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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18층 여름채소 소진용 밥상 그리고 보양식 시리즈

| 조회수 : 14,636 | 추천수 : 4
작성일 : 2022-07-21 15:32:58
자연스럽게 한 달에 한번 글쓰기라는 주기가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그사이 저의 청소년은 이른 방학에 들어갔고 때 이른 더위와 초복을 지났습니다


거의 마지막 아스파라거스 아침이었습니다.
곁들여진 버섯은 전날 사둔 시판 샐러드에서 덜어낸건데 제 생각이 짧았어요.
저 날 청소년 2차 고사 첫날이었는데 탈이 나서 배를 움켜쥐고 식은땀을 흘리며 풀었대요.
그냥 평소 먹던대로 아스파라거스만 줄걸 그랬어요.


아스파라거스철은 끝나고 청소년이 방학을 아직 안한 동안 근근히 이것저것 먹였습니다.
전날 저녁 먹은 국과 찌개에 간단히 말아 먹은 날들도 물론 있습니다.

그 사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 농사지으신 각종 여름채소들이 공급되기 시작되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감자농사가 엄청 잘되었대요.
감자전입니다. 
채칼이 없는 저는 10년 넘게 써온 칼로 찹찹찹 채썰었습니다.

물론 이런 감자전도 부칩니다.
강판이 없는 저는 믹서기로 갑니다.
다들 하시듯 채반에 물을 빼고 가라앉은 녹말가루와 섞습니다.
먹기 편한 크기를 가늠하기 위한 시험적인 첫판이라 모양이 제각각이라고 변명해 봅니다.

바로 며칠 전 먹은 밥상인데 이날은 감자전에 옥수수를 넣어 보았습니다.
식감도 맛도 재미나서 그 뒤로 한번 더 해먹었습니다.
이 날 가지밥 하고, 감자전 부치고, 양념장 만들고, 김치 꺼내 간단히(!) 먹었는데
믹서기통, 후라이팬, 밥통, 채반, 믹싱볼, 도마, 칼, 그릇.....
설거지통 가득 쌓여있는 dishwashing mountain때문에 어찌나 angry 하던지요.
(죽사영 톡방에서 입도 뻥끗 못하고 있는 사람 나야나! 나야나!)

상추 찢어 샐러드도 부지런히 해먹었어요.
두번째 사진은 콥샐러드와 카프레제 사이 그 어디쯤..(아래에 잘게 썬 채소 한바가지 들어있어요)

가볍게 먹자! 하고 차렸던 상인데 결코 가볍지 않았던...
옆에 보이는 스뎅(!) 통에는 아마 마약계란이었을 겁니다.
굳이 단백질까지 구색을 맞추겠다는 의지.

역시나 샐러드 한바가지 만들고 마늘쫑 볶고 갈치 구워서 먹은 저녁밥.
저 마늘쫑이요....
사실 전날 해먹으려고 깨끗이 씻어뒀는데 돌발적으로 생긴 음식이 있어서 결국 그 날 못 해먹었어요.
그럼 싸서 다시 냉장고 넣었어야 했는데 물기 빠지라고 하룻밤 그냥 밖에서 재웠지요.
다음날 저녁에 맛있게 볶았는데...
질기더라구요. 
쇤다고 그러죠? 완죤 질겨졌어요.
그래도 뙤약볕에서 저 갖다줄 욕심으로 뽑으셨을 부모님 생각에 버리지는 못하고
사탕수수 먹듯 씹어먹었어요. 중간중간 너무 질긴 부분은 뱉어가면서요.
이 나이 먹어 또 배웠습니다.
마늘쫑 꽁꽁 잘 싸둬라...


용암같은 저것은 고춧가루 비율 실패한 강된장입니다.
셋이 먹을때 갈치 두조각 굽고
둘이 먹을때 갈치 세조각 굽는 이상한 사람. 그것도 나야나.
저 갈치가요.
저희 엄마가 갈치를 사서 가운데 토막만 몽땅 가져다 주신 갈치예요.
그래서 굽고, 구워도 다 가운데 토막.
뭐가 이쁘다고....

당연히 호박도 따오십니다.
이 뚝배기에 들어간 모든 재료가 from 부모님이예요.
호박, 양파, 마늘, 파, 청양고추는 농사지어 주시고
고춧가루는 김장대비 고추 사서 깨끗이 닦아 빻아주신 고춧가루.
들기름도 농사지은 것, 산 것 섞어 방앗간 가져가 짜주신것.
심지어 새우젓도 엄마가 새우 사서 담으셨어요.

호박을 아무리 해먹어도 계속해서 생겨납니다.
조만간 썰어야 얼려야지 싶습니다.
당연히 오이도, 고구마대도 엄마 밭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직업. 농부 아니십니다.

여름이 시작되면 열무비빔밥 한번 해먹어야죠.
이건 다른 어른께서 해주신 열무김치입니다.

맛있는 김치만 있어도 상차리기가 수월하지요.
자리에서 알 수 있듯이 열무김치가 메인입니다.
어른이 주신 열무김치, 낙지젓갈, 달걀 한판으로 차려먹은 닭죽 한상입니다.

Alison님께 대접하고 싶은 밥상입니다.
호박잎찜, 꽈리고추 볶음, 깻잎김치, 고구마순 김치
여름에 제일 자주 먹게 되는 반찬들인거 같습니다.
냉장고에 들어가는 밑반찬 별로 안좋아해서 꽈리고추도 그때그때 살짝씩 볶아 먹습니다.
단백질 구색을 맞추기 위한 스팸과 관자구이.

고추 볶아서 덜지 않고 그냥 이렇게 먹기도 합니다.
옥수수 수확을 해서 가져다 주시면 몽땅 쪄서 알을 따서 얼립니다.
그리고 옥수수밥을 해먹지요.
원래 밥반, 옥수수반인데 옥수수밥을 해두면 청소년이 간식으로도 퍼먹어요.
그래서 하얀 밥만 남아있을때가 있습니다.
찌개는 아마도 바지락 넣은 순두부찌개.

제가 또 그렇게 불효자는 아닙니다.
초복에 부모님 모셔다가 해신탕 끓여먹었습니다.
아래로 보양식 시리즈 이어집니다.

전복 볶음밥입니다.
마늘, 버터, 전복. 훌륭한 앙상블입니다.
땡글땡끌한 것 옥수수입니다.
밥이 옥수수밥이었거든요.

고기도 먹어야죠.
재워두고 이틀동안 먹었습니다.

삼겹살로 만든 수육과 한입샷입니다.
알배추에 어리굴젓과 마늘짱아찌 올렸습니다. 
저 좀 배운사람이죠.

어느 산장엘 갔더니 녹두를 잔뜩 넣고 백숙을 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토종닭에 녹두 불려 넣어봤습니다.

몸보신에 빠질 수 없는 장어.
장어 깔끔하게 밖에서 구워주는거 먹는게 최고지만 
그래도 집에서 먹어도 맛있으므로.
초벌구이 된 장어로 사시면 후라이판에서도 훌륭하게 구우실 수 있습니다.

미친듯이 덥다가 요즘은 선풍기 없이도 잘 수 있을만큼 다시 선선해졌어요.
그래도 여름은 여름이니까 잘 먹어야지요.
물론 가을엔 가을이니까 잘 먹어야 합니다.

Anyway!
Have a good time.
And
See you soon.
Bye~!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빈틈씨
    '22.7.21 5:57 PM

    아이구 청소년이 버섯때문에 배앓이를 했나보네요.
    날이 너무 더워져서 탈이 났나본데 지금은 괜찮아졌겠죠?
    다른 것도 다 맛있어 보이지만 오늘 제 시선을 뺐은
    음식은 단연 해신탕입니다.
    밖에서 사먹는 음식을 부모님 위해서 만드셨다니 효를 제대로 실천하신거네요. 마늘종이 사탕수수처럼 된다는 거 저도 배웠어요. Dishwashing mountain 외 영어가 유창하신데
    대화방에서 왜때문에 침묵을 지키고 계신지 이해가 안되네요
    ㅋㅋㅋ*^^* 영어는 정말 잘하고 싶은데 막상 쓸데는 없어서
    공부는 안하게 되는 희한한 존재입니다.
    알차고 재밌는 글 너무 좋아요 자주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 18층여자
    '22.7.22 8:30 AM

    기름에 구워서 냉장고에 들어갔다가 나온 버섯을 뭐가 좋다고 따로 챙겨줬는지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어요.
    중간에 쉬는 시간에라도 화장실을 갔어야 했는데 다음 시험시간 못 맞출까봐 화장실을 안갔대요.
    이런 일 겪으면서 대처요령도 배워나가는 거겠죠.

    해신탕은 따로 간하거나 양념을 하지 않으니 간단할 수 있지만.
    그래도 껍질째 들어가는 재료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닦는데 공이 많이 들어갔어요.
    요리하는 사람은 병나는 보신요리.

    영어는....
    여행을 가도 허락받는 말 몇마디만으로 충분하잖아요 ㅎㅎ
    Can I~?
    May I~?
    여행만 가면 급공손해지는.
    며칠 여행 갔다가 돌아온 인천공항 본죽에서 밥을 먹고 트레이 반납하면서
    Thankou you!
    라고 인사했던 한없이 가벼운 사람. It's me!

    Thankyou for your comment.
    I'll be back for you.

  • 2. hoshidsh
    '22.7.21 7:11 PM

    신선한 샐러드에 홈 메이드 제철 반찬, 나아가 장어, 백숙 같은 보양식까지
    정말 못하시는 음식이 없으시네요.
    감자 채 써신 거랑 수육 가지런히 썰어두신 걸 보니 칼 쓰시는 솜씨도 수준급이신 것 같고요.
    정말 맛있어 보여서 하나하나 감탄할 따름입니다.
    주위에 맛있는 생선에 제철 채소를 보급해 주시는 어르신들이 계신 것도 부럽고….

    아직 어린 청소년은 건강이 회복되었겠죠?
    더운 날씨에 공부하기 힘들 텐데, 보람찬 방학이 되기를 바랍니다.

  • 18층여자
    '22.7.22 8:40 AM

    음... 칼질은 아이 이유식을 해먹이던 시기에 급발전을 했었던 것 같아요.
    다지기가 없는 저는(ㅎㅎ) 모든 재료를 칼로 다졌거든요.
    딱히 칼질과 요리솜씨가 비례하지는 않는것 같아요.
    김장할때 저희집은 속재료가 따로 놀지 않게 모든걸 잘게 썰거든요.
    또 제가 그 칼질 담당입니다.

    저도 생각합니다.
    지금은 철없이 투덜대지만 나중에 문득문득 모든 순간 느끼게 될 빈자리를 감당할 수 있을까.

    청소년은 다행히 그날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 바로 해결되었습니다.
    걱정의 말씀 감사합니다.

    댁의 대딩도 길고긴 방학중이겠군요.
    최고 부러운 대딩 방학 ㅎㅎ

  • 3. ultraura
    '22.7.21 7:18 PM

    와 ~ 정성가득 건강 집밥
    대리만족 하고 갑니다.

  • 18층여자
    '22.7.22 8:43 AM

    당연히 저 사이사이 치킨도 시켜먹고, 라면도 끓여먹고, 순대국밥도 사다 먹었습니다.
    날것 그대로의 매일매일의 밥상은 사실 어느집이나 큰 차이 안 날것 같아요.
    일단 이 더운 계절 가스불을 켜고 싱크대 앞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정성 가득입니다.
    그래도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 4. Alison
    '22.7.21 8:57 PM

    자고 일어났더니 저같은 시골출신 해외동포가 그리워서 통곡하고갈 진수성찬이 올라와 있네요 ㅎㅎ 전 저 호박잎 볼때마다 어릴때 시골에서 자랄때의 왼갓 추억들이 필름처럼 돌아갑니다. 울타리와 지붕까지 올라가던 호박 넝쿨들, 노랗게 피었던 너무 아름다웠던 호박꽃들...그리고 주렁주렁 열리던 호박들.... 이제는 그립고도 그리운 정경이네요.

  • 18층여자
    '22.7.22 8:54 AM

    마당에 가드닝인양 호박 심어 보시면 안되려나요?
    정말 머위며 호박잎이며 전해드리고 싶네요.

    그래도 가지밥이며 강된장이며 해드시는 게시물 보면
    전형적인 한국인밥상이신데 ㅎㅎ
    커피믹스를 사랑하시는 것두요.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단순히 까슬하고 씁쓸한 호박잎의 맛이 그리운것보다
    호박잎에 담겨있는 기억속의 풍경과 그 시절의 정서가 그리우신 거겠지요.
    그래도 거대한 남의 나라에서 멋지게 뿌리내리고 살아가시는것 멋지십니다.

  • 5. 포그니
    '22.7.22 12:00 AM

    from 부모님 야채에서 부러움이 뭉게뭉게. 모든 메뉴가 다 맛있어보여요.

  • 18층여자
    '22.7.22 9:02 AM

    타지생활 하시는 분 많은 82에서 제가 본의 아니게 자랑 게시물을 올렸네요.
    미국생활은 좀 안정이 되셨는가요
    그곳에서 해드시는 밥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 6. ralwa
    '22.7.22 5:40 AM

    어릴때는 굴이 너무 싫었어요. 생김새나 맛이나, 이게 먹는 거라고? 귀한 거라고? 이제는…어리굴젓 사진을 보자마자 침이 고이는 걸 보니, 으른 다 됐나 봅니다(으른이 되다 못해 늙었…뚀르르). 청소년과 어르신들 모두 맛난 음식 드시며 더운 여름 잘 나시길.

  • 18층여자
    '22.7.22 9:06 AM

    저는 생굴도, 익힌 굴도 모두모두 좋아라합니다.
    여행 가서 일부러 오이스터(!)를 사 먹어 보기도 하구요 ㅎㅎ
    그런데 저희집 청소년이 의외로 굴을 안좋아해요.
    석화를 한보따리 사도 감흥이 없는..

    ralwa님처럼 저의 청소년도 으른이 되어서 굴의 참맛을 깨닫고 저와 함께 굴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 7. 챌시
    '22.7.22 3:25 PM

    18층여자님, 진짜 부지런하시고,칼질도 잘하시고, 손끝이 엄청 빠르시죠?
    특히 옥수수 삶아서 알을 따서 냉동실에 얼리는일..전 자신없어요.ㅎㅎ 따는순간 제입으로 들어가지
    그게 저장실로 갈 스피드는 제손으로는 좀처럼 상상이 안되서요.ㅋㅋ
    어머님이 직접 농사지은 옥수수는 얼마나 맛있을까요?
    전 어릴때 옥수수,감자,이런거 진짜 안좋아했다는점. 그런데,,최근 마켓컬리 새벽배송으로
    옥수수,감자,단호박,,이런거 주문해서, 혼자, 저녁대신, 또는 브런치로,,먹는점..
    나이가 드는거 맞죠?
    찰옥수수 먹고싶어져서,,또 주문하러 가려구요. 그동안은 초당옥수수 두번 배달시켰지만,
    역시 찰옥수수가 최고죠.
    그나저나 감자전 우리 아들 최애음식인데..주말에 한번 해줘야할것 같아요. 와주셔서 감사해요~~

  • 18층여자
    '22.7.23 8:04 AM

    사실 피곤하고 힘든 7월이라 퇴근하고 손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들이 많았는데
    나의 컨디션 봐주지 않고 돌발적으로 생기는 재료들때문에 짜증이 날때도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옥수수.. 정말 잘 짚으셨어요. 그날이 최고봉이었죠.

    근데 또 너무 좋은 식재료들이고 저희 청소년 입에 들어갈것들이라 감사해하는것이 맞겠죠.

    저희 청소년이 옥수수 킬러인데 초당옥수수는 절래절래 하더라구요.
    최고 좋아하는건 대학옥수수.
    괴산 대학옥수수 주문해서 드셔보세요.
    알이 따글따글한데 껍질은 얇고 달고.

    감자전 좋아하는 아드님이라니.
    주말에는 배민 아니라 감자전으로 배부르겠네요. ㅎ
    매번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8. juju
    '22.7.23 8:25 PM

    중앙만 있는 갈치 토막에서 뭉클했습니다.
    친정엄마가 몇년전까지 새벽 포구 가셔서 사오신 갈치를 손질해서 보내주셨는데 양이 너무 많으니 구시렁댔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엄마가 연로하시니 절대 하시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만 그 갈치는 시장에서 절대 사먹을 수 있는 퀄리티가 아니었지요
    저도 호박잎 쪄서 먹고싶은데 찐 잎채소류를 먹는 사람이 저밖에 없어 제 손으로 해먹은 적이 없네요. 친정 가면 엄마가 해주시겠지만요.
    정갈하고 따뜻한 집밥 차림에 위로받고 갑니다.
    진짜 저희집 아래층 사시면 호박잎 몇 장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실없는 상상을 해봅니다;;;^^

  • 18층여자
    '22.7.25 8:29 AM

    제게 넘치는 재료들 이웃에게 나누는 것도 사실 웬만큼 가깝지 않고서야 쉽지가 않지요.
    괜히 민폐이지 않을까 싶구요.
    나물 좋아하시는 것 아는 19층 juju님은 어쩌면 호박잎 쌈 싸먹자고 부를 수 있을것 같아요.
    쌈 싸먹고 빈틈씨님 댁에 가서 베이킹 디저트 먹으며 '일해라 절해라' 참견하는 이웃이 되어주면 딱! ㅎㅎ

  • 9. 진현
    '22.7.24 9:04 AM

    엄훠나
    부모님께서 살뜰히 나눠 주시는 농작물들은
    부모님의 사랑과 노고이지요.
    보양식 시리즈를 보니 먹지 않아도 힘이 불끈.^^

    마당 한 켠에 호박을 심었는데 호박꽃 잔치만 열려
    '내 너희들을 보자고 한 것은 아니었다!'
    호박은 달리더라도 다 떨어져 호박앞이라도 먹자 하고
    수확했습니다. 거름이 없어서 그런건지...

    저도 샐러리 잎 씻어서 물기 뺀다고 밤새 실온에 두고
    오늘 아침에 요리 하려고 보니 다 녹아 버려서
    "이런~ 아까워"하며 오늘도 실패로 하나 배운 사람입니다.ㅠㅠ

    여름에 참깨를 씻어 놓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싹이 나서 버린적도 있고.

    요즘 잉주일에 한 번씩 친정에 가면 아스파라거스 싸게 파는 가게가 있어서 두 세 묶음씩 사와서 맛있게 먹는답니다. 18층여자님의 풍성한 밥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18층여자
    '22.7.25 8:35 AM

    오, 샐러리 잎도 녹는군요.
    잎에도 섬유질이 꽤 많은데도..
    처음에 샐러리 손질하고 이 잎을 먹을까 버릴까 하다가 여기저기 올려먹었는데
    지금은 줄기보다도 이파리 더 좋아해요.

    싹난 참깨 버리는 척 마당 한켠에 뿌리지 그러셨어요.ㅎㅎ아까워요.
    겨우내 식탁을 환하게 밝히던 화초들은 다시 마당으로 나갔나요?
    여름풍경도 궁금해요.
    저도 어릴때 부모님과 화분 들이고 내가고 연례행사로 했던 기억이 선명해요.
    겨울에 거실은 그냥 복도였던..

    저는 아름답고 정갈했던 진현님 밥상 기다립니다.

    아! 아스파라거스!! 거기 어딥니까??????

  • 10. 소년공원
    '22.7.24 11:59 AM

    갈치 가운데 토막만 챙겨주시는 부모님과
    그런 부모님 모셔다가 보양식 차려드린 18층여자 님
    모두모두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 18층여자
    '22.7.25 8:43 AM

    딱 잘라내고 이렇게 요약하니 정말 참 아름다운 스토리네요.
    딱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살고 싶어요.

    먼 나라에서 정다운 이웃들과 교류하며 살아가시는 소년공원님도 참 아름다우십니다.

  • 11. 백만순이
    '22.7.25 10:25 AM

    아스파라거스를 먹어주는 청소년이라니! 놀랍네요!!! 왜죠?ㅎㅎ
    울집 청소년은 내내 아스파라거스는 손도 안대다가 성인이 되었는데 말이죠
    근데 호박 썰어서 냉동해도 되요?
    호박이 너무 많은데.......작고 이쁜건 나눔하고(다들 식구들이 적으니 큰걸 원하지않더라구요) 크고 몬나니들만 엄청 많은데 저걸 어째야하지? 고민중이네요

  • 18층여자
    '22.7.25 2:35 PM

    왤까요? ㅎㅎ
    뭔가 유전자를 선택할때 아스파라거스 호, 굴은 불호 이런 식으로 선택해서 태어났나봐요.

    호박. 장기저장은 무리가 있겠지만 깍뚝 썰어 얼리고 된장 끓일 때 넣으니 좋더라구요.
    호박이 냉장고에서도 금방 물컹해져서 수도 없이 버리다가 생각해낸 자구책입니다.

    근데! 고퀄 비빔면 이후 잠행이 너무 기신것 아닙니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동서양을 종횡무진하시는 밥상 기다립니다.


    안그래도 주말에 제일 큰 놈 잡아서 둥글둥글한 호박전 부쳐먹었어요.
    아직도 냉장고에 남아있는 놈들은 오늘이나 내일 썰어서 냉동실 들어갈 것 같아요.

  • 백만순이
    '22.7.25 3:26 PM

    18층 여자는 부지런하신데
    38층 여자는 게을러가지고
    82 로긴도 잘 안하고 눈팅만하고
    레시피 정라도 안하고
    겨우겨우 오늘 힘받아 호박전 점셈에 구웠고요
    좀 단단한 녀석들운 일단 시험삼아 깍뚝썰어 냉동해볼게요

  • 12. Harmony
    '22.7.25 2:08 PM

    아스파라거스를 보고는 침 흘리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 아스파라거스 시켜서는 소비하고 있는데
    정말 아삭하고 맛나요.
    그집 청소년 정말 이쁘네요. 이런 채소 많이 먹고 ...보나 안보나 이쁠겁니다.^^
    18층에 사시는데 요즘 하늘이 얼마나 이쁠까요?
    다음엔 언제 오실런지 기다리겠습니다.^^

  • 18층여자
    '22.7.25 2:45 PM

    정작 저는 로컬푸드에 아스파라거스가 안들어와서 못 먹고있어요.
    철이 끝났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즐기고 계신분이 많으신걸 보니 새로운 루트를 좀 뚫어야겠습니다.

    저의 청소년. 이뻐요. 이쁩니다. ㅎㅎ
    키처럼 갖다댈 표준치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나이들어까지 교류하는 대학동기 남사친이 '종자 개량' 되었다라고 표현해서
    이걸 화를 내야 하나 기뻐해야하나 아직도 헷갈리는 중입니다.

    반겨주시고 기다린다 말씀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 13. 넬라
    '22.7.27 1:55 PM

    아스파라거스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좀 귀하고 비싼 음식 아니었던가요?
    그래서 저는 그것을 트레이더스에서 사서 알뜰하게 먹겠다는 일념으로 냉동해 두었는데 그러다 보니 뭔가 손이 안가요 ㅠㅠ 그리고 끝부분 질긴 부분을 어떻게 손질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우리집 아이는 그 끝부분 질긴 부분을 못 삼켜서 뱉더라고요. 그래서 더더욱 트라우마가..18층여자님은 어떻게 손질하시는지요? 끝부분 한 5센티쯤 잘라서 버리고 그 다음부터 요리하시나요?

    갈치 중간토막에서 뭉클. 엄마란 그런 존재인가봐요. 저도 제 애들한텐 뭐든지 해주고픈..정성스런 밥상 잘 보고 갑니다. 특히 감자채 칼질에서 놀래버렸어요! ㅎㅎ

  • 18층여자
    '22.7.28 8:23 AM

    제가 샀던 아스파라거스는 다 먹어도 질긴 부분은 없더라구요.
    다만 좀 두꺼운 부분은 반으로 갈라서 볶기는 했어요.
    아스파라거스도 냉장실에서 끝부분이 금방금방 마르더라구요.
    냉동실 보관하며서 좀 질겨졌을까요?
    질긴 부분 잘라내면 되겠지만 그러기엔 또 아깝기는 하고.

    감자채.. 가끔 쓸데없는데 집요함을 보입니다.
    칼에 쩍쩍 붙는 감자와 한판승을 했지요
    그 부분은 정성이라기보다는 오기와 집착입니다. ㅎㅎ

  • 14. 무념무상
    '22.7.27 8:18 PM

    어머님 사랑이 듬뿍담긴 건강식단 이네요
    어머님 참 감사하네요 ..
    원글님 부러워요 ^^

  • 18층여자
    '22.7.28 8:25 AM

    이런 말씀들 자꾸 해주시니 제가 좀 정신이 드는 것 같습니다.
    사실 비워도 비워도 채워지는 채소들 때문에 짜증이 난 것도 사실이거든요.
    다 못 먹고 버리면서 갖는 죄책감도 다시 원망으로 어른을 향하고.
    감사한 것을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잘 해 먹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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