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다 손도 무지 느립니다...ㅠㅠ
내 어렸을적 학교 다녀오면 엄마는 늘 이런저런 간식을 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부유한 집은 아니었지만, 집도 항상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내 옷장은 언제나 반듯반듯 정리 되어있었고,
학교 졸업하고 직장 잠깐 다니고 결혼하기전까지
벗어서 여기저기 놓아도 항상 깨끗하게 빨아져있었고,
가끔은 "니 스타킹이라도 니가 빨아야지" 하시면서도 스타킹까지 다 빨아주셨습니다.
알레르기 피부가 있는 나 때문에 세탁기에 하고 나서도
몇번을 손으로 직접 헹구어 햇볕 쨍쨍한 시간에 말려주셔서
내 옷은 언제나 구김하나 없이 깨끗했답니다.
그것이....
엄마이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엄마가 되면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어질줄 알았습니다......ㅠㅠㅠ
그런데...
우리엄마 천만분의 일도 못 따라가면서 그렇게 하고 싶어서 저 매일매일 다리 찢어집니다...ㅠㅠ
멜라민 파동이 없을때도 늘 간식은 직접 해 주셨던 우리 엄마를,
온 집안 곳곳 먼지한없이 반짝반짝 빛났게 했던 우리 엄마를,
우리위해 항상 기도했던 우리 엄마를,
저는 언제쯤이나 흉내라도 내면서 살 수 있을까요....
먼훗날, 우리 아이들은 나를 어떤 엄마가 추억하고 있을까요....
엄마 흉내내서 나름 간식을 직접 해 먹일려고 노력중인데요,
매일매일 새롭게 하는게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ㅠㅠ
한국마트에 싸게 나온 사과로 쨈도 만들고 애플파이도 만들었봤습니다.
싸우지 않게 딱 5개...ㅋㅋㅋ
남들은 살 찔까봐 안 먹인다던 쵸코칩쿠키를 전 집에서 만들어 먹입니다.
저 계모맞죠...ㅠㅠ
내가 먹고 싶은 김에 오늘 간식은 호떡입니다.
어째....진짜 계모느낌이....ㅎㅎㅎ
큰아들이 좋아하는 찹쌀떡도 했습니다^^
모찌코 하나를 전자렌지에 10분 돌려서 하는 초간단 찹쌀떡입니다.
비록 모양은 이래도 맛은 초절정!!
이것저것 준비 안 되면 사과 반쪽에 수제햄버거 샌드위치^^
흐미...완전 계모여!!
비가 오면 한국에서는 부침개를 해 먹는단다...
둘째아들 말하기를 "엄마...여기는 미국인데요!~"
엄마 "그냥 먹어!!^^"
감성에 도움되라고 친절한 엄마 블라인드 내려서 가을비 보게 해주고^^
시나몬롤 만들겠다고 반죽해놓고 일이 생겨서 하루동안 냉장고에 잠자던 반죽이라
성형 제대로 안 된거라고 괜히 핑게나 하고....ㅎㅎㅎ
그냥 주기 뭐해서리 쵸코시럽이나 잔뜩 뿌리고...ㅠㅠ
똑같이 해 주면 미안하니깐 가끔 과일도 바꿔주고...ㅠㅠ
당근이랑 각종 딱딱한거...(갑자기 한국말 생각안남...미쵸요..쥐송^^)
갈아서 오븐에 후다닥 구어서
약식도 해서 엄마사랑 생색낼라고 하트로 모양잡아주고,
약식때 넣고 남은 대추에 생강을 넣고 나름 건강차도 끓여주고,
떡 좋아라하는 엄마땜새 오늘은 찰떡도 굽고...
내가했지만, 진짜 넘 맛있당^^
미국오면 늘 파티나 하고 살거라고 생각은 안 했지만.....ㅎㅎㅎ
미국에 와서 가을이 싫어졌다....이유는 낙엽 긁기 싫어서....ㅠㅠ
소변보로 뒷마당 나가려던 럭키가 낙엽 쌓인거를 한심스럽게 쳐다보고 있다...ㅠㅠ
럭키야...이건 빙산의 일각이잖아...
앞마당을 봐라.....
알았어...하면 될거아냐!!
아이들 올 시간이 되어서 일단 옆마당만 해도 큰 봉투 10개가 모인다...
아이고 팔,다리, 허리, 어깨야^^
그런데, 들어오니 이녀석 럭키...둘째형옆에 팔자좋게 자고 있따...
씩씩~~~
모처럼 식품창고도 정리하고
며칠동안 미루었던 울 빨래도 하고,
이렇게 한 주간을 보냈습니다....
저 요즘 너무 우울합니다.
낼 모레면 아들이 대학생이 되건만 왜 이리 집안일은 안 느는건지,
제 게으름이 초절정인지....
괜히 이게 다 엄마탓이야.....이런 말이나 하고 있고...
그래도 먼 이국땅에서 아이들 건강하게, 무엇보다도 공부잘하고 있으니,
감사히 살아야겠죠?
마지막으로 이번에 학교 회장직을 맡아서 캠프를 가기전날 준비물 챙기면서
점점 멋있어져가는 우리 큰아들 사진 하나 과감히 올립니다.
이녀석은 엄마하면...언제나 사진 찍으셨지.....이러면 안 되는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