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19 목요일의 아침밥상
신문지를 넓게 펼쳐서 손질할 재료들을 올려 봅니다.
집 앞 부식가게에서 사 온 대자 콩나물봉지 꺼내 놓고...
마찬가지로 쪽파도 큼직한 것 2봉다리,
그리고 참나물까지...
콩나물은 소고기국 만드는 데 쓸 것인지라, 대가리 똑똑 떼어내고 손질할 것이고...
쪽파는 파김치 담으려고 일부러 큰 것으로 2봉 넉넉하게 사 왔어요.
파김치를 참 잘 먹으니, 며칠전에 한번 더 담아서 김치냉장고에 넣어 놨는데도...
금새금새 없어져 버리네요.
그리고 오늘 다듬는 이 참나물은 돈 주고 산게 아니라,
이웃에서 조금 나누어 주셔서 정말 고맙게 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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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손질을 하다보니 시간을 잘도 흘러갑니다.
쪽파 다듬는 데 시간이 좀 걸려서 그랬지...
그래도 생각보다는 빨리 끝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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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파김치 담기>
쪽파를 가지런히 놓고 먹기 좋게 썰어서
김치를 버무릴만한 볼을 가져다 놓고
여기에 썰어놓은 쪽파를 담습니다.
쪽파 양이 많으니, 괜히 기분이 좋네요.
매운것은 잘 못먹는 예본이까지... 다들 파김치를 잘 먹으니,
김치라고 한 통 담아놔도 하도 빨리 없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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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어 놓은 쪽파는 잠시 소복하게 이대로 담아 놓고...
옆에다 김치양념 버무릴 빨간 양념통 하나 가져다 놓고
간단하게 양념을 만듭니다.
양파 간 것, 그리고 고춧가루와 마늘 다진 것, 멸치액젓, (약간의 설탕...이건 빼도 좋아요.)
이 정도면 무더운 한 여름에 간단김치 담아내기에는 충분합니다.
굳이 밀가루풀, 찹쌀풀이 없어도 좋지요.
얼마 전 아래 글에서, 한 여름에 간단 파김치 담는 이야기를 했었지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1&sn1=&divpage=8&sn=on&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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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김치양념을 슥슥 잘 섞어야지요.
그냥 손가락으로 콕 찍어 먹기만해도...
감칠맛나는 멸치액젓 향이 입맛 확 돌아올 정도로 참 맛깔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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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파가 으스러지지 않도록 손에 힘을 빼고
슬슬슬...
양념과 건더기가 서로 고루 섞이게 무쳐주기만 하면
너무나 쉽게 파김치가 만들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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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깍두기도 담고...>
다 버무려서 파김치를 반찬통에 옮겨 놓고나니,
김치양념 만들어 놓은것이 조금 남았어요.
남은 김치양념은 그대로 냉장고나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서
필요할 적마다 꺼내 써도 좋은데,
오늘은 아침에 소고기국을 끓이려고
요즘 참 값이 비싼 무도 큼직한 것을 하나 사서는 깨끗이 씻어서 준비해 두었었지요.
기왕 파김치 담는 것...
남은 김치양념에다 이 무를 썰어 버무려 깍두기나 퍼뜩 만들자 싶어서,
양념에 버무리기 알맞은 양 만큼만 무를 썰어서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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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깍두기도 버무렸네요.
밥 없이 그냥 집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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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통 3개 꺼내어서 파김치 담은 것 지긋하게 눌러서 담아두고...
또 다른 크기의 반찬통 적당한 것 하나 꺼내어 깍두기도 이렇게 담아 봅니다.
통에 비해서 깍두기는 양이 좀 많아 보여도
힘줘서 뚜껑 닫으니 탁 하고 뚜껑이 맞물려 닫힙니다.
모두 김치냉장고에 넣고 나니, 기분이 뿌듯...
아침부터 당장 상에 올려 먹어도 되지만
한 여름에 미지근한 파김치나 깍두기는 영 맛이 별로니..
이렇게 바로 시원한 김치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오늘 저녁부터 꺼내 먹으면 아마 딱일껍니다.
이렇게 간단한 여름김치 담기를 끝내고
이제야 쌀을 씻어서 밥도 안치고...
본격적으로 아침 먹을 준비를 하기 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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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물 데쳐내기>
손질한 참나물은 물에 몇번이고 흔들어 씻어서
가라앉는 찌꺼기도 없고 맑은 물만 남도록
깨끗이 씻어서 건져 둡니다.
참나물 데쳐낼 냄비 하나 꺼내어
물을 넣고 팔팔 끓여서
준비해 놓은 참나물을 먹기 좋을 정도로 보드랍게 데쳐냈지요.
데쳐낸 참나물은 찬물에 다시 몇번 헹궈
양 손을 물기를 꼭 짜 둡니다.
참나물 데쳐낸 냄비는 이대로 가스불에 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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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무쳐내는 양념은 정말 단순하게
딱 국간장 약간에다 참기름, 깨소금만으로...
보통은 된장양념으로 구수하게 무쳐내는데,
오늘은 참나물 특유의 향을 더 진하게 느끼고 싶어서
된장 대신에 국간장 약간을 쓴 것이랍니다.
물론, 소금과 참기름으로 무쳐내도 담백하고 고소한 간이 나오긴 하지만
국간장은 소금보다도 더 감칠맛이 돌아서 좋아요.
얼마 되지도 않는 양인데,
맛 본다고 이 때 벌써 1/3을 집어 먹었네요...참...
짜지 않고 심심하게 간을 했더니,
그냥 이대로 입에 넣어도 얼마나 맛있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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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겹살전 만들기>
요즘같은 여름에는 양 사방에 돼지에서 나오는 기름 튀겨가며
삼겹살 구워먹는 것도 큰 일이기에...
일부러 농협에 가서 국산 대패삼겹살 사 와서는
늘 팔팔 끓는물에다 익혀서
고소하면서도 감칠맛나는 새우젓참기름장에 찍어 먹곤 했지요.
(혹시 그 때의 글이 궁금하시면 여기에 있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1&sn1=&divpage=8&sn=on&ss=o...
집 앞 부식가게에 이제는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도 다 가져다 놓습니다.
모두 사 먹어보니, 하나같이 고기질도 좋고 참 맛있네요.
주인아주머니가 아주 정직하신 분인지라...
늘 제대로 된 재료들을 가져다 놓으셔서
이 더운 날 뭐 하나가 부족하다고 멀리 나갈 필요도 없이,
장보기가 영 편해졌습니다.
이 돼지삼겹살도 집 앞 부식가게에서 사 온 거예요.
일부러 삼겹살 중에서도 비계가 많은 부위로 골라 왔지요.
돼지고기는 퍽퍽한 순 살코기부위 보다는
쫄깃쫄깃 식감도 맛도 고소한 비계부위를 더 좋아하기에 그렇습니다.
소와는 달리, 돼지비계는 몸에 해롭지도 않지요.
예본이야 원래 비계라면 사죽을 못 쓸 정도로
이런 쫀득한 부위를 좋아하고요.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인 우리 예인이는
제 또래 다른 친구들이 그러하듯이
이제는 먹거리마다 칼로리 하나하나를 궁금하게 여기곤 하네요.
이 돼지고기도 비계는 칼로리가 월등하게 더 높지 않냐고 묻는데...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지요.
'어차피 다 같은 몸에 이어져서 붙어있는 같은 살이라서
이거나 저거나 그렇게 큰 차이도 없다.
그러니 기왕이면 퍽퍽살을 먹기보다는
야들거리면서 더 고소하고 맛난 부위쪽을 즐기면서 먹는게 좋지 않느냐...'
엄마 맘이 이래서인지,예인이도 예본이도...
다 기름이 넉넉하게 섞여서 부드러운 부위를 잘 먹고 좋아하지요.
오늘 아침에는, 삼겹살전을 부칠껍니다.
손이 조금 가는 듯 느껴지지만,
막상 해보면 사실 금방이예요.
기름에 구워놓고 남은 삼겹살은 딱딱해지고 맛이 없어지지만,
이렇게 삼겹살전을 만들어 놓으면
식어도 부담없이 먹기에 참 맛있습니다.
쫀득한 삼겹살 특유의 식감도 그대로 남아 있지요.
물론, 접시에 올려서 렌지에다 돌려서
방금 갓 만든것처럼 뜨겁게 먹어도 좋구요.
길게 썰어 놓은 삼겹살을 도마에 가지런히 올려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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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물 데쳐낸 냄비와 그 물을 그대로 써서
이 돼지고기도 삶아 냅니다.
미리 참나물을 깨끗하게 씻어서 준비 해 둔 것을 데쳐낸 물인지라,
그 열기, 그 물 그대로 써도 좋아요.
다시 새 물 받아서 저 큰 냄비에 끓이기 시작하면 가스연료가 아깝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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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는 매매 익혀서 먹어야
탈이 나지 않지요.
팔팔 끓는 물에다 집어 넣고는 2분 정도만 끓이면
충분히 잘 익습니다.
이렇게 팔팔 끓는 물에 익으면서
후라이팬에 삼겹살 구워먹을 때 흘러나오는 그 기름들이
마찬가지로 이 냄비물에 다 빠집니다.
고기맛을 보면 여전히 고소하면서도
야들야들하고도 아주 개운하지요.
익은 고기는 모두 건져 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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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분의 물기가 있으면 아래로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열기가 식도록 이리 둡니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이라도
5분 정도만 지나면 다 식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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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가루를 봉지에 두세숟가락 먼저 넣고
그 위에 열기 사그라든 삼겹살을 넣고는
봉지 입구를 손으로 꽉 막은 채로 위 아래 흔들면서 가루를 묻혀도 좋고,
고기양이 적으면 하나씩 직접 묻혀도 좋지요.
튀김가루에 삼겹살을 앞뒤로 찍어주듯이 눌러가며 묻혀도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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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으로 계란물을 준비해,
가루묻힌 고기에다 입혀서 구워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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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중에서도 대(大)자 사이즈 계란인 왕란 2개에
굵은소금 1/3숟가락 정도의 비율로 소금을 넣고는,
굵은 소금이 충분히 녹도록
숟가락을 이용해서 잘 저어 줍니다.
이정도 비율로 소금을 섞어내면
다소 짭쪼롬한 맛이 나도록 계란간이 나옵니다.
삼겹살은 자체에 간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니,
이렇게 계란에 약간 짭쪼롬한 간을 맞춰서
그 계란물을 입혀 구워내야
삼겹살전 간이 딱 맞아 떨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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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계란물 섞어놓은 그릇에 넣어서
이렇게 앞뒤 골고루 계란물을 잘 입히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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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넉넉하게 두른 후라이팬에 올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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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로 지글지글 구워냅니다.
이 때, 절대 가스불은 세게 올려서 구워낼 필요가 없지요.
이미 속의 삼겹살은 다 익혀져 있는 상태이니...
계란만 살짝 익혀질 정도로 구워내면 딱 좋아요.
이 삼겹살전은 빨간 초장과 같이 내어서 콕 찍어 먹으면
100배 더 맛있습니다.
물론, 매운것을 아직 마음대로 잘 못먹는 막내 예본이는
그냥 이대로가 더 맛있다고 잘 먹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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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버섯전 굽기>
이렇게 준비해 놓은 삼겹살을 다 굽고 나니,
약간 짭쪼롬한 계란물이 이렇게 조금 남았어요.
아까운 계란물을 그냥 버릴수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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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안에 있는 애느타리 버섯을 꺼내어,
먹기 좋도록 쪽쪽 찢어서 준비해서는
이 계란물에다 모두 담급니다.
청홍고추도 조금 다져서 넣고,
후추 조금 뿌리고 참기름 좀 둘러서 섞으면
바로 맛있는 버섯전 부쳐낼 준비가 다 된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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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넉넉하게 두르고,
마찬가지로 가스불은 너무 세지 않도록...
중약불 정도로 두고서 지글지글 지져 냅니다.
불이 세면 달걀물은 금새 잘 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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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뒤로 골고루 지져내면
이 버섯전 만들어 내기도 금방이지요.
계란물을 입혀서 지져내는 다른 종류의 전을 만들적에도,
전을 다 부치고 이렇게 계란물이 애매하게 남으면
절대로 버리지 않고
이렇게 냉장고 안에 있는 버섯종류 한 두어가지를 가지고
버섯을 담궈서 버섯전을 부칩니다.
짭쪼롬하게 간이 맞춰진 계란과
버섯이 만나게 되면
서로 맛궁합이 참 잘 맞는지라...
이렇게 대충 부쳐내서 먹어도 아주 맛난 반찬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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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렇게해서 삼겹살전 한 통 만들어 놓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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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버섯전도 한 통 만들어 놓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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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통에 나란히 넣어두니,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씹어먹는 아이들 얼굴이 떠 올라서
마음이 흐뭇해 지네요.
이 정도 양 쯤이야 맛나다고 하나둘씩 집어 먹다보면
금새 없어져 버리겠지만...
까짓 것, 날도 점점 선선해질테니...
없어지면 또 사다 구워 먹으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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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잘 먹는 순한 맛 조림생선 만들기>
아까 파김치 담고 할 적에
냉동실에서 순살삼치 몇봉지씩 넣고 얼려 놓은 이 지퍼백을 꺼내어서
여기에서 순살삼치 2조각을 미리 꺼내 놓았어요.
지금까지 이렇게 전 부치고 하는 동안에,
꺼내놓은 2조각은 촉촉하게 자연해동이 잘 되어져 있네요.

후라이팬에 이 순살삼치 2조각을 올려서
포도씨유 2숟가락 정도 둘러서
앞뒤로 잘 구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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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이 부드럽게 말랑거리도록 속까지 잘 익었으면
왼쪽손에는 집게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주방가위를 쥐고서,
다 익은 이 생선살을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자릅니다.

이런식으로 말이지요.
이렇게 먹기 편하게 자르기까지 끝났으면,
이제 맛난 조림양념으로 앞 뒤 한번씩 골고루 뒤집어가면서
양념이 착 달라붙도록 부르르 끓여주기만 하면 되네요.

이렇게 순살삼치를 짭쪼롬하게 조릴적에나,
연어를 사 와서 맛나게 양념조림 할 적에도
늘 유용하게 사용하는 생선조림 양념입니다.
<생선조림 소스 레시피>
진간장 4숟가락
요리당 2숟가락
생강술 2숟가락
다진마늘 1/2숟가락
후춧가루 1/3숟가락
(*집에서 늘 사용하시는 어른밥숟가락으로 편하게 계량하시면 됩니다.)
이 모든 재료를 분량 맞춰서 한데 섞기만 하면 끝이예요.
참 쉽고도 빠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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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후라이팬에 생선을 굽던 상태 그대로
방금 만든 소스를 모두 부어서
바글바글 한 2분 정도만 구워주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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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가 반 정도 줄어들게 되는 시점에,
뒤로 뒤집어서 다시 소스가 거의 다 졸아들 때 까지만
가스불 위에서 끓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이 때쯤이면 생선에 윤기도 돌고
짭쪼롬하면서도 달달한 소스맛도 충분히 스며들어 있지요.

<얼큰하게 소고기국 끓이기..>
소고기국 끓이는 방법이야 다들 잘 아시지요.
소고기는 늘 국거리감으로 이렇게 200g씩 소분 해서는
지퍼백에 넣어서 냉동실에 두지요.
이 지퍼백 안에는 호주산 국거리감 한봉지와
한우 국거리감 3봉지가 들어 있답니다.
호주산와규라고 해서 궁금해서 한번 사 봤는데,
그리 뛰어나지도 못하지도 않은
평범한 그런 맛이었지요.
이 중에서 국거리 한봉지를 꺼내어서
오늘 소고기국 끓일 준비를 해 봅니다.

제일 처음,
소고기국 끓이는 데 넣을 콩나물 대가리는 다 따서 손질을 해 두었지요.
이제 그 외의 소고기국 건더기 재료를 준비해 봅니다.
무는 나박썰기로 좀 큼직큼직하니 먹음직스럽게 썰어서 준비를 해 두고,
양파도 조금, 대파도 조금 준비를 합니다.
고사리나 토란대도 냉동실에 준비가 되어 있지만,
오늘 아침에는 파김치 등등 만드느라 시간을 많이 보낸지라..
딱 필요한 재료만 몇가지 이렇게 퍼뜩 준비해서
국을 끓이려고 하는거지요.
무는 왼손으로 통채로 잡고,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서
아무렇게나 착착 삐져서 썰어 넣어야 더 먹음직스럽지만,
요즘같이 무값이 비쌀적에는
이렇게 반듯이 썰어서 넣어야 맘이 편하네요.
그래야 썰면서 모양이 이상해 허투로 버려지는 부분도 없이
끝까지 알뜰하게 잘 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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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소고기부터 넣고
달달 볶기 시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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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재료들 모두 차례차례 넣어가며
무와 콩나물까지 건더기재료가 들어간 다음에
물을 충분히 부어서는
푹 익도록 뚜껑을 닫아놓고
팔팔 끓어오를 때 까지 기다립니다.
다른 건더기들에 비해서 콩나물을 아주 넉넉하게 넣는 것.
이것이 시원한 국물의 비결이지요.
어차피 콩나물은 이렇게 빡빡한 듯 많아 보여도
푹 익으면서 국물안에 다 보드랍게 잠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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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와 아주 약간의 다진마늘, 그리고 국간장으로 간...
기본 소고기국 끓이기는 참 쉽지요.
얼큰한 국물 맛은 참 시원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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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칼한 고춧가루를 풀어 넣어서
입맛이 아직 조금 여린 막내 예본이는 이 얼큰시원한 맛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 어른들과 예인이는
이렇게 칼칼하고 얼큰한 소고기국 끓이는 날은
밥맛이 더욱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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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가지로 나물반찬 무쳐내기>
이제 밥이 다 되어서 밥솥 뚜껑을 엽니다.
오늘은 보리쌀을 섞어서 보리밥을 지었어요.
하얀 쌀밥의 단 맛을 좋아하는 남편이
이 보리밥은 또 좋아합니다.
저도,또 아이들도 물론 다 잘 먹구요.
밥 지을적에 시들한 가지 하나 뚝 갈라서
이렇게 밥 그릇에 넣고 같이 안쳤었지요.
알맞게 쪄 져 있는 이 가지 그릇도 들어내고
곧 밥 풀 준비를 합니다.
다 된 밥은 밥주걱으로 이 때부터 훌훌 아래까지 섞어 놓아야
오랫동안 밥이 덩어리 지면서 굳지 않고, 식어도 그대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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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낸 가지는 도마위에 올려서 칼로 썰어
바로 양념을 합니다.
이 계절에 어쩌면 제일 자주 만들어서 상위에 올리는 가지이기에..
정해진 양념으로 늘 같은 맛으로 무쳐내지 않고
가능하면 그때그때마다 양념을 다르게 해서
다양한 맛으로 먹으려고 하지요.
오늘은 국간장과 다진 고추,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도록
맵지 않으면서도 순한 맛으로 무쳐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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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어서 차려 먹은 오늘의 아침상이예요.
무치면서 벌써 혼자서 1/3을 집어먹고 남은 참나물...
한 접시를 담아서 이렇게 올렸어요.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남아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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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담은 막김치도 한 접시 내었지요.
이제야 제대로 딱 맛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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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들이 잘 먹는 순한맛의 생선조림도 이렇게 한 접시.
이미 가시없는 생선살인지라 아이들 혼자서 생선먹기에도 좋은데다,
미리 이렇게 한 입 크기로 잘라 놓아서
밥 먹을적에 생선 살, 가시 발라주느라 엄마손이 갈 일없이
편하게 하나씩 젓가락으로 집어 먹기에도 딱 좋아요.
위의 양념으로 연어도 조려먹으면 정말 맛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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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적넙적하게 생긴 맛있는 삼겹살전 한 접시도
이렇게 푸짐하게 접시에 담아서 상에 올립니다.
이 삼겹살전도 초장이랑 같이 내어서
매콤달콤한 그 빨간 장에다 콕 찍어 먹어야 훨씬 맛있는데
칼칼하고 얼큰한 소고기국이 있다보니,
오늘은 아침상에 초장 올리는 것을 깜빡 잊었어요.
그냥 이대로 순한 맛으로 맛있게 먹었지요.
이렇게 구이용으로 준비해 둔 다른 돼지고기 부위로 해도
물론 맛있습니다.
살코기 돼지고기를 더 좋아하는 입맛이라면
비계가 적은 부위를 써서
이렇게 부쳐먹으면 또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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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버섯전도 한 접시 올려야지요.
긴 말이 필요없어요.
버섯의 향과 영양까지 고스란히 담아서...
밥 반찬으로 아주 약간 짭쪼롬하니 참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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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지을적에 같이 쪄 낸 가지 하나 무쳐낸 가지나물.
한 접시 푸짐하게 담아 냅니다.
비록 한 끼면 금새 없어지겠지만
정말 가지는 이 여름에 없어서는 안 될 밥도둑입니다.
가지덕에 이 무더위에 입맛 없는 때에도
얼마나 이것저것 맛나게 만들어 먹었는지...
늘 고마운 마음이 가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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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은 보리밥 한 공기.
여기에 곁들여서
얼큰한 소고기 국 한 그릇도 넉넉하게 떠서 뜨끈뜨끈하게 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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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한 끼를 든든하게 먹고, 아침을 시작했네요.
오늘은 벌써 예인이 학교 개학날입니다.
어제는 이제 개학을 앞두고 다들 섭섭한 마음에,
저녁밥을 먹고 좀 늦게 '내니 맥피2' 영화를 보고 왔지요.
오랫만에 동심으로 돌아가서
다들 즐거워 하고, 따뜻한 감동도 받고..
아주 좋았습니다.
그동안 조금 느긋한 마음으로 아침을 먹다가,
오늘은 전과 같이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다들 둘러 앉아 아침을 먹으니...
이제는 정말 완연하게 다시 2학기가 시작되었다는 기분과 함께,
가을도 곧 우리 앞에 성큼 와 있다는 느낌도 주네요.
여름 방학이 긴 듯 해도,
참 짧았어요.
늘 함께 있던 예인이가 학교에 가버리고 없으니
오전중에도 얼마나 내내 허전하던지요.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2학기의 개학이니
아침이 더 바빠질 듯 합니다.
새벽공기는 이미 서늘해져서
올해 여름도 힘들었지만 또 잘 지나갔구나 싶은 마음에...
깊은 감사로 하루를 시작했지요.
정말 오늘밤은 창으로 들어오는 밤바람이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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