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그릇이 아닌 접시에 담아내는 한 끼가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 한장의 접시에 볶음밥 또는 빵을 올립니다 . 샐러드도 약간에 햄 한 두 조각 정도를 담아냅니다 . 그리고 커피 한 잔이면 됩니다 . 가끔 여행지에서 먹는 호텔 조식이 이런 스타일입니다 . 하나 하나를 보면 별거 아닌 음식들입니다 . 그런데 한 접시 담아놓으면 참 매력적인 음식이 됩니다 .
브런치의 첫 번째 매력은 단순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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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고민할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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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매력은 설거지의 간단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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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매력은 잔반이 남을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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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매력은 저녁을 무조건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feat. 아내의 감자 스프입니다 . 소세지 , 베이크드빈 , 방울토마토 , 토스트입니다 . 2014 년 10 월 즈음입니다. 그 이후 아내의 감자스프는 전설이 되었습니다.
남자의 첫 번째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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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랄로피테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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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라고 처음 만들었던 접시로 추정됩니다 . 빵은 토스트기에서 구워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 양파 , 버섯 , 방울토마토 , 호박 , 청경채, 아스파라거스를 올리브 오일에 볶아낸 것으로 보입니다. 소세지는 칼집이 아니라 벌집을 만들어 놓았군요 . 스크렘블은 다소 뻑뻑해 보입니다 . 조리 과정 없이 거의 수렵 채취 수준입니다. 진화의 시작입니다.
남자의 두 번째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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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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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
음 .... 이게 뭘 만든걸까요 ?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 위에 수란도 있고 , 베이컨도 올려져 있습니다 . 노란색으로 뿌려진게 홀레다이즈 소스? 그렇다면 .... 설마 ... 에그베네딕트 ?
그래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는 다르게 무언가 조리 과정이 있습니다 . 조리 과정이 있다는 것은 머리를 쓴다는 것입니다 . 그래서 진화의 과정에서 베이징 원인은 사람을 의미하는 ' 인'을 붙여줍니다 .
점점 브런치가 진화되고 있습니다 .
남자의 세 번째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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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마뇽인
계란 볶음밥이 메인입니다. 밥 위에 파슬리 가루가 보입니다 . 드디어 색감을 고려하는 브런치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 올리브 오일에 야채를 구웠습니다 . 그런데 가지는 따로 구웠습니다 . 가지가 기름을 많이 먹는 특성을 이해했나 봅니다 . 소세지에는 벌집이 아닌 칼집이 들어가 있습니다 . 나름 접시도 흰색입니다 . 음식의 윤곽과 색깔이 명확히 구분되어 보입니다 . 놀라운 건 .. 할라피뇨와 탄산수입니다 .
지금 현대인들의 브런치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남자의 요즘 접시. 현대인
여름 방학 아이들을 위한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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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볶음밥과 함박 스테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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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을 위해 담갔던 유니깍두기를 잘게 다진 돼지고기와 함께 볶습니다 . 간은 굴소스로 살짝 맞춥니다 . 수란이 아닌 달걀프라이입니다 . 살짝 뒤집어 노른자 주변의 흰자만 익혀냈습니다. 베이크드빈은 병아리콩으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토마토 페이스트에 양파와 파프리카를 다져 넣고 조려냅니다. 함박스테이크도 돼지고기를 갈아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 위에는 슬라이스 치즈를 올려습니다. 이 정도면 드디어 브런치라고 불러도 될 듯합니다.
아내를 위한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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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니와 에디오피아 아바야
G2
샐러드는 토마토 , 양상추 , 올리브 , 체다 치즈를 재료에 발사믹과 올리브 오일을 넣고 버무렸습니다 . 파니니는 홀그레인머스터드를 바르고 , 할라피뇨와 올리브를 다져 넣고 , 함박 스테이크 하고 남은 것으로 패티를 만들어 넣었습니다. 치즈 한 장 올리고 파니니 팬에서 구워냈습니다. 냉동실에 있던 빵이라 좀 부서졌습니다. 그래도 그릴 자국이 먹음직스럽습니다. 이제는 소세지에 칼집도 잘 냅니다 . 옆에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베이크드 빈을 올립니다. 커피는 직접 핸드로스팅해서 내렸습니다. 브런치의 완성입니다.
ps.
휴가지에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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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재 해수욕장의 한 카페에서 너무 맛있게 먹은 브런치입니다 . 브런치 메뉴가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 화덕에서 막 구워낸 마르게리따 피자와 카프레제입니다 . 사진에는 빠졌지만 라자냐와 커피도 함께 먹었습니다 . 꼭 제주도라고 해물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 그리고 해물은 그냥 단골 참치집이 제일 맛있습니다 . 혹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제주도 여행이라면 한 끼 정도는 좋습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