 때 결석이라니..

병자처럼 아랫목에 누워있는데
할머니가 조은카스테라와 바나나우유를 주시더군요.
조은카스테라 기억나시요? 그 정사각 모양의 카스테라..

할머니 마음에 손녀딸 자리차지하고 누워있으니 딱해 보였을테고
뭐 맛있는거라도 사먹이자 싶으셨겠죠..
그래서 골라오셨지 싶은 조은카스테라.
특별난 사건도 없이 그날 오후 그 카스테라가 머릿속에 마음속에 박혀있어요.
할머니도 아직 건강하게 옆에 계신데요 말입니다.

삼순이할때 힛트쳤던 마들렌..추억을 부르는 빵.
제게 마들렌처럼 추억을 부르는 빵은 카스테라.랍니다.

추억을 부르는 음식은 또 있습니다.
프렌치 토스트.



지금도 손 끝이 매운 작은엄마는 이런저런 음식솜씨가 좋으셨는데
어릴때 작은집가면 사촌동생을 얼른 심부름 보내서 식빵을 사오게 한 후
프렌치 토스트를 해주셨어요.
부드럽고 달달한 토스트. 설탕도 뿌려먹었던 듯.
어느날 저녁 재료도 마침 다 있고 해서
그때를 생각하며 해봤는데 그 맛은 안나더군요.
대신 느끼함에 속이 부대끼더만요..--;



이 맘때면 교회에서 여름수련회를 가게됩니다.
그때 3박4일 여러끼 중 짜장밥과 함께 한끼는 꼭 먹게되는 카레.
감자,양파,당근만 넣어서 했는데 부실한 재료탓인지
옛날 카레맛이 나더군요.

요즘 연일 계속되는 신랑의 야근으로 혼자 저녁먹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예전같으면 밖에서 놀 궁리를 하며 그럭저럭 넘겼을텐데
결혼 후엔 별일 없어도 집에 들어가서
혼자 먹더라도 밥을 해서, 반찬없으면 뭐라도 한가지해서 밥을 먹습니다.
가끔 생각해보면 '내가 왜 이러나..' 싶게끔.



그 중 백미였던 그저께 저녁 밥상입니다.
뚝배기에 밥을 하고
된장국을 끓이고
잡채를 하고
김치를 새로 썰고
오로지 나 혼자 먹자고..

준비해서 먹기까지 한시간, 먹는데는 20분, 설겆이 하는데 10여분..
시간만으로 따지면 밥해먹는일은 참 비경제적인 일이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먹기 아까울정도로 어찌나 맛나던지.



이날 또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역시 뚝배기에 일인용 밥을 하고 (누룽지까지 끓여먹음)
김치찌게를 제대로 끓이고
계란말이까지 해서 구색을 갖춘..



경빈마마님께 힌트를 얻어 이후 잘 쓰고 있는 부침방법입니다.
집들이 단골 메뉴였습니다.



집들이 단골 메뉴 추가.
밖에서 먹는 보쌈이 맛이 없을 정도로 경지에 올랐습니다. 히힛.



82쿡의 빠질 수 없는 후식 아이템.
양갱도 해봤습죠.
앙금 젓는게 그렇게 힘들 줄..
그래서 자주 안하기로 했습니다.



만만해 보여 덤볐던 단호박경단.
단호박맛은 한 개도 안나고 모양만 그럴 듯 했습니다.



아침 단골 메뉴. 우엉김밥.
우엉짱아찌를 얻게 되서
우엉,깻잎,계란만 넣은
혹은 우엉, 오이, 김치를 넣거나..

----


하여간 요즘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밥에 집착했나 싶을 정도로
꼬박꼬박 밥 챙겨먹고 있는 절 보면 진짜 낯설다니깐요..
점점 밖에서 먹는 밥이 맛없어져서 큰일이에요..

말복지나면 좀 덜 더울련지..
저는 더위안타는 체질이라 여름이 반가운데
올 여름엔 자다가 몇번 깨고 그러네요.

모두들 건강하시길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챠우챠우
    '05.8.12 6:03 PM

    우아...
    요즘들어 갑자기 고수님들이 와르르 등장하십니다.
    만드신 음식들을 보니,솜씨가 예사롭지않으셔요.
    특히 우엉김밥이랑 경단,색색이 이쁜 부침개까지...
    저 부침개는 저도 힌트를좀 얻어갔다죠. ^ ^

  • 2. 민석마미
    '05.8.12 6:05 PM

    크~억 쓰~읍
    대~단~하~십 ~니 ~다
    빨강님~남푠분 부럽사와요^^

  • 3. 바쁜그녀
    '05.8.12 7:52 PM

    히히..
    제목이 넘 정겨워요^^
    음식들도 넘넘 멋지네요^^

  • 4. 뒤죽박죽별장삐삐
    '05.8.12 8:52 PM

    전 왜 카스테라 하면 식힐때 폭삭 가라앉아 버릴까요? 오븐안에선 풍선처럼 부푸는데요....정말 궁금혀요...ㅜ..ㅜ

  • 5. 다시마
    '05.8.12 11:47 PM

    유부녀티 너무 내는 거 아니유? 보쌈 땡기는 밤.. 앤님 보고 싶구려. 이슬양도 ...

  • 6. 나나언니
    '05.8.13 9:21 AM

    앗~ 올만에 앤님이다 *^^* 경단에 양갱에 김밥에 빠방한 식단인데요~ 저희 집이랑 비교되요. 멋져요.

  • 7. champlain
    '05.8.13 2:37 PM

    저도 반가워서~~^^

    오랜만에 오셔서 100% 키톡다운 토크를 풀어놓으셨네요.^^

    야무진 새댁의 모습에 헌댁이 부끄러워집니다요...

  • 8. aristocat
    '05.8.13 3:39 PM

    부침개 너무 맛있겠어요!!! 아악.

  • 9. candy
    '05.8.13 10:17 PM

    부침개에 필이 확 꽂힙니다...ㅋㅋ

  • 10. 달개비
    '05.8.14 1:31 AM

    빨강머리였는지 빨간머리였는지도 마구 헷갈립니다. --;
    ㅎㅎ 이부분 한번 웃어주고...아, 저도 헷갈립니다.
    정말 새댁인지? 헌댁인지?
    이 헌댁 기죽어 들어 갈랍니다.
    원래 부침개는 경지에 이른 아이템이지요?

  • 11. 꽃게
    '05.8.14 9:05 PM

    아~~앤님~~ㅎㅎㅎㅎㅎ
    이제 베테랑 주부의 길로 들어서신듯~~
    반가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3999 신문지위의 티라미슈라면...드시겠어요? 3 calma 2005.08.14 4,432 44
13998 체코식 감자전 '브람보락'- 4 뿌요 2005.08.14 4,405 59
13997 이런 피자 한국에 있나여? 11 julia 2005.08.14 5,536 36
13996 일요일의 브런치..바케트프렌치토스트.. 7 나옹이네 2005.08.14 4,409 65
13995 매운 홍합 요리 했어요. ^^ 9 Irene 2005.08.14 5,620 59
13994 빠에야 (Paella) - 전기밥통 버전 4 피글렛 2005.08.14 4,844 69
13993 돼지고기 야채말이 4 아끼꼬 2005.08.14 3,603 51
13992 독일빵 브레첼(Bretzel) 9 뒤죽박죽별장삐삐 2005.08.14 4,117 73
13991 애보며 밥해먹기 中 " 아뿔싸..꿀카스테라.." 11 강아지똥 2005.08.14 4,021 48
13990 여름이라 더 좋은 알싸~한 양배추물김치 담그기 17 지성조아 2005.08.13 10,833 92
13989 첨 만들어본 마늘빵.. 2 크리스탈 2005.08.13 3,273 46
13988 오징어-땅콩 소스 샐러드 4 2005.08.13 4,297 42
13987 주인공없는 떡볶이 4 홀로살기 2005.08.13 4,817 35
13986 단팥빵&소보로빵&소세지빵(좀 많나요? ^^) 6 민트 2005.08.13 4,857 60
13985 더운 요즈음 밤에는....??? 2 엄마곰 2005.08.13 3,599 46
13984 여기서 배운 오이말이초밥이랑 해물파스타했어욧~ 6 에밀리 2005.08.12 4,939 72
13983 수정했어요..무사히 손님을 치르고.. 44 수빈맘 2005.08.12 10,886 108
13982 고구마순 김치 17 뿌요 2005.08.12 3,756 51
13981 초창기 키톡에 올라오던 레시피들...(9) 7 수국 2005.08.12 6,390 80
13980 녹두편 13 미스테리 2005.08.12 3,462 75
13979 누가 119에 전화좀......헥헥헥~ 10 빨간자몽 2005.08.12 4,448 75
13978 오래된 원두커피 맛있게 만들어 먹는법 11 해피맘 2005.08.12 9,962 69
13977 카스테라는 추억을 실고..<꿀카스테라> 11 빨강머리앤 2005.08.12 4,948 59
13976 <P>오랜만의 언니들과 저녁식사~! 4 엄마곰 2005.08.12 4,833 84
13975 무사히 손님을 치르고.. 31 수빈맘 2005.08.12 6,571 42
13974 ☆ 바나나 모카 아이스 블렌디 ☆ 2 양순희 2005.08.12 2,995 54
13973 여름 보양식 드세요~ 4 새로운 라라 ☆ 2005.08.12 3,657 31
13972 돼지떡갈비와 김치알밥~알이 톡톡^^ 6 짝퉁삼순이 2005.08.12 5,609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