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Again 6.22

| 조회수 : 9,322 | 추천수 : 245
작성일 : 2008-11-27 04:32:01

냉장고에 들어가기 전에 샤워는 필수!
그 다음엔 마른 수건으로 뽀드득 소리 나게 닦아줍니다.
이건 저희 집의 통관절차입니다.
이런 사실을 아는 지인 몇몇은 저보고 까다롭다거나 피곤하게 산다고 하지요.
(이런 생각을 남편이 존중해주고 따라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하지만 성격 탓으로 돌리기에는 조금 억울해요...



종이로 된 우유팩.
파손이 되면 변질이 가장 빠른 우유...
우유팩이 파손되면 마트에서 어떻게 해결하는지 아시나요?
집에서처럼 손걸레로 싹싹 닦을 리 만무하고...
(그런 걸 바라는 건 애당초 무리)
주변에 있는 두툼한 박스를 뜯어 우유를 흡수 시킵니다. 물론 흔적이 남지 않게 싹싹.
하지만 끈적임을 없앨 순 없겠지요.
유제품 코너에서 물건을 고르면 가끔 끈적이는 느낌을 받기도 하잖아요.
제품 자체에서 흘러나왔을지도 모르고 누구가의 실수로 물건이 파손 되었을 수도 있고...
꼭 파손이 아니더라도
많은 유통과정을 거쳤을 테고,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동안 누군가의 손을 탔을 테죠.
  

외출 후에도 손을 씻는데,
먹는 것이 들고나는 공간이라면 말할 것도 없겠죠?
냉장고 청소, 잘 해봐야 일 년에 두어 번...
(서랍까지 분해하는 대대적인 청소)
그러니 깨끗하게 씻을 수 밖에요.
물건에 붙어 있던 오염원이 냉장고를 더럽힐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그리 됩디다...
(먼지나 각종 세균이 부유할 수도 있으니까요)


우유와 장조림...
어울리지 않는 둘이지만 냉장고라는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죠.
장조림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싶으시다구요?
염도를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우유팩을 깨끗이 세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여염집의 통관절차도 이리 까다로운데 일국의 통관절차가 어찌 그리 허술한지요...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판매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30개월 미만의 안전한 소고기라구요...
고양이에게 얻어 온 생선 정보를 어떻게 믿을까요?
남의 일이라구요?
안 먹으면 그만이라구요?
우리는 우유와 장조림보다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습니다.







혹시 기념이 될까 해서 남겨두었던 풍선과 리본.
오늘 다시 꺼내 보았어요.
미국산 소고기를 반대하며 불매운동을 벌이다가 조선일보에게 공(갈)문을 받았더랬죠.
조선일보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게 6월 22일...
그 때 저는 임신 8개월이었어요.
시위를 주관하던 ‘조용한 녀자’님은 임신 4개월이었는데...
지금은 만삭이겠네요.
사람들은 배후가 누구냐고 캐물었지만,
그랬어요...
우리는 아이를 가진 엄마들이었습니다.
배후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넘치는 모정이라고 답하렵니다.








6월 22일,
그 때처럼 나서야 하려나 봅니다.
또 다시 쓰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우리는 조용히 살고 싶어요.
대학 때도 안 해 본 데모를 임산부가 되어서 하다니요...



서민들의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해 판매를 한다구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안전한 먹거리지 ‘싼’ 먹거리가 아닙니다.
싼 거 찾다가 어떻게 됐습니까?
원가 절감하려고 뼛가루 쓰다가 광우병 발생된 것 아닙니까?
자연의 섭리도 거스르는 참으로 무서운 원, 가, 절, 감 입니다.
누가 원 없이 먹고 싶댔나요...?
우리는 적게 먹더라도 가늘고... 길게... 살고 싶습니다.
또 미치지 않고 깨끗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인간 광우병으로 숨진 앤드류의 어머니 이야기가 방영된 적이 있지요. (mbc 스페셜)
그의 어머니는 지금도 광우병의 위험과 원인, 책임 등에 대해 규명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지요.
운동의 저면에는 죄책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을 것입니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아이를 살릴 것이라 믿었던 음식이 독약이었다는 사실...
그 끔찍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했을까요?
저는 나중에 후회하기 싫습니다.
그건 가정해 보기도 싫은 끔찍한 후회입니다.
막연히 불안해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나서 별나고 깐깐한 엄마라고 욕 먹는 쪽을 택하렵니다.
혹시 또 배후가 누구냐고 물으실까봐~
저는 젖먹이 엄마입니다.
나은 미래를 물려주고자 애쓰는 예비 학부모이기도 하구요.





82쿡 회원님들!
회원님들이 손바닥처럼 꿰고 있는 마트...
모이기도 얼마나 쉬운지요.

발길을 끊으면 돈이 절로 쌓인다니
돈 좀 모아볼까요?

사람을 모을까요, 돈을 모을까요?










p.s: 연예계에는 불사조가 산다는데
정치계에는 불사신이 살고 있네요.
bbk 논란에도 당선...
허수아비 부시의 푸들이자 주식 세일즈를 겸하고 있는 이모씨.
IMF 2관왕을 노리는 강모씨.
학원 비리에 사교육 부추기는 공모씨.
이 놈의 정부,
애 낳을 쯤에는 괜찮을까 싶었는데 산후조리 중에도 교육감 선거를 하게 만들더군요.
결과는 아다시피 뜨악...!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망드
    '08.11.27 7:58 AM

    임신까지 하셔서 애 많이 쓰셨네요~~ 아기는 이쁘고 건강하겠죠?^^ 불사신들은 우리가 잠깐 틈을 주면 그사이로 꼭 무슨일을 내내요...ㅠㅠ 마트 정말 꼭 막아야하는데, 크게 이슈화될 수 있을지...우리 힘내요~!!^^

  • 2. spoon
    '08.11.27 8:13 AM

    힘 내세요! (아니 힘 냅시다!)
    오늘 11시 서울역 롯데 마트 앞으로 갑니다
    어쩌면 발상의 전환님 조선일보 기자회견때 뵈었을 수도 있었겠군요..^^

  • 3. 웃음조각^^
    '08.11.27 10:16 AM

    암~요~!!!
    절대로 질 수 없죠~!!!

    같이 힘내자구요. 누구보다 소중한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파수꾼이 우리 아닙니까~^^

  • 4. 앤드
    '08.11.27 10:29 AM

    울컥..해서 댓글달아요.
    아침부터 저희 사무실 남자직원들-20대부터 50대까지- 다들 오늘 소고기 사러 마트가야겟답니다.
    맛도 있다고 침튀기면서 말씀해주십니다.

    저 임신 막달인데..처음 그소리 듣고 어떻게 그런 생각하세요?라고 임신초기에 그랫엇는데..
    지금은 그냥 못들은척 해요.
    도저히 어떻게 회개(?)가 안되는 사람들이라.. 답이 안나와요.ㅜ.ㅜ

    저희 남자직원중에 유치원생 자녀가 있는 분 있는데.. 그 유치원생도 쇠고기 먹으면 병나요~ 라고 배워온다는데..
    애보다 못한 어른이 너무 많아요.ㅡㅡ;;;;

  • 5. 둥근해
    '08.11.27 10:55 AM

    촛불의 배후는 모정.!!!!
    뉴스에 임산부분들이 시위하시는거보고
    제몸도 가누시기 힘들텐데 이렇게 힘든일 하시는거 보고
    디게 존경했었는데...
    시위후에 협박전화도 왔더랬죠...
    안습민국

  • 6. SilverFoot
    '08.11.27 10:59 AM

    어쩌면 글을 이리도 논리정연하게 잘 정리해서 쓰셨을까요.
    정말이지 구구절절 가슴에서 우러난, 가슴이 저린 말들입니다.
    도무지 믿을래야 믿을게 없는 이 나라, 이 지경을 어떡하나요.

  • 7. 귀여운엘비스
    '08.11.27 11:51 AM

    미국소파는마트들
    정말 깜짝놀랐어요.
    저희집앞에 롯데마트 이마트 다 있어요.
    발 딱 끊을껍니다.
    우리나라
    참 이상하게 흘러가는걸 보고있자니
    속에서 천불나게 생겼습니다.

  • 8. 쿵쿵
    '08.11.27 2:30 PM

    그래서인가 코스트코양재점 오늘 들렸는데 코스트코 입장만 완전 주말이였어요. 버글버글.

    이마트는 쌩쌩.

    참 국산고기를 드시려면 하나로 가서 사세요. 하나로는 비싸두 수입은 없어요. 그래서 바나나가 없다는...ㅎㅎ

  • 9. 평범한 행복
    '08.11.27 4:27 PM

    미국산소고기에 대한 생각도 그렇고 늘 쓰시는 글보고 저랑 가치관이 비슷하시다고 생각했었는데, 우유랑 그런것들 사오면 씻어서 냉장고에 집어넣는 부분까지 똑같다니...넘 반가워서 댓글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울 남편은 저보고 유난스럽대요...--;
    그나저나 가정에선 어떻게 되는데 울 남편 회사밥에 미국산 소고기 사용할까봐 걱정입니다. 에휴...왜 이런 걱정을 하고 살아야하는지..

  • 10. 오이장아찌
    '08.11.27 6:22 PM

    인터넷 기사를 통해 본 마트 풍경엔 머리카락 희끗희끗하신 분들이 기웃거리시네요. 에효~
    이젠 대형마트 발걸음 끊을랍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후로 외식은 거의 자제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쭈욱 가정요리에 취미 붙여야겠습니다.

  • 11. 복동이엄마
    '08.11.27 6:27 PM

    6월..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바로 참여했던 시위가 있던 달이네요... 저는 6월에 임신 5개월쯤 됐을 때였는데... 부른 배는 아니었지만 시위 참여하면서 참 무서웠더랍니다.. 혹시나 어떻게 될까봐서요..
    집안 식구들이 다 못 나가게 말렸는데 몰래 나갔더랬지요. 서점간다고 거짓말 하고..
    아기가 태어나고 나니 소고기 마저도 못 먹겠어요. 산후조리차 한약을 먹고 있어서 돼지고기 닭고기도 못 먹는데..이젠 소고기도 못 먹겠네요.. 한우라 한들 믿을 수 있을까요... ㅠ_ㅠ

    그저 우리 아기들이 커서 유치원엘 가고, 학교에 갈 때 즈음에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 12. Bellissima
    '08.11.27 8:23 PM

    저 어젯밤에 그놈의 소고기때문에 친정엄마랑 전화통 붙들고 대판싸웠어요..ㅠㅠ
    가정파탄의 주 원인입니다 요즘..흑

  • 13. 해피행성
    '08.11.27 11:31 PM

    대단하시네요~옆에서 3살난 딸내미가 요구르트가 목욕 한다네요~ㅎ
    근데 전 그렇게까진 못하지 싶어요..ㅎㅎ 이 게으름을 어찌하오리까..
    요즘 저도 돈 좀 모으고 있어요~ 마트 발길을 끊으니 돈이 모이더라구요^^
    참..답답한 현실이지만 그래두 님같은 분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더 많아져야죠..두눈 똑바로 뜨고 정신차리고 살아야겠어요~
    요구르트 목욕하는 사진보고 요구르트 먹고싶다~라고 말하는
    사랑하는 우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 14. 나미
    '08.11.28 12:36 AM

    우리 계속 힘냅시다...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보니 뭉클하네요.. 지금도 딱히 어디다라고 말하진
    않아도 촛불을 꺼트리기 싫어서 토요일마다 촛불들고 나갑니다.
    금쪽같은 아이들을위해 엄마들이 지치면 안되겠죠 ^^*

  • 15. 천칭자리
    '08.11.28 2:22 AM

    전지구상에서 유래없는 나라가 이 나라잖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말 답답한 마음입니다.

  • 16. 쪼아~
    '08.11.28 9:27 AM

    아... 정말 눈물나는 아침입니다.

  • 17. 반딧불이
    '08.11.28 11:27 PM

    공감백배!
    사람들이 망각의 강에 다다를 즈음해서 다시한번 경각심을 일깨워 주시네요.

  • 18. 파란토끼
    '08.11.29 12:51 PM

    조선의 그 공갈문으로 인해 지금 저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된 82cook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때 82cook 정말 대단했어요. 물론 지금도 대단하고요^^
    멀리있다는 이유로 한 번도 집회도 못 가보고,
    그냥 마음만으로 바라네요.
    항상 빚 진 마음으로 삽니다. 어려운 일 나서서 해주시는 분들께요.
    몸과 마음 건강하실 수 있길 빌께요.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8252 말로만듣던 총각김치 담았네요 11 히야신스 2008.11.27 6,341 17
28251 가지요리 2 서걍 2008.11.27 4,569 11
28250 한우가 막 뛰네요^^ 9 이 맛이야! 2008.11.27 5,941 32
28249 오늘 떡뽁이 대박입니다. 11 샐리 2008.11.27 13,007 70
28248 이거 우리 김치 맞나? 13 나빌레라 2008.11.27 7,964 50
28247 킹!왕!짱! 초보를 위한 미소된장국 끓이기 - 사랑화님 보세여~.. 10 고소미 2008.11.27 8,042 55
28246 길거리표 떡볶이 맛과 모양 재현 비법(?) 29 만년초보1 2008.11.27 22,698 120
28245 어리버리 새색시의 밥상일기① 30 사랑화 2008.11.27 13,761 82
28244 홍시쥬스와 대봉감 곶감과 감말랭이에 빠져빠져있습니다~~ 11 이감자 2008.11.27 8,933 76
28243 요즘 제가요, 이렇게 살았어요. 30 우노리 2008.11.27 18,526 109
28242 럭셔리하게도 무려 흑돼지삼겹살을 구워먹음. ^^;; - >.. 14 부관훼리 2008.11.27 8,657 80
28241 Again 6.22 18 발상의 전환 2008.11.27 9,322 245
28240 아가씨가 미더덕을 알아?-----ㅍㅎ 49 해송 2008.11.27 6,059 24
28239 테이크아웃.. 5 아들둘 2008.11.26 6,232 47
28238 저도 점심 - 김치칼국수 6 나빌레라 2008.11.26 8,047 53
28237 오랜만이라 쑥스럽지만..또 주저리 주저리...^^ 140 내맘대로 뚝딱~ 2008.11.26 33,089 306
28236 계란말이가 이쁜 점심 도시락. 11 만년초보1 2008.11.26 15,636 88
28235 이집엔 어느 나라 사람이 살까요??? 19 다마네기 2008.11.26 11,215 37
28234 흐린날엔 호떡 만들어 먹는날~ 9 동현이네 농산물 2008.11.26 6,847 83
28233 고구마 구이에 대해 9 김명진 2008.11.26 7,578 97
28232 이게....다 엄마탓이야!! 48 좌충우돌 맘 2008.11.26 19,329 141
28231 산초 장아찌 14 금순이 2008.11.26 9,020 26
28230 소세지 몽달~ 컵케익 13 Joanne 2008.11.25 7,024 128
28229 잡곡빵 잘 만드는 팁? 17 빈틈씨 2008.11.25 5,564 71
28228 메이플 시럽 남은 게 많을 때 11 nobody342 2008.11.25 5,963 45
28227 하야시라이스? 그리고 무한응용가능한 야채볶음 9 j-mom 2008.11.25 7,015 77
28226 터키 케이크 8 이윤경 2008.11.25 5,585 32
28225 이것도 빵은 빵이랍니다ㅜ.ㅜ 16 나빌레라 2008.11.25 7,308 37