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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딴이 진짜주부집 다녀오다

| 조회수 : 3,022 | 추천수 : 5
작성일 : 2004-03-04 10:58:21
연휴동안 결혼한(4년차)친구네 다녀왔는데 많이 배우고 왔어요. 역시 사는 건 장난이 아닌 가 봅니다.^^;;;
음식에 대한 열의가 포로롯 꺾여서 돌아왔죠. 사는 거 앞에, 먹는 건 둘째문제인지요 정녕.... --; (아니죠? 그쵸???)


1. 오븐~
요즘 딴이는 오븐이 무지 갖고 싶다.
오븐으로 할 수 있는 요리레시피, 아는 거래봤자 겨우 한두가지인데도 갖고싶다.
좋으면 뭔 짓을 못하나? 오디오매니아,인라인매니아,뭐뭐뭐 거시기 매니아들 돈을 척척 들여가면서
장비들 사는데? 나도 매니아하지 뭐! 근데 사면 잘 쓸까? 한두푼도 아니고. 그러게? 자취생이 오븐이 웬 말? --;

꼭 사고말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요리학원까지 다녔고 제빵기술까지 있는 친구(4년차 주부)에게 물어봤다.

"어때? 많이 쓰지?"
"가시내, 언제 오븐 돌리고 앉아있냐?  빵, 사묵는 게 싸다."
"-.-; "


2. 요리학원
친구부부(과커플이니까 신랑은 딴이의 선배)가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묻길래
딴이, 딴청부리다 은근히 말했다.

"어, 난 결혼할라면 요리학원부터 다녀야하지 않을까? 뭘 할 줄 알아야지"
- 이 부부는 이미 알고있다. 딴이가 아무것도 못한다는 사실을. 물론 대학 때를 전제로

"야! (이 대사는 선배) 배고프면 먹지 뭘 무슨 요리학원? 어허라 이 녀석이 돈이 넘치나보네~
맛내서 먹으면 물~론 좋겠지...만, 먹다보면 맛든다ㅡㅡ"

배고프면 먹는다? 먹다봄 맛든다? 딴이, 친구부부한테 항복. --'
- 연애할 땐, 둘이서 약식만들고 수정과 담그고 축제땐 튀김장수까정 하더니,
  맨날 자기여친(제 친구죠) 본받으라구 나 무쟈 구박하구선 --;


3. 양갱
"있지. 친구야, 내가 xxx 줄라구 양갱을 다 만들었다는 거 아니야?"
(뿌듯^뿌듯^  친구한테 자랑반, 칭찬반 받을 요양으로 신난 딴이~ )

"오매, 니가 미쳤구나? 이x아~  엄마는 슈퍼에서 파는 양갱만 사다드려도 효녀소리 듣는다.
하긴 나도 결혼 전에 전병 구워서 좋은 건 오빠네로 보내고 울엄마는 부서진 거 먹였다.
그때 왜 그랬을까몰라~"

2004 봄 딴이 사랑에 미친 X 되다. 안하던 생전 못할 것 같던 음식을 만들다.


4. 그래도 건진 건,
"먹어봐라 요쿠르트다"
"아, 맞다 홈쇼핑에서 선전하더라 집에서 만든다구? 어, 맛있네~"

"만들어먹으면 사먹는 거 못먹어. 순전히 색소에 설탕에....건강 생각함 무섭다니까
사먹는 것처럼 할람 여기다 쨈넣어 그럼 돼. 쨈 순 설탕덩어리잖아
민호도 그렇게는 잘 안먹여 애기때부터 입맛 잘 잡아야지~"

- 딴이도 사볼까 했었는데 매일 사먹는 불가리스와 요플레 값도 값이지만
  설탕 안든 제대로 된 요쿠르트 먹고 싶어서(다농에서 나오긴 하지만)

그래 이거야. 딴이, 눌린 기를 회복하고 다시 가정요리의 복원을 다짐하는데 ^^


5. 웃어주는 사람 ♥
"어 xx야 맛있다~ ^^ "
선배가 친구가 만든 국물떡뽁이를 후루룩 먹으면서 한마디 한다.

"요즘, 저걸로 밥 먹어. 어휴 매일 먹는 찬이란 게 같잖아. 국도 거기서 거기고"

그래 웃어주는 사람, 내가 만든 음식이 제아무리 소태같다 할지라도 웃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만들고 또 만들지~ 기운내서 더 계발하고 정성들이지 ^^
.
.
.
.
틱틱 내뱉는 친구 말에 긴장한 딴, 그래도 오랜 친구 그 말이 정겨워서(친구가 목포댁이져~딴이도목포처자~)
친구 아들내미 재롱에 웃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금촌이 멀긴 멀었던지 휙 쓰러져 잤답니다.
그렇게 연휴가 갔고.....오 제발  며칠만 더 쉬었으면 간절히 기도하며 출근,
사무실에서(82cook보면서) 있으니 이러다 퇴출당함 것도 82cook 덕분??? ^^;;;

에...그럼 이제 열심히 일을 해봐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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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3.4 11:07 AM

    어머니에게 양갱을 사다가 드려도 효녀소리 듣는다에 공감합니다요...
    좋은 공부, 수업료 억쑤로 들여도 못배울 좋은 수업받고 오셨네요...

    지금부터 일 열심히 하세요, 82cook 땜에 회사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안돼죠.

  • 2. 딸기짱
    '04.3.4 12:04 PM

    ㅎㅎㅎㅎㅎ

  • 3. 솜사탕
    '04.3.4 12:22 PM

    딴이님 정말 글을 잘 쓰시네요! 재미있게 읽었어요..
    맞아요.. 누군가 먹어줄 사람이 있으면 만들게 되지요.
    나중엔 그게 억울해(?)지고 지겨워 지기도 하겠지만요. ㅎㅎㅎ

  • 4. 꿀벌
    '04.3.4 12:50 PM

    ㅋㅋ 저도 보다가 넘 잼나서~혼자 큭큭 거리면서 봤어요
    주부4년차에 아기까지 있으면 정말 장난아니겠어요
    전에는 그냥 아기안고 가는 엄마들 보면 부럽다 내지는 아기가 이쁘다였는데
    요즘은 대단하다!!!
    특히 애가 둘이상이면 존경스럽다!!!!

  • 5. 포카혼타스
    '04.3.4 4:37 PM

    글 넘 재밌어요
    과커플 부부도 재밌구요
    나두 갖고 싶어 사놓구 4년째 썩고 있는 오븐 , 친구말 따르시지요 ^^

  • 6. 로로빈
    '04.3.5 10:14 PM

    아이들 어릴 땐 요리는 커녕 친정엄마가 갖다준 반찬에 국에 밥만 해서 먹는 데도
    설겆이 해 대기 바빠요. 두 시간만 부엌을 안 들여다봐도 무슨 전쟁터처럼 치울 게
    늘어져 있죠. 우윳병은 또 왜 그리 닦는데 오래 걸리는지.... 소독도 매번 해야하고...

    빨래도 아이들 있는 집은 하루가 머다하고 해야하고 바닥청소를 해 놔도 한 시간도 안 돼
    큰 애가 먹은 과자 부스러기들.... 작은 애가 먹다가 토한 우유자국들, 뱉어낸 죽 자국들...
    정말 닦아도 닦아도 끝이 없답니다.

    그러면 또 걸레 빨고 삶아야지요...

    저, 예전에 처녀적에는 집에서 피자도 굽고 애플파이도 굽고
    제가 예전에 중고등학생들한테 퇴근 후에 과외를 저희 집에서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요...

    아이들한테 쉬는 시간에 별 멋을 나 내서 파르페도 만들어주고 커스터드 푸딩도 만들어주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애들한테는? 아직그런거 한 번도 못 만들어줬습니다. 밥만 멕이기도 바쁩니다.

    이게 상상속의 결혼생활과 실제의 결혼생활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만약 상상 속에서처럼
    언제나 아이들한테 따뜻한 간식을 준비해 놓고 정성스런 상을 매번 차려주고
    주말은 주말대로 별식을 마련하고... 이렇게 살다가는 아마 하루 24시간 중 12시간 이상을
    부엌에서 헤어나질 못 할 겁니다. (사실 요즘 같아서는 24시간 중 18시간 부엌에서
    일하라 해도 할 것 같아요. 애기만 보지 않는다면..^^)

    일할래 밭맬래 하면 밭 맨다 한다쟎아요. 진짜 애 보는 것 어렵습니다.

    제 생각엔 처녀 때, 그리고 결혼하셔서 아기 없을 때 해 보고 싶은 것 다 해 보세요.
    애 낳은 후엔 끝장입니다. 아이 유치원 갈 때 까지 한 4-5년은 정말 여유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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