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에야를 만들기 전에 제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어떤 쌀을 쓰는지,
그리고 물의 양을 얼마나 잡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몇가지 레시피를 찾아서 읽어 보니, 쌀 부피의 약 두배로 물의 분량을 잡더군요.
그리고 빠에야는 뚜껑을 덮지 않고 아주 넓은 팬에 조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군요.
그런데 이렇게 조리하다가 실패했습니다.
8인분을 팬 두개에 나누어 하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요.
한번 끓어 오른 뒤 약불로 쌀을 씹히는 맛이 나도록 익히는 것이 감을 잡기 어렵더라구요.
육수는 자작하게 줄어 드는데 쌀은 다 익지 않아서, 육수를 조금씩 더 부어주게 되었죠.
그래서 완성된 빠에야는 리조또처럼 축축했답니다. 밑은 많이 눌어 붙구요.
그래서 남은 재료로 그 다음날 제가 다시 전기밥통에 해 보았죠.
이전에 쿠바식 치킨라이스를 전기밥통에 해보니 잘 되었거든요.
결과는 눌어붙지도 않고 밥도 꼬들꼬들...성공적이었습니다!
빠에야 만들때 쌀:물 분량을 1:1 혹은 1:1.1 로 해서 전기밥통에 해보세요.
제가 정식 빠에야 말고 간단하게 하는 빠에야 레시피 소개합니다.
쌀은 길쭉한 쌀은 안 되고 통통한 쌀이라야 한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쌀로 해도 됩니다.
쌀의 양은 일인분에 50-60g (90-110cc)가 적당합니다.
* 쌀은 요즘 씻어 나오는 쌀로 하던지, 아니면 한번만 물에 슬쩍 헹궈 체에 받혀 물기를 뺍니다.
쌀을 절대로 불리지 않는 것이 빠에야의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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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에야 (Paella)
* 재료 (4인 기준)
쌀 1컵 반 (360cc)
닭육수 1컵 반 (고형 치킨 브이용 써도 됨)
소금 1/3-1/2 작은 술
올리브 유 3-4 큰술
뼈 발라 놓은 닭다리살 200-250g (큼직하게 썰어서 소금 후추 밑간)
종합해물 한봉지 (400g, 냉동된 것은 해동해 둠)
화이트 와인 (청주) 3-4 큰술
빨간 피망 1개 (씨 빼고 절반 갈라 1cm 폭으로 길게 썸)
양파 큰 것 반개 (잘게 다짐)
마늘 네쪽 (잘게 다짐)
토마토 큰 것 1개 (껍질 벗겨 씨 빼고 잘게 다짐),
완두콩 150g
샤프론 6-7 가닥
* 샤프론이 없으면, 닭육수 대신에 맥주를 한컵 반, 치킨브이용 한개, 월계수잎 한장, 마른 바질 1/4작은술을 넣어 주세요.
이것이 쿠바식 치킨라이스 레시피입니다. 저는 샤프론 보다 맥주를 넣은 치킨라이스 향이 더 좋더군요.
샤프론이 빠지면 빠에야라고 하기 어렵겠지만요. 샤프론 대신 터메릭 1/4 작은술 정도를 넣어주면 색깔은 노랗게 납니다.
<만들기>
1. 육수를 약한 불위에 올려 미지근하게 데운다.
2. 샤프론을 작은 그릇에 넣고, 소금을 아주 조금 넣고, 숟가락 뒷면으로 막 으깨어 준다.
이걸 육수에 넣어두면 색이 노랗게 우러난다.
3. 냄비에 해동된 해물과 화이트와인(청주)를 넣고 살짝 삶아 둔다.
해물 데치고 나온 국물은 닭육수에 넣어준다.
4. 넓은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닭다리 살을 굽는다.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되면 건져서 접시에 담아둔다.
5. 피망을 볶아준다. 건져서 접시에 담아둔다.
6. 올리브유를 1큰술 더 넣고, 마늘을 볶다가, 양파를 넣고 투명해 질 때까지 볶는다.
7. 토마토 다진 것을 넣어 형체가 뭉그러지고 양파와 한 덩어리로 뭉쳐질 때까지 볶는다.
(마늘, 양파, 토마토 다진 것을 볶아 만든 페이스트를 ‘sofrito' 라고 하는데
이것이 빠에야 맛을 내는 중요한 베이스라고 합니다.)
8. 쌀을 넣고 1-2분 볶아준다.
(쌀이 기름과 'sofrito'의 향을 충분히 빨아 들일 수 있도록 골고루 코팅해 주는 겁니다.)
9. 팬의 재료를 몽땅 전기밥솥으로 옮긴다.
팬 바닥에 눌어붙은 것이 없도록 잘 긁어 넣는다.
데워진 육수를 붓고, 닭고기 구운 것을 얹고, 완두콩 넣고, 취사버튼을 누른다.
10. 밥통이 ‘찰칵’ 하면 피망과 해물을 넣어 주고 뜸을 들인다.
11. 골고루 섞어서 후추, 파슬리 다진 것, 레몬즙 약간을 첨가해서 서빙한다.
빠에야의 주역은 쌀이랍니다. 밥이 얼마나 맛있게 되느냐가 중요하다는군요.
닭고기 없을 때는 해물로만 해도 됩니다. 완두콩 대신 파란 피망 넣어도 되구요.
써 놓으니 길어 보여도 한번 해보시면 쉬워요.
친구들 네 다섯명이 모여 식사할 때, 빠에야와 샐러드 한가지 곁들이면 푸짐하고 훌륭합니다.
스페인산 백포도주를 곁들이면 더 좋겠죠.
런~님이 빠에야로 컬쳐 레시피를 써주실 날을 기대하며 이만....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빠에야 (Paella) - 전기밥통 버전
피글렛 |
조회수 : 4,844 |
추천수 : 69
작성일 : 2005-08-14 08: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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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런~
'05.8.14 9:30 AM빠에야....전기밥솥에 할 수 있다는 말에 솔낏하여 얼른 열어 봤더니...
제 이름이 있네요..^^...깜짝 놀랬어요..^^
저도 빠에야...하고 싶은데....연결할 컬처를 찾지 못했답니다..^^
혹시 할만한 컬처가 있으면...레시피와 연결시키도록 하지요..^^
물론 저도 열심히 찾아보겠구요..^^
그리고 밥솥버전 빠에야 레시피...감사합니다..^^2. aristocat
'05.8.14 12:46 PM와~ 맛있겠어요.
중남미 문화원에서 5-6년전에 먹었던 빠에야 맛이 생각나는데...
저도 한번 해봐야겠어요!3. 까미유끌로델
'05.8.14 9:17 PM여행가서 빠에야를 세번이나 먹었는데.. 만족스런 빠에야는 한번도 먹어보질 못했다는..(-_-;;;;;) 한 번 해보고 싶은데 하기 전부터 겁이 나는것이.. 대단하세요^^
4. Connie
'05.8.15 1:56 AM까미유님... 10 월쯤 되면. 강남에 지중해식 요리 전문점이 하나 오픈할꺼에여. 거기서 한번 드셔보시길. 닭다리와 바닷가재를 넣은 빠에야를 먹었는데.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빠에야만 몇가지 종류를 하거든요. 아 오픈도 안했는데 왜 먹었냐고 하시면... 저는 그 식당 관계자랑 잘 알아서 오픈 전 시식패널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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