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어오르기도 전에 엄마가 가져다 주신 냉이로 봄이 오는구나.. 했습니다.
끓입니다.
쌀뜨물에 멸치다시 국물 내고 묵은지 헹궈서 함께 끓입니다.
파마늘도 안넣었어요.
향긋한 냄새에 홀려 먼저 혼자 차려먹습니다.
반찬도 덜지 않고 그냥 먹었어요. 혼자니까.
어느날 청소년이 학원에 가며 강된장이 먹고싶다고 주문합니다.
학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강된장거리를 사러 갔다가 상태가 안좋은 대파 대신 쪽파를 삽니다.
혼신의 찹찹찹.
모두 다지고 두부는 설겅설겅 썰어 손으로 으깨어 넣었습니다.
쪽파가 생겼으니 냉동실에 있는 새우살 다져놓고 파전도 부칩니다.
재료 볶을때 설탕도 솔솔 뿌려 가벼운 강된장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쪽파를 샀으니 됴국밥도 한번 해먹습니다.
1,600원 어치 쪽파를 다먹기 위해 불고기감 25,000원어치를 사는...
새똥 싼거 아니고 와사비입니다.
엄마가 미나리를 가져다 주십니다.
기름과 만나면 다 맛있습니다.
새우살 다져넣고 전부쳐 먹습니다.
그래도 줄지 않는 미나리 봉다리
고기의 힘을 빌려봅니다.
저렇게 먹고도 많이 남아서
한번 더 항정살을 사다가 미나리도 함께 클리어.
고기 기름에 한번 구워 숨을 죽이니 더 맛있고 많이 먹어지더군요.
머위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분명 '머위'라고 주셨지만 저는 '아욱'을 생각하며 받았다는...
내일 저녁 된장국 끓여 해치워야지... 나름 계획을 세워놓았는데
다음날 마침 점심 식당반찬으로 나온 씁쓸한 머위무침을 먹으며
'아! 내가 받은건 아욱이 아니라 머위구나!' 라고 깨달았지만
계획수정은 없다.
나름 한번 데쳐서 헹궈서 꾹 짜서 된장국 강행.
사진 없습니다.
국물까지 어찌나 쓰던지 사약체험..
건더기만 어찌어찌 건져먹고 국물은 버렸어요.
그러고도 남은 머위.
얼마 전 맛있게 먹었던 강된장을 다시 끓이고 머위를 데쳐 밥 싸먹었습니다.
이건 괜찮았어요.
근데 머위된장국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인지 강된장 색이 왜이러지.. 하면서도 그냥 먹었습니다.
다 먹고 생각해보니 고춧가루를 안넣었더군요.
다행히 학원 다녀온 청소년은 고춧가루 넣은 맛있는 강된장을 차려주고 해피엔딩.
다음은 달래와 시금치 한보따리..
시금치는 국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빡빡하게 욕심껏 밀어넣어 된장국을 끓였고.
식구가 이건 시금치국이 아니라 시금치 찌게가 아니냐며..
달래는 꼬막 비빔밥
그냥 마트에서 샀는데도 꼬막살이 꽉 차 있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아직 시금치 봉다리는 빵빵한 그대로고
부추봉다리 그대로이고
제주에서 끊어온 고사리도 가져다 주실테지요.
우당탕탕 봄나물 대소동은 현재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