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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거 우리 김치 맞나?

| 조회수 : 7,964 | 추천수 : 50
작성일 : 2008-11-27 17:44:17
키친토크- 부엌이야기란 말씀이시죠?
제가 부엌이야기라면 할 말이 꽤 많습니다.
한 삼박 사일은 해야한는데, 오늘 그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사진은 냉장고에서 꺼낸 우리 김치(제가 지난 주에 막 담근 )
막 김치입니다.
배추 세 포기가 시장에 있는 슈퍼에서 2000원인가 하길래 얼른 사 와서 절였지요.
대충 숭숭 썰어서 절였습니다.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가서 무 한개도 납죽납죽 썰어 소금을 약간 쳐 놓습니다.
그리고 양념을 만듭니다.
엄청 간단합니다.

찹쌀 풀 조금 끓이고 - 소금 한 스푼 넣구요
설탕 쬐금 넣습니다.
식은 찹쌀풀에 고추가루 마늘 넣고
마침 잔파가 있길래 썰어 놓아요.

무에서 물 따르고.
배추 씻어 건지고

커다란 양푼에 넣고 쓱쓱
그리고 나면, 김치통에 넣지요.

뭔가 허전한가요?
네! 젓갈을 안 넣습니다.

남편은 젓갈든 김치를 안 먹는, 아니 못 먹는답니다ㅜ.ㅜ
누가 그러데요, 니집 김치는 사찰김치네 ㅋㅋ
물론 사찰 김치는 아니죠. 마늘은 듬뿍 넣으니까요^^

결혼전부터 젓갈든 김치는 못 먹는다고 했는데
결혼 십년, 결국 제가 졌습니다. 남편은 여전히 젓갈이 든 김치는 안 먹고, 아니 못 먹고
저는 시어머니가 김치 안 주시면 제가 담가 먹게되었습니다.
친정서 가져온 김치는 딸아이와 저만 먹지요.

김치 빛깔만 보면 젓갈이 들었나 안 들었나 안다는 남편이
김치찌게해 놓으면 하는 대사가
"이거 우리 김치가?"
이 대사 진짜 왕 짜증입니다.

신혼 때는 시어머니께서 김치... 뭐 이것 저것 주시더만
요새는 일년에 딱 한 번 김장때 한 통 얻어 먹는게 전부죠ㅜ.ㅜ
요즘 같은 김장철에 김장 부조 여기저기서 들어와도
남편 덕분에 김치는 또 담궈야지요.

친정에 가면 남편 젓가락 갈데가 없습니다.
김치는 당연하고, 친정엄마는 젓갈 든 김치 양념에 이것 저것 무쳐서 내 놓으시거든요 ㅋㅋ

아~ 김장철이 다가오는 군요.
텃밭에 배추 스무포기 쯤 되는데 아직 속이 덜 찼네요.
(여긴 부산이라 아직 좀 있어도 되거든요)

젓갈 넣은 김치 못 먹는, 아니 안 먹는 남편
어디 또 있나요?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꾸연꾸리
    '08.11.27 6:37 PM

    ㅎㅎㅎ 저희 시댁도 젓갈 안넣어요. 어머님 몸이 안 좋으신데 젓갈이 몸에 안좋다고 한의원에서 먹지 말랬다고...전 젓갈 많이든 김치 좋아하는데 시댁에서 김치를 왕창안겨주셔서 항상 고맙게 먹고는 있는데요, 가끔 젓갈든 김치가 그리워요.
    그런데 김장김치 겨울 지나고 먹을땐 젓갈안넣은게 더 맛있던데요.시원하고 깔끔하고.

  • 2. 이영희
    '08.11.27 6:41 PM

    ㅎㅎㅎ...
    제가 한동안 소금 김치 만들어 먹었어요.
    울 딸이 이상하게 젓갈 들어간 김치를 먹으면 입술이 안젤리나 졸리로 변하는 탓에...
    가렵다고 하고...
    그때 이런 저런걸로 육수를 진하게 내서 간은 소금으로 하고 담궜지요.
    지금도 그 김치가 시원하고 맛있다네요.

  • 3. 저우리
    '08.11.27 6:50 PM

    혹시 남편께서 입맛이 예민하지도 않으면서 젓갈이라면 무조건 맛도 안보고 싫다라고 하는건 아닙니까?ㅎㅎ
    예~우리집에 있는 남자가 그럽니다.
    무조건 생선,젓갈이라면 비린내 나는걸로 머리에 뿌리깊이 박혀서 무조건 고개를 내젓습니다.
    그래서
    저는 김치 할때 남편 모르게 하면서 절대로 젓갈은 안들어갔다고 합니다.
    물론 넣을 만큼 넣고요.ㅎㅎ
    그런데 이 남자가 넣어도 모릅디다.
    그런 입을 가지고 무신 비린내며 뭣이며 하면서 까탈을 떠는지 ㅎㅎ

    한번 그렇게 해보세요.
    액젓이나 새우젓 이런거 넣으면 보통 예민한 사람 아니면 잘 모르는거 같던데요.
    김치는 젓갈이 들어가줘야 맛있잖아요.
    한살림에다가 젓갈 떨어지지 않게 구입해서 뒷베란다에 숨겨놓고
    음식 할때 비상약 넣듯이 남편 모르게 넣습니다.ㅎㅎ

  • 4. 코로나
    '08.11.27 7:15 PM

    --"이거 우리 김치가?"
    --이 대사 진짜 왕 짜증입니다.
    ...
    ㅋㅋ 대박 웃깁니다.
    제 남편도 경상도입니다. 가끔 그런투로 말합니다. 진짜 왕짜증입니다.
    그럼 "그으래~ 느그 김치다!!" 이렇게 말하면?

  • 5. 후레쉬민트
    '08.11.27 7:37 PM

    저희 친정집 식구들은 젓갈 넣어서 겉절이 담으면 식탁에 앉지도 못할 정도 였어요
    그나마 김장할때는 새우젓 끓여서 체에 받쳐서 그물 식혀서 김치담다가
    요즘엔 그나마 좀 나아져서 숙성 오래시키는 김치는 젓갈 넣어도 먹긴하지만
    생김치로는 안먹죠 ㅡ.ㅡ
    근데 이것도 딱 새우젓만 !! 다른 젓갈은 꿈도 못구죠 냄새 땜에

  • 6. 상카라
    '08.11.27 10:17 PM - 삭제된댓글

    글 중에 사찰 김치...라는 말에 옛날 생각이 나서~ ㅎ
    어쩌다 사찰에서 김장할 때 한 번 곁다리로 거들어 본 적이 있었는데...
    오래 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양념만들 때 파인애플을 갈아서 넣어준 게 생각이 나네요.
    사찰이라 당연히 젓갈이나 마늘은 안 들어가고... 생강은 들어간 거 같네요.
    그런데 나중에 먹어보니 막 담았을 때도 너무 맛이 있더군요... 물론 주 재료인 배추도 좋았었지만~

    아마 파인애플이 들어가서 더 맛이 있었지 않았나 싶었던 게
    그걸 보고 언젠가 집에서 김장할 때 양념을 넣을 거 다 넣고 파인애플도 추가로 함 넣어봤는데
    그 해 김치가 여느 때 보다 훨씬 더 맛있게 되었더군요.
    그 후로는 김장할 형편이 안 되어서 여기저기서 사먹고 있는 데
    김장철이면 한번씩 가족들이 그 때 김치 이야기를 하네요...
    배추만 좋은 거 구한다면 예상 외로 젓갈이 안 들어가도 충분히 맛있게 할 방법이 있더군요...ㅎㅎ

  • 7. 비온뒤
    '08.11.28 12:21 AM

    우웃! 저요! 저요!
    급흥분해서 로긴해써요.
    또 있군요. 그런 남편이... ㅠㅠ
    저희 남편은 바다에서 난 건 김이랑 미역만 먹어요.
    전, 된장찌개도 멸치넣은 거 안먹는 남자랑 살아요.
    김장도 따로 해야 해요.
    어제 젓갈 안넣고 15포기 김장했어요.

  • 8. Blue
    '08.11.28 3:17 AM

    저 직장에 도시락 싸서 다닌적 있는데, 여직원 둘이 자긴 젓갈 냄새만 맡아도 토할것 같다고, 그래서 젓갈들어간 김치 못먹는다고 그러는거에요. 깔끔한 서울김치가 최고라고...
    엄마가 보낸 김치를 택배로 회사에서 받아서 한통 냉장고에 꺼내두고 나머지는 집으로 가져왔는데, 이친구들 왈. 김치 라면이랑 먹으니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고 매번 한통씩 여기(회사냉장고)에 갖다놓으면 안되냐고 하더군요.
    저희집김치 전라도 김치입니다. 각종 젓갈 팍팍 들어가요 ㅡ.ㅡ;;

  • 9. 나빌레라
    '08.11.28 10:12 AM

    와~ 젓갈 든 김치 안 드시는 분들이 있으시군요 ~ ㅎㅎ
    어쨋든 동지들이 계시다니 너무나 위안이 되는군요^^
    특히나 비온뒤 님 - 저희 남편은 바다에서 난 건 김이랑 미역만-
    큰 위안입니다 ㅋㅋ

    처음 결혼 했을 때는 시댁서 주시는 젓갈 안 든 김치가 시원하고 맛있더라구요.
    한 참 그 김치만 먹다가 친정 가서 젓갈김치를 먹으니
    진짜 젓갈 맛이 확~ 세게 나더라구요.
    근데 임신하니까 그 친정김치가 너무 먹고 싶고
    젓갈든 김치의 그 감칠 맛~ 아~
    전 이것 저것 다 먹긴 하지만, 그래도 젓갈 듬뿍 들고 해산물 듬뿍 든 김장 김치 맛은
    비교가 안 되죠.
    확실히 경상도는 주로 멸치젓을 쓰니까 향이나 맛이서울쪽 새우젓보다는 쎄죠.
    젓갈 안 넣을 때 다른 분들은 이것저것 육수도 진하게 내고 뭐 그러신다는데(파인애플 넣는 건 첨 알았어요)
    전 그냥 깔끔하게 소금간만 잘 하면 나름 괜찮은 거 같아요.
    그래서 꼭 소금 만큼은 신경써서 좋은 걸 골라 넣으려고 한답니다^^

  • 10. 나빌레라
    '08.11.28 10:19 AM

    앗! 그리고 저우리님, 울 남편 말이 바득바득 우기기를 자기는 젓갈 든 김치 묵으면 설*를 한답니다.
    배가 살살 아프면 "혹시 어제 김치찌게 젓갈 든 김치로 핸 거 아이가?" 이런답니다.
    자기는 절대로 몸이 안 받아 줘서 못 먹는거지 안 먹는게 아니라고 ㅋㅋ
    아주 가끔 젓갈 든 김치로 찌게 끓였는데 멀쩡하게 있는 날 물론 있어요 ㅎㅎ
    생김치는 확실히 알아보고,(약간 예민한 건 인정ㅋ) 그러니 제가 그냥 졌다 하고 산답니다^^

  • 11. Hoyoung
    '08.11.28 12:50 PM

    여기있슴다. 젓갈못먹는 남편을 둔 아줌마... 주변에서 다들 어이 없어 하지만 그래두 담아주면 잘 먹는지라.... 3개월마다 3포기 담습니다(저는 원래도 김치 많이 안먹는데 아까워서 거의 안먹습니다....)
    새우젓도 안먹어요. 전에 너무바빠 종$집김치 사왔는데 거기서 새우 눈알 점 떨어진거 발견한뒤 안 먹어서 결국 담궜네요.... 시댁가서도 입 10리 나와 앉아있어요.... 저희 집 김치 싸가지고 (본인 스스로)가서 어머니 화나신일도 있었어요.
    저희는 김치에 다른 야채, 버섯국물, 잣 같은 걸 넣어요 대신...
    오징어, 멸치(다시 포함)도 안먹용. 저희는....

    힘내세용....

  • 12. 나빌레라
    '08.11.28 2:31 PM

    네^^ 동지들을 만나니 정말 힘이 나네요ㅎㅎ
    아까워서 김치 안 드신다는 말씀 정말 동감!! 석달마다 세포기씩 담으신다니^^
    전 그래도 여기저기 신김치까지 얻어다 우리끼리 (딸이랑 저) 잘 먹습니다.
    울 남편 버섯도 안 먹습니다ㅜ.ㅜ 남편이 안 먹는 거 쭈 욱 다 쓰자면 정말 3박 4일 걸릴껄요.
    미국산 소고기이후로 소고기는 국적 불문하고 입에도 안 댄답니다 ㅎㅎ
    우리 같이 힘내요*^^*

  • 13. 둥근해
    '08.11.28 10:38 PM

    김치에 젓갈을 안넣으면,,,
    학교에서 먹던 김치맛이 나는건가요??
    전 학교에선 절대 김치를 안먹는 거의 유일한 학생이었는데...
    집에만 오면 김치만 먹고요,,ㅋ(마산 옆이라 젓갈없는 김치는 상상할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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